1

1 [다니엘과 세 친구들] 유다 왕 여호야김이 유다를 다스린 지 3년쯤 되던 해에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으로 쳐들어와 예루살렘을 에워쌌다.

2 여호와께서는 그에게 유다 왕 여호야김을 바벨론으로 끌어 가고 하나님의 전에 있던 성전 기구 일부를 가져가게 하셨다. 느부갓네살은 포로들을 바벨론으로 끌고 갔으며 가져간 성전 기구를 시날 땅에 있는 자기 신전의 창고에 보관하였다.

3 느부갓네살왕은 시종장인 아스부나스에게 명하여 끌고 온 이스라엘 사람 가운데에서 왕족과 귀족 자제를 몇 명 뽑게 하였다.

4 곧 몸이 건강하고 잘생겼을 뿐 아니라 교육을 많이 받아 사리에 밝으며 학문을 연구하는 데에도 손색이 없고 어떤 일이든 처리하는데 능숙한 젊은이들을 뽑게 하였다. 그런 젊은이들을 특별히 교육시켜 왕궁에서 일을 보게 하려는 심산이었다. 그래서 아스부나스는 그들에게 갈대아어 곧 바벨론 말과 글을 가르치게 되었다.

5 왕은 또 명을 내려 그 젊은이들이 날마다 왕실에서 먹는 음식과 포도주를 똑같이 먹게 하였다. 이렇게 3년 동안 교육한 뒤에 왕을 모시게 하려는 것이었다.

6 이렇게 뽑힌 젊은이들 가운데에는 다니엘과 하나냐와 미사엘과 아사랴가 있었다. 이들은 모두 유다 지파 젊은이들이었다.

7 시종장 아스부나스는 이들의 이름을 모두 바벨론식으로 고쳐 다니엘은 벨드사살, 하나냐는 사드락, 미사엘은 메삭, 아사랴는 아벳느고라고 하였다.

8 [증명된 다니엘의 믿음] 다니엘은 왕궁에서 주는 음식과 포도주를 먹어 자기 몸을 더럽히지 않으리라 굳게 마음먹고 시종장에게 왕궁 음식과 술을 먹지 않도록 해달라고 부탁하였다.

9 하나님은 시종장에게 다니엘을 아끼고 사랑할 마음을 주셨다.

10 그래서 시종장은 다니엘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어쩔 줄 몰라 하며 다니엘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그래, 네 마음은 이해하지만 임금님께서 어떻게 하실지 모르겠다. 임금님께서 왕실 관례대로 너희들도 똑같이 왕실 음식을 먹고 마시라고 지정하셨기 때문이야. 너희가 만일 다른 젊은이와 똑같지 않고 얼굴이 빠져 있으면 어떡하란 말이냐? 만일 그렇기라도 한다면 임금님께서 나를 처형하실지도 모를 일 아니냐?'

11 그러자 다니엘은 시종장이 자기와 세 친구인 하나냐와 미사엘과 아사랴를 맡아 보살피라고 명령한 감독관을 찾아가 이렇게 말하였다.

12 저희들에게 열흘 동안만 채식을 하게 허락해 주십시오. 물론 물도 마시게 해주시고요.

13 그런 다음 우리 얼굴을 왕실 음식을 먹은 다른 젊은이들과 비교해 보시고 그 다음에 감독관님 마음대로 처분하시지요.'

14 감독관은 이 네 젊은이의 말대로 열흘 동안 두고 보기로 하였다.

15 열흘이 지났다. 다니엘과 세 친구는 열흘 동안 채식만 하였는데 계속해서 왕실 음식을 먹었던 다른 젊은이들보다도 더 얼굴에 윤기가 흘렀다. 더 건강하게 보인 것이다.

16 그래서 그때부터 그들을 맡아 보살피던 감독관은 다니엘과 세 친구에게 왕실 음식 대신 채식만을 하도록 허락하였다.

17 하나님께서는 이 네 젊은이들에게 남다른 지혜와 지식을 주셨다. 그들은 모든 학문 분야를 습득해 나가는 과정에서 특출한 재주를 보여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뿐만 아니라 특히 다니엘은 환상이나 꿈을 해석해 내는 능력도 지니게 되었다.

18 왕이 교육시키라고 한 3년이 지나자 시종장은 젊은이들을 느부갓네살왕 앞으로 데리고 갔다.

19 왕은 이 젊은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다니엘과 하나냐와 미사엘과 아사랴와 같은 우수한 젊은이들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왕은 이들이 다른 젊은이들보다 더 슬기롭고 학문이 뛰어났기 때문에 그들에게 왕실에서 일을 보게 하였다.

20 느부갓네살왕이 이 네 젊은이에게 이런저런 분야를 물어 보아도 그들은 나라 안에 있는 그 어떤 점쟁이나 마술사보다도 열 배나 더 지혜롭게 대답하였다. 그래서 그들에게 왕실에서 일을 보게 한 것이다.

21 다니엘은 바사 왕인 고레스가 바벨론을 점령할 때까지 바벨론 왕실에서 일을 하였다.

2

1 느부갓네살왕이 바벨론을 다스린 지 2년째 되던 해 어느 날 밤에 꿈을 꾸고 마음이 매우 심란하여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2 그래서 느부갓네살왕은 자기가 꾼 꿈을 해몽하라고 점쟁이와 마술사와 요술쟁이와 점성가를 불러들였다. 그들이 왕 앞에 나아오자

3 왕은 그들에게 말하였다. `내가 엊저녁에 꿈을 꾸었는데 도무지 마음이 심란하여 견딜 수가 없구나. 그 꿈이 무엇을 뜻하는지 말해 다오'

4 ㄱ) 그러자 점성가들이 아람 말로 아뢰었다. `임금님, 만수무강하소서. 소인들에게 임금님께서 꾸신 꿈을 말해 주시면 소인들이 해몽해 드리겠습니다' (ㄱ. 히브리어 성서에는 2:4 하반절부터 7장 끝까지 아람어로 기록되어 있다)

5 왕이 점성가들에게 말하였다. `그렇게 할 수는 없다. 너희들이 내게 그 꿈까지 말해 주어야 한다. 물론 해몽까지도 말이다. 만일 내가 꾼 꿈을 알아내어 해몽하지 못하면 너희의 사지를 찢어 버리고 또한 너희 집까지도 모조리 거름더미로 만들어 버리겠다.

6 그러나 너희가 내가 꾼 꿈을 알아내어 해몽까지 해준다면 내가 푸짐환 상을 내리겠다. 또한 많은 상금도 주고 큰 영광도 누리게 하겠다. 자, 그러니 이제 내가 꾼 꿈을 말해 보아라. 그리고 해몽도 해보아라.'

7 그들이 다시 왕에게 아뢰었다. `임금님, 아룁니다. 임금님께서 꾸신 꿈을 말씀해 주소서. 그리하면 소인들이 임금님께서 꾸신 꿈을 해몽해 드리겠습니다'

8 그러자 왕이 입을 떼었다. `내가 분명히 말하지만 내가 꾼 꿈을 너희가 내게 말해 주어야 한다. 이제 보니 너희가 시간을 벌려고 이러고 있구나. 내가 꾼 꿈뿐만 아니라 해몽까지 하라고 내가 너희에게 이르지 않았느냐? 내가 생각을 바꾸기 바라고 있는 것이 아니냐?

9 내가 꾼 꿈을 말해 주어야만 너희가 내 꿈을 해몽할 수 있다는 것을 내가 알 것 아니겠느냐? 만일 내가 꾼 꿈을 알아내지 못할 때에는 너희를 가차없이 처형해 버리겠다. 시간이 지나면 상황이 바뀔 것이라는 생각으로 거짓말을 하거나 엉뚱한 말을 할 생각은 아예 하지도 말아라.'

10 점성가들이 왕에게 대답하였다. `임금님, 이 세상에서 임금님께서 지금 아시고 싶어하는 것을 말씀드릴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 세상에서 그 어떤 힘을 지니고 있는 임금님이나 그 위세가 가장 뛰어난 임금님이라 할지라도 그를 호위하고 있는 점쟁이나 마술사나 점성가에게 임금님께서 지금 알고 싶어하시는 것과 똑같은 질문을 한 적은 없는 줄로 압니다.

11 임금님께서 지금 알고 싶어하시는 것은 신들이 아니면 그 누구도 임금님께 말씀드리지 못할 줄로 압니다. 곧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인간은 그 누구도 대답해 드리지 못할 줄로 압니다.'

12 그러자 왕은 분통이 터져 화를 벌컥 내며 바벨론 안에 있는 모든 현인들을 처형하라고 명령하였다.

13 현인들을 모조리 죽이라는 명이 내려지자 다니엘과 그의 세 친구들도 이제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14 [꿈의 뜻을 보이시는 하나님] 왕실 시위대장 아리옥이 왕의 명령대로 바벨론의 현인들을 잡아 처형하려고 나갈 때 다니엘이 그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슬쩍 물어 보았다.

15 `시위대장님, 임금님께서 무엇때문에 그렇게 준엄한 명령을 내리셨습니까?' 시위대장이 그 자초지종을 일러주자

16 다니엘은 즉시 왕 앞으로 나아가 `임금님, 말미를 주시면 임금님께서 꾸신 그 꿈을 알아내고 또한 해몽까지 해드리겠습니다.' 하고 간청하였다.

17 다니엘은 집으로 돌아와 세 친구인 하나냐와 미사엘과 아사랴에게 일이 이렇게 되었다고 말하였다.

18 그리고, 그 친구들에게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 어여삐 보아 달라고, 기도드리며 하나님께서 그 꿈과 해몽까지 알려 주셔서 자기들이 다른 현인들과 함께 처형당하지 않도록 간청하자고 일렀다.

19 그날 밤 다니엘이 기도하는 데 하나님께서 환상을 보여주시면서 왕이 꾼 꿈의 비밀을 알려 주셨다. 그래서 다니엘은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 찬양을 올렸다.

20 `영원무궁토록 하나님을 찬양할지어다. 하나님은 참으로 지혜로우시다. 참으로 능력이 많으시다.

21 주께서는 때와 시대를 마음대로 움직이시는 분, 왕을 세우기도 하시고 폐하기도 하시는 분, 지혜와 깨달음 주시는 분도 하나님이셔라.

22 깊이깊이 숨겨진 일도 밝혀 내시는 분, 어둠 속에 있는 것이라도 다 아시는 분, 환한 빛으로 주위를 비추시는 분,

23 내 조상들이 섬기던 하나님! 나 주님을 드높입니다. 나 주께 찬양을 드립니다. 주께서 내게 지혜를 주셨습니다. 주께서 내게 능력을 주셨습니다. 우리가 드린 기도를 들어주셨습니다. 왕이 꾼 꿈을 알려 주셨습니다. 우리에게 그 꿈을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24 [꿈을 해몽하는 다니엘] 다니엘은 아리옥에게로 갔다. 이 사람은 전에 바벨론의 현인들을 모두 처형하라는 왕의 명령을 받은 사람이었다. 다니엘이 그에게 말하였다. `부탁입니다. 바벨론 현인들을 처형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나를 임금님 앞으로 데려다 주시지요. 내가 임금님이 꾸신 꿈을 해몽해 드리겠습니다.'

25 그러자 아리옥은 다니엘을 데리고 급히 왕에게 나아갔다. `임금님, 임금님의 꿈을 알아내고 해몽까지 할 사람을 찾아냈습니다. 유다인 포로라고 합니다.'

26 바벨론식 이름으로는 벨드사살이라고도 하는 다니엘에게 왕이 말하였다. `그래, 네가 내가 꾼 꿈을 말하고 해몽도 하겠단 말이냐?'

27 다니엘이 대답하였다. `임금님, 임금님께서 알고 싶어하시는 것은 그 누구도 임금님께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그 어떤 마술사나 점쟁이나 요술쟁이나 점성가라도 말씀드릴 수 없을 것입니다. 너무도 비밀스런 일이기 때문이지요.

28 이렇게 비밀스런 일을 알려 주실 수 있는 분은 오직 하늘에 계신 하나님뿐이십니다. 그렇습니다. 그분께서 느부갓네살 임금님께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를 보여주신 것입니다. 그러면 임금님께서 꾸신 꿈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또한 임금님께서 보신 그 신비한 환상이 무엇을 뜻하는지도 다 말씀드리겠습니다.

29 임금님, 임금님께서 자리에 누워 이 나라가 어떻게 되어 갈까를 걱정하고 계실 때 아무리 비밀스런 일이라 할지라도 드러내 보이시는 하나님께서 앞으로 일어날 일을 임금님께 보여주셨습니다.

30 그리고 하나님께서 임금님이 꾸신 그 꿈과 신비한 환상이 무엇을 뜻하는지 소인에게 알려 주신 것은 소인이 다른 사람보다 더 특출한 재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오직 임금님께 그 꿈의 뜻을 알려서 임금님께서 계속 고민하고 계시던 것을 깨닫도록 하는 것이 그분의 뜻입니다.

31 임금님, 임금님께서는 이러한 환상을 보셨습니다. 엄청나게 큰 사람 모양을 한 신상이 임금님 앞에 우뚝 서 있었지요. 그 신상은 너무도 클 뿐만 아니라 번쩍번쩍 빛나고 있었고 보기에도 무시무시할 정도였지요.

32 그 신상의 머리는 순금으로 만들어져 있었고, 또 가슴과 두 팔은 은으로, 배와 엉덩이는 놋쇠로,

33 다리는 쇠로 그리고 정강이의 한부분은 쇠로 만들어져 있었고, 한부분은 흙으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34 이렇게 생긴 신상을 임금님께서 보고 계시는데 갑자기 큼직한 돌 하나가 날아와서는 쇠와 흙으로 되어 있는 정강이를 내리쳤지요. 물론 그 돌을 집어 던진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그 돌이 날아와 정강이를 내리친 것이지요. 그렇게 그 신상을 부숴 버렸습니다.

35 그러자 순금으로 된 부분, 은으로 된 부분, 놋쇠로 된 부분, 쇠로 된 부분, 흙으로 된 부분이 모두 다 와르르 무너져 버렸습니다. 곡식 거두어들이는 여름 타작마당에서 흩날리는 겨처럼 까불러졌다고나 할까요. 그렇게 바람에 흩날려 그 모든 것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런데 신상을 내리쳤던 그 돌은 점점 커지더니 곧이어 크나큰 산을 이루었고 급기야는 온 세상 모두 다 덮어 버렸습니다.

36 임금님께서 꾸신 꿈을 말씀드렸는데, 이제는 이 꿈을 해몽해 드리겠습니다.

37 임금님, 임금님께서는 여러 나라를 다스리는 왕들을 모두 관할하시는 임금님이시지요. 그리고 하늘에 계시는 하나님께서는 임금님께 권세와 힘을 주시고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게 하셨지요.

38 뿐만 아니라 온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 들짐승, 날짐승 또한 어디에 있든지 모든 것을 임금님께서 다스리게 하셨습니다. 어느 하나 임금님의 손에서 벗어나는 것이 있을는지요. 순금으로 만들어진 그 신상의 머리는 바로 임금님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이는 임금님께서 다스리시는 이 제국이 그 순금 머리처럼 막강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39 임금님께서 지금 다스리고 계시는 이 제국 다음으로 또 다른 제국이 등장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제국은 임금님께서 다스리시던 이 제국만큼 그렇게 막강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바로 은으로 만든 가슴과 두 팔이 그것을 상징합니다. 은은 아무래도 순금보다는 값어치가 떨어지는 것이니까요. 그 두번째 제국 다음에는 놋쇠로 만든 제국이 등장할 것입니다. 이 제국 역시 온 천하를 장악하게 될 것이지만 두번째 제국보다 그 힘이 세지 못하지요.

40 그 다음 네번째로 등장할 제국은 쇠처럼 강력할 것입니다. 꿈에서도 보셨다시피 쇠는 그 무엇이라도 부숴뜨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쇠가 그렇듯이 네번째 제국은 제국이란 제국을 모조리 쓰러뜨릴 것입니다.

41 그런데 임금님께서 꿈에서 보셨다시피 그 쇠는 흙과 섞여 있었습니다. 정강이와 발가락 부분부분에 흙과 쇠가 섞여 있지 않았습니까? 이것은 바로 그 제국이 분열된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지요. 그 네번째 제국이 단단한 쇠처럼 막강하기는 하겠지만 흙이 섞여 있기 때문에 둘로 갈라질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42 정강이와 발가락에 부분적으로 쇠와 흙이 섞여 있다는 것은 그 제국이 어느 때는 강하다가 어느 때는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할 때도 있을 것이라는 뜻이지요.

43 또 임금님께서 꿈에서 보신 바와 같이 쇠와 흙이 섞여 있는 것은 그 제국의 왕족 가문이 다른 가문과 통혼하여 서로 잘 융합해 보려는 시도를 뜻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흙과 쇠가 서로 잘 융합되는 것을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그러니 이것은 그러한 시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상징하지요.

44 이렇게 제국들이 바뀌어 가고 있을 때에도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서는 한 나라를 든든히 세우실 터인데 이 나라는 영원히 멸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나라는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그 나라는 천하에 있는 나라들을 모두 쓰러뜨릴 뿐 아니라 든든히 이어져 내려갈 것입니다.

45 임금님께서 꿈에서도 보셨다시피 사람이 손 하나 대지 않았는데 돌 하나가 갑자기 날아와 쇠와 놋쇠와 흙과 은과 순금으로 만들어진 그 거대한 신상을 쓰러뜨리지 않았습니까? 이것은 위대하신 하나님께서 임금님께 앞으로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를 보여주신 것입니다. 임금님께서 꾸신 꿈은 소인이 말씀드린 그대로이고 또한 해몽해 드린 것도 진실됩니다.'

46 [상받는 다니엘] 이 말을 다 들은 느부갓네살은 땅바닥에 엎드려 다니엘에게 절을 하고 제사를 올릴 제물과 분향제물을 다니엘에게 갖다 주라고 신하들에게 명하였다.

47 그러고는 다니엘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그대들이 섬기는 하나님이야말로 모든 신들 가운데서도 뛰어나신 신이요 또한 모든 왕들을 당신 뜻대로 다스리시는 분이구나. 그러하시기에 그 비밀스런 일을 밝히 드러내시지 않는가! 그대가 이 비밀스런 일을 밝히 드러낼 수 있는 것도 바로 그대가 섬기는 하나님 때문이 아니겠는가!'

48 그런 뒤 왕은 다니엘을 높은 벼슬 자리에 앉히고 여러 가지 선물을 주었다. 곧 다니엘을 바벨론의 각 지방 책임자로 책봉하였을 뿐만 아니라 바벨론의 현인들을 관할하는 자리에 앉힌 것이다.

49 다니엘은 왕에게 요청하여 그의 세 친구인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를 바벨론 지방 관리로 일하게 하였고 자신은 왕실에 남아서 일을 보았다.

3

1 [금신상 숭배 명령] 느부갓네살왕은 금신상을 만들어 바벨론 지방에 있는 두라라고 하는 들녘에 세웠다. 그 신상의 높이는 27미터이고 그 너비는 2.7미터나 되었다.

2 그러고서 그는 나라 안에 있는 모든 관리들에게 모이라고 명하였다. 총독, 대신, 지방장관, 재무관, 재판관, 치안 판사 등 각 지방의 관리들에게 명령을 내려 그 신상 제막식에 참석하라고 한 것이다.

3 그래서 총독, 대신, 지방장관, 재무관, 재판관, 치안 판사 등 각 지방 관리들뿐만 아니라 온 나라 관리들이 모두 모여 금신상 제막식에 참석하였다.

4 그때 의전관이 큰소리로 외쳤다. `온 나라 백성들은 들으시오. 인종이 다르고 말이 다르더라도 모두 내 말을 들으시오. 어명이오.

5 나팔, 피리, 수금, 삼현금, 양금, 생황 등 갖가지 풍악이 울리거든 모두 땅에 엎드려 느부갓네살 임금님께서 세우신 금신상에 절을 하시오.

6 그 누구든 엎드려 절을 하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즉시 끌고 가 활활 타오르는 불가마에 집어 던질 것이오'

7 인종과 쓰는 말이 다른 온 나라 백성들은 나팔과 피리와 수금과 삼현금과 앙금과 생황 등 갖가지 악기들이 한데 어울려 풍악을 울리자 땅에 엎드려 느부갓네살왕이 세운 금신상 앞에 절을 하였다.

8 [고발당한 다니엘의 세 친구] 바벨론 사람 몇몇이 바로 이때에 유다인들을 고발할 기회를 포착하였다.

9 그들은 느부갓네살왕을 찾아가 이렇게 고발하였다. `임금님! 만수무강하소서.

10 임금님께서는 신상 제막식 때 풍악이 울리자마자 모두 엎드려 신상 앞에 절하라는 명을 내리지 않으셨습니까?

11 또한 그 명을 거역하는 자는 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활활 타오르는 불가마에 집어 던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12 그런데 바벨론 지방관리들인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는 임금님의 명을 어겼습니다. 이들은 모두 유다인들인데 임금님이 섬기는 신에게 예배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임금님께서 세우신 신상에 엎드려 절하지도 않았습니다'

13 그 말을 듣고 느부갓네살왕은 화를 내면서 당장 그 세 사람을 잡아들이라고 명령하였다.

14 그들이 왕 앞에 나아오자 왕이 이렇게 말하였다. `그래, 너희가 사드락, 메삭, 아벳느고란 말이냐? 너희가 네가 섬기는 신께 예배드리지 않고 내가 세운 금신상에게 절하지도 않았다는 말이 사실이냐?

15 지금이라도 나팔과 피리와 수금, 삼현금 또 양금과 생황 등 갖가지 악기들이 풍악을 울리거든 꿇어 엎드려 금신상 앞에 절을 하여라. 만약 너희가 내 말을 듣지 않는다면 당장 너희를 활활 타오르는 불가마에 집어 던질 것이다. 어쩔 테냐? 그래, 너희는 너희를 구해 줄 다른 신이라도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이냐?'

16 그러자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가 대답하였다. `임금님께서 저희들에게 내리신 그 조건에 아무런 대답도 할 마음이 없습니다.

17 임금님께서 우리를 불가마에 내던지신다 할지라도 우리는 그 금신상에게 절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하실 마음만 있다면 임금님께서 우리를 활활 타오르는 불가마에 집어 던진다 하실지라도 우리를 거기서 건져 주실 것입니다.

18 설령 그분이 우리를 건져 주시지 않으신다 하더라도 우리는 절대로 임금님이 섬기는 신을 섬길 수 없습니다. 또한 임금님이 세우신 금신상에 꿇어 엎드려 절하지도 않겠습니다.'

19 [불가마에 던져진 세 친구] 이 말을 듣고 느부갓네살은 안색이 변하더니 매우 화가 나서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에게 분통을 터뜨렸다. 느부갓네살은 곧 명을 내려 불가마에 불을 더 지펴 평상시보다 일곱 갑절이나 더 뜨겁게 하라고 하였다.

20 그러고는 자기 군대 가운데에서 힘이 가장 센 군인들에게 명을 내려 그 세 사람을 꽁꽁 묶어 활활 타오르는 불가마에 집어 던지라고 하였다.

21 그래서 그 군인들은 세 사람을 꽁꽁 묶었다. 물론 속옷과 바지와 도포를 입은 채로 묶었다. 그런 다음 그들을 활활 타오르는 불가마 속에 집어 던졌다.

22 그런데 왕의 명령이 너무 엄하였고 불가마가 너무 뜨거웠기 때문에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를 집어 던졌던 군인들마저 그 불에 타죽을 수밖에 없었다. 불이 그렇게 뜨거웠어도 감히 왕의 명을 거역할 수 없었던 것이다.

23 이렇게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는 꽁꽁 묶인 채 활활 타오르는 불가마 속에 집어 던져졌다.

24 그때 갑자기 느부갓네살이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신하들에게 소리 질렀다. `아니, 그래 우리가 세 녀석을 꽁꽁 묶어 활활 타오르는 불가마 속에 집어 던지지 않았더냐?' `예, 임금님, 하라는 대로 하였습니다.' 하고 신하들이 대답하자

25 느부갓네살이 또 말하였다. `그런데 어째서 저 불속에 네 사람이 묶이지도 않은 채로 왔다갔다 한단 말이냐? 아무 데도 상한 데가 없어 보이는구나. 참! 이상한 일도 다 있구나. 저 네번째 사람은 꼭 천사같이 보이는구나'

26 [승진한 세 친구] 느부갓네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활활 타오르는 불가마 앞으로 다가가 소리쳤다 `사드락, 메삭, 아벳느고야,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종들아, 이리로 나오너라.' 그러자 그 세 사람이 불 가운데서 곧 걸어 나왔다.

27 지방장관과 대신과 총독과 다른 관료들이 불가마에서 나온 그 세 사람을 자세히 살펴보았으나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불에 상한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다. 머리도 그을리지 않았고 옷도 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연기 냄새조차 나지 않았다.

28 그러자 왕이 입을 떼었다.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가 섬기는 하나님을 찬양하여라! 바로 그분이 천사를 보내셔서 당신을 믿고 의지하는 이 사람들을 건져 주셨구나! 이 사람들은 내 명을 거역하고 목숨을 내걸면서까지 내가 섬기는 신을 섬기지 않았을 뿐 아니라 내가 세운 신상에 절하지도 않았다.

29 그러니 이제 내가 명을 내리노라. 그 어떤 사람이든 나라 안에 살고 있는 사람이면 인종이 다르든 쓰는 말이 다르든간에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가 섬기는 하나님에 대해 불경스런 말을 입에 담기라도 하는 자가 있다면 나는 그를 갈기갈기 찢어 죽일 것이다. 또한 그가 살던 집은 아예 부숴 버려 쓰레기더미로 만들어 버릴 것이다. 그래, 세상에 이와 같이 사람을 구해 줄 신이 어디 있느냐!'

30 그러고 나서 느부갓네살은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에게 바벨론 지방에서 지금까지 맡고 있던 벼슬보다 더 높은 벼슬을 주었다.

4

1 [느부갓네살이 꾼 두번째 꿈] 느부갓네살왕은 제국의 백성들, 즉 인종과 쓰는 말이 다른 각 민족에게 다음과 같은 어명을 내렸다. 천하에 살고 있는 그대들에게 평안이 있길 비노라.

2 한없이 높으신 참 하나님이 내게 놀라운 일과 이적을 베푸셨으니 나 이제 이 사실을 그대들에게 기쁜 마음으로 알리노라.

3 참으로 크도다. 그 놀라운 일. 하나님이 우리에게 보이신 그 일. 참으로 엄청나다. 그분이 베푸신 이적. 하나님은 영영 임금이시라. 언제나 언제까지나 다스리실지라.

4 나 느부갓네살은 지금까지 이 궁전에서 아무런 걱정 없이 살아왔다. 온갖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며 살아온 것이다.

5 그런데 어느 날 밤 나는 잠자리에서 무서운 꿈을 꾸었다. 어찌나 그 꿈이 뒤숭숭한지 나는 마음이 몹시 심란하여

6 바벨론에 있는 현인들이란 현인은 모두 불러모아 그 꿈을 해몽해 내라고 일렀다.

7 나는 내 앞에 모여든 점쟁이, 마술사, 요술쟁이, 점성가들에게 꿈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러나 그들은 내 꿈이야기를 듣고도 해몽해 내지 못하였다.

8 그러던 중 다니엘이라는 사람이 내 앞에 나타났다. 이 사람은 내가 섬기는 신의 이름을 따라 벨드사살이라고도 불린다. 이 사람은 거룩한 하나님의 숨결이 휘감고 있는 사람인지라 내가 꾼 꿈이야기를 그에게도 들려주었다. 나는 이렇게 말하였다.

9 `벨드사살아, 그대는 바벨론의 현인들을 모두 맡고 있는 사람이 아닌가. 그대에게는 거룩한 하나님의 숨결이 휘감고 있는 줄을 내가 알고 있으니 내가 꾼 그 꿈속에 담겨 있는 비밀스런 일도 모두 알아낼 수 있을 줄 아노라. 내가 꿈속에서 본 신비한 환상을 말해 줄 터이니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무엇을 상징하는지 내게 말하도록 하여라.

10 내가 잠자리에 들어 꿈속에서 본 환상은 이러한 것이었다. 땅 한가운데에 크나큰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 게 아닌가! 어찌나 크던지 이루 다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11 그 나무는 점점 더 커지더니 급기야는 하늘까지 맞닿을만큼 엄청나게 큰 나무가 되어 하늘 아래에서 사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그 나무를 볼 수 있었다.

12 그 나무 잎사귀는 너무나 아름다웠고 그 열매는 세상 사람들이 모두 먹고도 남을 정도로 많이 열려 있었다. 그뿐 아니라 들짐승도 그 나무 그늘 아래서 편히 쉬기도 하였으며 하늘에 날아다니는 날짐승도 그 나뭇가지에 둥지를 틀 수 있을 정도였다. 또한 살아 움직이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그 열매를 따먹고 살았다.

13 `그래, 내가 본 환상이 도대체 무엇일까' 하고 한참 생각하고 있는데 하늘에서 거룩한 순찰자 하나가 내려오고 있었다. 그는 매우 신중하고 조심성이 많았다.

14 그런데 그가 이렇게 소리쳤다. `그 나무를 베어 버려라. 가지를 찍고 잎사귀를 훑어 버려라. 그 열매를 모두 다 따버려라. 나무 아래에서 쉬고 있는 들짐승도 모두 다 쫓아버려라. 나뭇가지에 둥지를 틀고 있는 날짐승도 모두 다 쫓아 버려라.

15 그러나 그 그루터기는 그대로 두어라. 그 그루터기는 쇠줄과 놋쇠줄로 꽁꽁 묶어 그대로 두어라. 그렇게 풀밭에 그냥 내버려 두어라. 그것이 하늘 이슬에 젖게 그냥 두어라. 짐승과 어울려 지내게 놔두어라. 식물과 함께 지내게 그냥 두어라.

16 그 마음이 사람의 마음과 같지 않고 오히려 짐승같은 마음을 지니게 하여라. 일곱해 동안 그렇게 지내게 하여라.

17 바로 이 결정은 거룩한 분들의 결정이다. 조심성 있고 늘 정신 바짝차리고 있는 순찰자들의 명령이다. 사람들이 다스리는 천하 모든 나라가 모두 다 한없이 높으신 하나님 그분의 관할아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에게라도 이 사신을 알리려는 것이다. 하여 당신 뜻대로 그 누구에게라도 나라를 맡기실 수 있다는 것을 보이시려는 것이다. 지극히 보잘 것없어 보이는 사람에게라도 그분은 세상 나라를 맡길 수 있다는 것을 보이시려는 것이다.'

18 이상이 바로 내가 꾼 꿈이다. 벨드사살아, 그러니 이제 이 꿈이 무엇을 뜻하는지, 무엇을 상징하는지 말해 보아라. 이 나라의 그 어떤 현인도 이 꿈이 무엇을 뜻하는지 내게 말해 주지 못하였다. 하지만 그대는 내게 말해 줄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대는 하나님의 거룩한 숨결이 휘감고 있는 사람 아니냐! 그러니 어서 내게 말해 주어라.'

19 [꿈을 해몽하는 다니엘] 벨드사살이라고도 불리는 다니엘이 이 이야기를 듣고는 깜짝 놀라 아무 소리도 못하고 그냥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러자 왕이 `벨드사살아, 이 꿈 때문에 너무 놀라지 말아라. 또 해몽을 어떻게 해야 할까 하고 너무 놀라지도 말아라.'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다니엘이 입을 떼었다. `임금님, 놀라지 마십시오. 이 꿈은 임금님에 대해서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려 하는 것입니다. 차라리 임금님의 원수들에게 말씀하시는것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원수들에게 적용될 꿈이라면 정말 좋겠습니다.

20 임금님께서 꿈에 보신 그 나무가 너무나도 커서 하늘 끝까지 닿았고 그래서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바라볼 수 있다고 말씀하셨지요.

21 또 그 나뭇잎은 너무도 아름다울 뿐아니라 그 열매가 어찌나 많은지 세상 사람들이 먹고도 남을 만큼이라고 하셨지요. 또 들짐승도 그 나무 아래에서 편히 쉬기도 하였고 하늘에 날아다니는 날짐승도 그 가지에 둥지를 틀고 살았다고 하셨지요.

22 임금님, 임금님이 바로 그 나무입니다. 임금님께서 다스리시는 이 제국이 점점 힘이 세어져 그 끝이 하늘까지 닿을만큼 엄청날 것이라는 뜻입니다. 또 세상 사람들이 그 나무를 어디에서도 볼 수 있다는 것은 바로 임금님이 다스리시는 이 제국의 힘이 온 세상에 미칠 것이라는 뜻인 줄로 압니다.

23 또한 임금님께서 보신 그 거룩한 파수꾼이 땅으로 내려와 `그 나무를 베어 버려라. 찍어 없애 버려라. 그러나 뿌리가 붙어 있는 그루터기는 그냥 놔두어라. 쇠줄과 놋쇠줄로 그 그루터기를 꽁꽁 묶어 두어라. 그렇게 하늘 이슬에 젖게 놔두어라. 들짐승과 함께 지내게 하여라. 그 풀밭에 그렇게 놔두어라. 일곱해 동안 그렇게 지내게 하여라'라고, 외쳤다고 하셨지요.

24 임금님, 그 뜻은 이렇습니다. 그 환상은 한없이 높으신 하나님께서 임금님께 내리시는 판결입니다.

25 송구스럽습니다만 임금님께서 사람들과 함께 살지 못하고 쫓겨나 들짐승과 함께 사시게 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일곱해 동안 소처럼 풀을 뜯으며 하늘 이슬이 내리는 들판에서 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뜻이지요. 그때가 되어서야 임금님께서는 세상 만사를 다스리시는 분이 바로 한없이 높으신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실 것입니다. 세상 나라를 그분이 관할하신다는 사실 말입니다. 또한 그분의 뜻대로 그분이 뽑은 사람에게 세상 나라도 맡기신다는 것을 깨달으실 것입니다.

26 파수꾼이 `그 나무 그루터기는 그냥 놔두어라' 하고 명령을 내린 것은 하나님께서 세상을 다스리시는 분이란 사실을 임금님께서 깨달으신 후에야 비로소 임금님께서 이 제국을 다스리실 수 있게 하신다는 뜻이지요.

27 그러하오니 임금님, 소인이 이르는 말씀을 따르십시오. 이제는 그만 죄지으십시오. 정의를 실천하셔야 합니다. 가진 것 없어 서러움 당하는 이들을 돌보셔야 합니다. 그렇게 하셔야 임금님이 다스리시는 이 제국이 죽죽 뻗어 나갈 것입니다. 그리하여야 임금님도 평안하실 것입니다.'

28 이 모든 일이 느부갓네살왕에게 일어났다.

29 열두 달이 지난 어느 날 느부갓네살이 바벨론에 있는 왕궁을 거닐면서

30 이렇게 말하였다. `보라, 얼마나 웅장한가! 내 힘과 권세와 위엄과 영광을 드러내 보이려고 이 도성 바벨론을 내 제국의 수도로 건설하지 않았던가!'

31 이 말이 입에서 떨어지기가 무섭게 하늘에서 이런 소리가 들려 왔다. `느부갓네살아, 내가 지금 하는 말을 잘 들어라. 네 제국도 그 힘도 이제는 모두 다 끝장났다.

32 너는 이제 사람들이 사는 곳에서 쫓겨나 들짐승과 함께 들녘에서나 살게 될 것이다. 소처럼 풀이나 뜯어먹고 살 것이다. 일곱 해 동안 그렇게 산 뒤에야 비로소 네가 한없이 높으신 하나님께서 세상 나라를 모두 관할하신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또한 너는 하나님께서 당신 뜻대로 뽑으신 사람에게 나라를 다스릴 권한도 내려 주실 것이라는 사실도 깨달을 것이다.'

33 이 말씀은 곧바로 이루어졌다. 느부갓네살에게 그 일이 그대로 일어난 것이다. 느부갓네살은 사람 사는 곳에서 쫓겨나 소처럼 들녘에서 풀을 뜯어먹고 살 수밖에 없었다. 그는 하늘에서 내리는 이슬을 맞으며 살아야 하였고 그의 머리칼은 독수리 깃털처럼 더부룩하게 자라났으며 그의 손톱과 발톱도 새 발톱처럼 자라났다.

34 [하나님을 찬양하는 왕] 왕이 말하였다. `일곱 해가 지났을 때 내가 하늘을 쳐다보았더니 그제야 제정신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한없이 높으신 하나님을 찬양하고 영원토록 살아 계시는 그분에게 영광을 돌렸다. 주께서는 이 세상을 영영토록 다스리시는 분입니다. 주님의 나라는 한도 끝도 없습니다.

35 주께서는 땅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하찮게 내려다보시지요. 하늘에 날아다니는 독수리도 땅위에서 살아가는 인간들도 다 주님의 뜻대로 움직이시는 분. 그 누가 감히 주님의 뜻을 거스르랴! 주께서 하시는 일 그 누가 감히 이러실 수 있느냐고 입을 뗄 수 있으랴!

36 비로소 내가 제정신이 들었을 때 내가 다스리던 이 제국의 영광과 위엄과 영예가 회복되었다. 나를 돕던 관료들과 귀족들도 모두 나를 환영하였고 내 왕권도 되찾았다. 나는 전에 누렸던 영예보다 더한 영예를 누릴 수 있었다.

37 그래서 나 느부갓네살은 이제 하늘에 계신 임금님께 찬양을 드리고 영광을 돌리노라. 그분을 드높이 기리노라. 그분께서 하시는 일은 다 올바르시다. 그분은 젠체하며 거만하게 목을 곧추세우며 살아가는 자들도 내리 꺾으실 수 있는 분이다.'

5

1 [벨사살왕이 벌인 잔치] 어느 날 밤 벨사살왕은 귀족 1천 명을 자기가 베푼 성대한 잔치에 초대하여 함께 술을 마셨다.

2 벨사살왕은 술을 마시다가 선왕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가져온 금잔, 은잔 또 값진 그릇들을 내오게 하였다. 이는 왕이 그 잔과 그릇으로 잔치에 참석한 귀족들, 또 자기 부인들과 소실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였다.

3 이윽고 금잔과 그릇이 나오자 그들은 모두 그 잔과 그릇으로 함께 술을 마셨다.

4 그들은 술을 마시면서 금, 은, 쇠, 놋쇠 또 나무와 돌로 만든 신들을 찬양하였다.

5 그때였다. 갑자기 사람의 손가락 하나가 나타나 잔치를 벌이고 있던 그 왕궁의 벽면에 글자를 쓰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 벽면은 등잔에서 비쳐 오는 불빛으로 매우 환하였다. 왕은 글자를 쓰는 손가락을 보고

6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버렸다. 너무나 놀란 나머지 두 다리가 부들부들 떨렸다.

7 왕은 마술사와 점쟁이와 점성가들을 불러오라고 소리 질렀다. 그들이 들어오자 왕이 말하였다. `그래, 너희들 중에 저 글자를 읽을 줄 아는 자가 있느냐? 아는 자가 있거든 내게 그 뜻을 알려 주어라. 누구든 그 뜻을 알려 주는 자에게는 왕족만이 입는 자주색 도포를 입혀 주고, 또 목에는 영예의 표시로 금목걸이도 걸어 주겠다. 또한 이 나라에서 세번째로 높은 자리에 앉혀 주겠다'

8 왕실 현인들도 모두 그 자리에 들어왔으나 누구 하나 그 글자를 알아보고 왕에게 그 뜻을 말하는 자가 없었다.

9 벨사살왕이 어쩔 줄 몰라 얼굴빛이 점점 더 노랗게 변하자 잔치에 초대를 받은 귀족들도 안절부절 못하였다.

10 태후가 왕과 귀족들이 법석 떠는 소리를 듣고는 잔치가 벌어진 연회장으로 들어섰다. `임금님, 만수무강하소서. 그렇게 허둥지둥하지 마소서. 또 그렇게 안색이 변하실 필요도 없을듯 합니다.

11 임금님께서 다스리시는 이 제국에는 하나님의 거룩한 숨결이 휘감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리분별이 분명할 뿐 아니라 매우 총명하고 슬기로워서 선왕께서도 그 사람을 바벨론 안에 있는 마술사와 점쟁이와 점성가들을 관할하는 우두머리로 삼으셨습니다. 그 사람은 신들만큼이나 슬기로웠고

12 비상한 재주를 지녔지요. 또한 놀라운 통찰력을 지녔고 매우 슬기로워 꿈을 해몽하는 것이나 수수께끼를 푸는 일, 아주 비밀스런 일까지도 모두 알아내곤 하였지요. 그 사람의 이름은 다니엘이라고 하는데 선왕께서 그에게 벨드사살이란 이름을 주시기도 하셨지요. 그러니 사람을 보내시어 다니엘을 불러들이십시오. 그러면 그 사람이 저 벽에 써 있는 글자가 무슨 글자인지 무엇을 뜻하는지 모두 알려 드릴 것입니다.'

13 [글자를 해석하는 다니엘] 다니엘이 곧 왕 앞에 불려오자 벨사살왕이 그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내 선왕께서 유다에서 포로로 끌고 온 다니엘인가?

14 거룩한 하나님의 숨결이 그대를 휘감고 있다는 말은 익히 들어서 잘 알고 있네. 또한 사리분별하는 일에도 뛰어나고 지혜가 많다는 말도 들어서 잘 알고 있지.

15 내가 지금 현인들과 마술사들을 불러들여 저 벽에 써 있는 글자가 무슨 뜻인지 알아보라고 일렀으나 제대로 해석할 줄 아는 이가 하나도 없었네.

16 내가 듣기로는 그대는 감추어져 있는 비밀스런 뜻을 잘 알아낼 뿐 아니라 신비스런 일까지도 잘 알아 낸다지? 자, 그러니 이제 저 벽에 써 있는 글자를 읽어 보고 무슨 뜻인지 한번 말해 보게. 그렇게 하면 내가 그대에게 왕족이나 입는 자주색 도포를 입혀 주겠네. 또한 영예를 뜻하는 금목걸이도 목에다 걸어 주고 이 제국에서 세번째로 높은 자리에 앉혀 주겠네'

17 그러자 다니엘이 대답하였다. `그러한 상과 선물은 다른 사람에게 주시거나 임금님께서 간직하거나 하시지요. 나는 그저 임금님을 위해서 벽에 써 있는 글자를 읽고 그 뜻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8 한없이 높으신 하나님께서는 임금님의 선친이신 느부갓네살 임금을 위대한 왕이 되게 하셔서 온갖 존귀와 영광을 받게 하셨지요.

19 임금님의 선왕께서는 하도 대단하셔서 인종과 쓰는 말이 다른 뭇 백성들이 그분을 두려워하여 벌벌 떨 지경이었습니다. 누구라도 죽이고 싶을 때는 죽이고 살리고 싶을 때는 살리기도 하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영예롭게 하고 싶을 때에는 영예롭게 만드셨고 꺾어 내리고 싶을 때에는 꺾어내리기도 하셨지요.

20 이렇게 그분이 목을 곧추세우고 종횡무진 당신하고 싶은 대로 다하셨고, 또 너무나 잔인하고 거만하며 고집마저 세었기 때문에 왕좌에서 쫓겨날 수밖에 없었지요. 결국 그 영광스런 자리를 빼앗길 수밖에 없었던 거지요.

21 사람 사는 곳에서 함께 살지도 못하고 추방당하지 않았습니까? 그 처지가 들짐승과 하나도 다르지 않았지요. 들나귀와 함께 살아야만 하였고 소처럼 풀이나 뜯어먹으며 살았지요. 하늘에서 내리는 이슬을 맞으면서 어디 하나 피할 데 없는 들녘에서 밤을 보내기도 하였습니다. 결국 그분은 한없이 높으신 하나님께서 세상 나라를 다스린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당신 뜻대로 사람을 뽑아 세상 나라를 다스리게 하신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신 것입니다.

22 하지만 그분의 아들이신 임금님께서도 분명히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겸손하게 살아오지를 못하셨습니다.

23 오히려 하늘에 계신 주님을 거슬러 그분의 성전에서 쓰던 잔과 그릇들을 마구 탈취해 가져오셨습니다. 임금님과 임금님께서 초대하신 귀족, 왕비, 소실들이 그 잔과 그릇으로 함께 술을 마시는군요. 거기다가 금이나 은이나 놋쇠나 쇠나 나무 또 돌로 만든 신들에게 찬양까지 하는군요. 도대체 그 신들이 눈이 있어 보기를 합니까, 아니면 귀가 있어 듣기를 합니까? 임금님께서는 임금님이 살고 죽는 문제를 결정하시는 하나님, 임금님이 하시고자 하는 모든 일을 결정하시는 하나님을 존중하지 않으시는군요.

24 바로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그 손이 나타나게 하시어 이러한 글을 쓰게 하신 것입니다. 어째서 그걸 깨닫지 못하십니까?

25 저 벽에는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이라고 쓰여 있군요 메네라는 말은 `숫자'라는 뜻입니다.

26 숫자라는 말이 가리키는 뜻은 하나님께서 임금님의 나라가 지속될 햇수를 세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언제 끝을 내버리실까 하고 계신다는 뜻이지요.

27 그 다음 데겔이란 말은 `무게'라는 뜻이지요. 이 무게라는 말이 가리키는 뜻은 `임금님을 하나님이 가지고 계신 저울에 달아보니 너무 가볍다'는 뜻입니다. 우는 `그리고"라는 뜻이며

28 마지막으로 ㄱ) 베레스라고 하는 말은 `분열'이라는 뜻입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임금님이 다스리고, 계신 이 제국이 두동강이 날 것이라는 뜻이지요. 곧 메대와 바사로 갈라질 것이라는 말입니다.' (ㄱ. `베레스'는 `바르신'의 단수명사이다)

29 이렇게 말을 끝내자 곧바로 벨사살왕은 다니엘에게 왕족이나 입는 자주색 도포를 입히게 하였고 영예를 뜻하는 금목걸이를 목에 걸어 주도록 명령하였다. 물론 그 제국에서 세번째로 높은 자리도 마련해 주었다.

30 그날 밤 바벨론 왕 벨사살은 살해되었고

31 메대 사람 다리오가 그 제국을 다스릴 왕권을 거머쥐었는데 이때 다리오의 나이는 62세였다.

6

1 [사자굴에 던져진 다니엘] 다리오는 자기가 다스리게 된 제국을 120 지방으로 나누어 120명의 지방장관을 각각 임명하여 온 제국을 다스리게 하였다.

2 또한 중앙 행정을 맡아 보게 하려고 총리를 세 사람 두었는데 다니엘은 세 총리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120명의 지방장관은 각각 그 담당 총리에게 지방일을 보고해야 하고 그 총리들은 또한 보고받은 각 지방일을 왕에게 보고해야 하였다. 이렇게 온 제국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왕이 잘 알아 아무런 문제가 없게끔 조직을 갖추게 한 것이다.

3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은 다니엘이 다른 총리들이나 지방장관들보다도 훨씬 더 일을 잘해 낸다는 것이었다. 이는 그가 사리분별이 분명하고 또 일을 처리하는 데에도 매우 신속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왕은 제국 전체를 다니엘에게 맡겨 일을 보게 하려고 마음먹었다.

4 이러한 사실을 눈치 챈 다른 총리들과 지방장관들은 나라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다니엘을 걸고 넘어져 고소할 수 있을까 하고 모함하기에 골몰하였다. 하지만 아무리 허물을 찾아내려 해도 또 잘못을 발견하려고 해도 도무지 찾아낼 길이 없었다. 다니엘이 나라 일을 보는 과정에서 도무지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또한 허물이 될 만한 일을 전혀 하지 않은 까닭이다.

5 그러자 사람들간에는 다니엘에 대해 이런 말이 오갔다. `다니엘을 걸고 넘어지려면 다른 일을 가지고는 도저히 불가능하다. 그러니 이제 그가 믿는 종교에 대해서 시비를 걸어야 무슨 빌미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6 그래서 총리들과 지방장관들은 다니엘을 고소할 빌미를 함께 모여 의논하고는 왕 앞으로 나아가 이러한 건의를 올렸다. `임금님, 만수무강하소서.

7 이 제국의 모든 총리와 각 지방장관과 또 고문관과 총독들이 모여 이러한 결의를 하였습니다. 임금님께서는 저희들의 결의를 어명으로 공포하셨으면 합니다. 곧 다음과 같은 금지령을 내리셨으면 합니다. 앞으로 삼십 일 동안 임금님 외에는 그 어떤 신이나 그 누구에게도 빌거나 기도하지 못하게 금지령을 내려 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만일 이 금지령을 어기는 자가 있으면 가차없이 사자굴에 던져 넣는다는 조항도 아울러 덧붙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8 그러니 임금님, 이 금지령을 어명으로 선포하여 주시기를 빕니다. 곧 이 어명을 조서로 꾸며 임금님의 도장을 찍어 우리 제국 메대와 바사 안에서 결코 바뀌지 않는 법령으로 공포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9 그러자 다리오왕이 이 금지령에 도장을 찍어 어명으로 공포하였다.

10 다니엘은 그 금지령에 왕의 도장이 찍혀 어명으로 공포되었다는 사실을 알고도 집으로 돌아가서는 이층방으로 올라가 늘 하던 대로 예루살렘 쪽으로 나 있는 창문 앞에서 무릎을 꿇고 하루에 세 번씩 하나님께 기도를 올렸다. 그렇게 매일 감사 기도를 드렸다.

11 다니엘에게 앙심을 품고 있던 자들은 다니엘이 어떻게 하는가 엿보고 있다가 그가 날마다 세 번씩 자기 하나님께 기도하며 무엇인가 간구하는 것을 알아내었다.

12 그래서 그들은 함께 왕에게 몰려가 그가 금지령을 어겼다고 고소하였다. `임금님, 임금님께서는 이미 금지령을 내리셔서 삼십 일 동안 임금님 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그 어떤 신에게도 무엇이든 간구해서는 안 된다고 하셨지요. 그래서 그 금지령에 임금님의 도장을 찍어 어명으로 공포하지 않으셨습니까? 더구나 그 금지령을 어기는 자가 있으면 사자굴에 던져 버리는 벌을 내리신다는 조항도 덧붙이지 않았습니까?' 왕이 대답하였다. `그렇지. 내가 그 금지령에 도장을 찍었지. 삼십 일 동안은 메대와 바사에서 결코 바뀔 수 없는 법령으로 공포하였지'

13 그러자 다니엘을 고소하려는 자들이 때가 왔다 싶어 이렇게 일러바쳤다. `임금님, 포로로 끌려 온 유다인 가운데에 다니엘이란 총리가 있지 않습니까? 그 사람이 임금님의 도장이 찍힌 그 금지령을 아랑곳하지도 않고 하루에 세 번씩 매일 자기가 믿고 있는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14 이 말을 들은 왕은 아차 싶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니엘을 어떻게 구해 낼 방도가 없을까 해서 해가 질 무렵까지 이리저리 궁리해 보았지만 별 뾰족한 수가 없었다.

15 해가 다 지도록 왕이 아무런 명도 내리지 않자 다니엘을 고소하였던 무리들이 다시 왕을 찾아갔다. `임금님, 우리 메대와 바사에서 선포된 법령의 관례를 잘 아시거니와 임금님께서 직접 도장을 찍으시어 어명으로 선포하신 법은 절대로 바뀔 수 없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하오니 어서 명을 내리소서. 어명을 어긴 자는 처형해야 마땅합니다.'

16 그리하여 왕이 명을 내리자 그 무리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다니엘을 잡아다가 사자굴에 집어 던졌다. 그러자 왕이 다니엘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그대가 늘 섬기는 하나님께서 그대를 여기서 구해 주시기를 바란다'

17 사람들은 돌을 굴려다가 굴 입구를 막고 왕의 도장과 대신들의 도장을 거기에 찍어서 봉하였다. 아무도 다니엘을 굴에서 구해 내지 못하도록 그렇게 한 것이다.

18 왕은 왕궁으로 돌아가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그 어떤 음악 연주도 마다한 채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19 이튿날 새벽 왕은 일찍 일어나 다니엘을 가두어 둔 사자굴로 뛰어가서

20 큰소리로 외쳤다. `살아 계신 하나님을 섬기는 종 다니엘아, 그래, 아무 일 없느냐? 그대가 늘 섬겨 오던 하나님께서 그대를 구해 주셨느냐? 사자들이 그대를 해치지 못하게 하나님께서 살려 주셨느냐? 대답해 보아라.'

21 다니엘이 대답하였다. `임금님, 만수무강하소서.

22 하나님께서 보내 주신 천사들이 사자들의 입을 틀어막아 무사합니다. 상한 데 한 곳 없습니다. 내가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는 것이 이것으로도 분명하지 않습니까? 임금님, 나는 또 임금님께도 어떤 잘못을 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임금님께 해를 끼친 적이 있었습니까?'

23 이 말을 듣고 왕은 너무나 기뻐 다니엘을 사자굴에서 끌어올리라고 명하였다. 다니엘을 굴에서 끌어올려 보니 정말 어디 하나 상한 곳 없이 멀쩡하였다. 이것은 다니엘이 하나님을 굳게 믿고 의지하였기 때문이다.

24 왕은 명을 내려 다니엘을 고소한 자들을 모두 잡아들이라고 하였다. 다니엘을 고소한 자들뿐 아니라 그들의 아내와 자식들까지도 모조리 잡아들여 사자들이 우굴거리는 굴속에 집어 던지도록 하였다. 그들 몸이 사자굴 바닥에 닿기도 전에 사자들이 그들에게 달려들어 뼈까지 씹어 삼켜 버렸다.

25 다리오왕은 제국내에 살고 있는 모든 백성들 곧 인종이 다르고 쓰는 말이 다른 모든 백성들에게 글을 써서 어명을 내렸다. `그대들에게 평안이 있기를 빈다.

26 나 다리오가 그대들에게 명을 내리노라. 내가 다스리는 제국안에 살고 있는 모든 백성은 하나도 빠짐없이 다니엘이 섬기는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섬겨라. 그분은 살아 계시는 하나님, 영원히 이 세상을 다스리시는 분이니 그분의 나라는 결코 망하지 않으리라. 그분의 권세는 결코 꺾이지 않으리라.

27 그분은 사람을 건지시는 분, 사람을 구해 내시는 분, 하늘에서든 땅에서든 이적을 베푸시는 분, 놀라운 일을 일으키시는 분, 바로 그분께서 다니엘을 구해 내셨다. 사자굴에서 아무 흠도 없이 건져내셨다.'

28 다니엘은 다리오왕이 다스리던 시대와 바사 왕 고레스가 다스리던 시대에도 많은 존경을 받으며 살았다.

7

1 [다니엘이 환상에 본 네 짐승] 바벨론 왕 벨사살 1년 어느 날 밤에 다니엘은 꿈에서 신비한 환상을 보았다. 그는 그 꿈에서 본 것을 이렇게 적어 두었다.

2 내가 그날 밤 꿈 속에서 보았던 환상은 다음과 같다. 바람이 사방에서 갑자기 불어와 바다는 미친 듯 춤을 추고 있었다.

3 그런데 그때 바다 한가운데서 엄청나게 큰 짐승 네 마리가 올라왔다. 그 네 마리 짐승은 제각기 생긴 모습이 서로 달랐다.

4 첫번째 짐승은 사자처럼 생겼는데 어깻죽지에는 날개가 달려 있었다. 그 날개는 독수리의 날개 같았다. 내가 그 짐승을 찬찬히 바라보고 있는데 그 짐승의 날개가 뽑혀 나가고 그 짐승이 땅에 우뚝서더니 사람처럼 서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뒤 그 짐승이 사람의 마음을 갖게 되었다.

5 두번째 짐승은 곰과 같이 생겼는데 뒷다리 둘로 몸을 지탱하고 서 있었다. 그 이빨에는 갈비뼈 세 개를 물고 있었는데 그때 이런 소리가 들려 왔다. `어서 먹을 수 있을만큼 실컷 고기를 먹어라.'

6 내가 찬찬히 바라보고 있는데 또 다른 짐승이 나타났다. 그 짐승은 꼭 표범처럼 생겼으나 등짝에는 날개가 4개 달려 있었다. 그 날개는 꼭 새의 날개와 같았다. 또한 그 짐승의 머리도 4개나 되었으며 그 짐승에게는 크나큰 권세가 주어졌다.

7 내가 또 계속해서 바라보고 있는데 네번째 짐승이 나타났다. 그 짐승은 엄청나게 힘이 세어 보였고 또 무시무시하게 생겨 공포감을 주고 있었다. 그 짐승은 엄청나게 큰 쇠이빨로 자기가 잡은 먹이를 부숴뜨려 먹었으며 남은 것은 짓밟기도 하였다. 다른 짐승과는 달리 이 네번째 짐승은 뿔이 10개나 달려 있었다.

8 내가 그 뿔을 찬찬히 바라보고 있는데 뿔 사이에서 자그마한 뿔 하나가 돋아나고 있었다. 그러자 이미 나 있던 뿔 3개가 뽑혀 나갔다. 이 작은 뿔은 사람의 눈과 입을 지니고 있었는데 그 입으로는 다른 것을 우습게 여기고 뻐기면서 중절댔다.

9 [영원히 살아 계시는 분을 뵙다] 내가 또 바라보고 있는데 어떤 곳에 보좌가 여럿 놓여 있었다. 그런데 영원히 살아 계시는 분께서 그 가운데 한보좌에 앉아 계셨다. 그분이 입고 계신 옷은 눈과 같이 무척 희었으며 그분의 머리칼은 아주 깨끗한 양털과 같았다. 그분이 앉아 계신 보좌는 불붙은 듯한 바퀴가 달려 있었고 그 보좌에도 바퀴처럼 활활 불이 이글거리고 있었다.

10 그리고 그 보좌에서는 온통 불바다를 이룬 시내가 뻗쳐 나오고 있었다. 그분을 모시고서 있는 사람들은 수천 명이나 되었으며 그분 앞에도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서 있었다. 그런데 거기서 법정이 열렸고 책이 펼쳐져 있었다.

11 내가 또 바라보고 있는데 그때에도 조금 전에 말한 작은 뿔이 여전히 허풍을 떨며 잘난듯 큰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 그 네번째 짐승이 살해당하였고 그 몸뚱어리는 타오르는 불속에 던져졌다.

12 나머지 다른 짐승들은 가지고 있던 권세를 빼앗겼으나 그 목숨만은 일정 기간 동안 부지하도록 허락받았다.

13 그날 밤 내가 그 신비한 환상을 보고 있는 동안 사람같이 생긴 이도 볼 수 있었다. 그는 구름에 휩싸여 영원히 살아 계시는 분 앞으로 인도되어 그분 앞에 섰다.

14 그분은 그에게 권세를 주셨고 존경을 받게도 하셨으며 나라도 다스릴 권한을 주셨으므로 뭇 백성들 곧 인종이 다르고 쓰는 말이 다른 온 백성들이 모두 다 그를 섬겨야만 하였다. 그의 권세는 언제까지나 지속될 것이며 그가 다스리는 나라나 끝이 없이 계속될 것이다.

15 [환상의 뜻] 나는 그날 밤 이 환상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무척 번민하였다. 말할 수 없이 괴로웠기 때문이다.

16 그래서 그분을 모시고 서 있는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을 붙들고 `도대체 이 모든 것이 무엇을 뜻하는 것이냐?' 하고 물어 보았다. 그랬더니 그 사람이 그 환상의 뜻을 내게 알려 주었다.

17 `그 엄청나게 큰 네 짐승은 앞으로 이 세상에 등장할 네 나라를 가리킨다.

18 그래서 결국 한없이 높으신 하나님을 섬기는 백성들이 그 나라를 물려받아 영원토록 이어 나갈 것이라는 뜻이다.'

19 이렇게 나는 그 대강의 뜻을 알기는 하였으나 더 자세히 알고 싶었다. 네번째 짐승이 다른 짐승들과 똑같지 않고 다르게 생긴 것이라든가 또 무시무시하게 생긴 그 짐승이 놋쇠로 된 발톱과 쇠로 된 이빨로 그 먹이를 부숴뜨려 먹으며 남은 것을 발로 짓밟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그 내용을 알고 싶었다.

20 또한 그 머리에 뿔이 10개 달린 것이라든가 새로 뿔이 자라나자 다른 뿔 3개가 뽑혀 나간 것, 그 새로 난 뿔에 눈과 입이 달려 있어 남을 우습게 여기고 허풍 떨며 큰소리치는 것 등이 무엇을 말하는지 또 그것이 다른 것보다도 훨씬 더 무시무시해 보이는 것은 무엇인지 무척 궁금하였다.

21 내가 바라보고 있는데 지금 궁금해하였던 그 뿔이 하나님의 백성에게 싸움을 걸어 그 백성을 정복하였다.

22 그러나 때가 이르자 영원히 살아 계시는 하나님이 오셔서 자기 백성을 편들어 주시고 그들에게 나라를 되찾아 주셨다.

23 다음은 내가 그 환상의 뜻을 들은 내용이다. `네번째 짐승은 이 세상에 등장할 네번째 제국을 가리킨다. 이 제국은 앞에서 등장하였던 다른 제국과는 다를 것이다. 이 네번째 제국은 온 세상을 마구 부수고 짓밟을 것이다.

24 그 열 뿔은 그 제국을 다스릴 10명의 왕을 가리킨다. 그 뒤에 또한 왕이 등장할터인데, 그 왕은 앞서 등장하였던 왕들과는 다른 면모를 보일 것이며 세 나라 왕을 뒤집어 엎을 것이다.

25 그 왕은 한없이 높으신 하나님을 거슬러 함부로 입을 놀릴 것이며 또한 하나님을 섬기는 백성들을 말도 못하게 짓누를 것이다. 그 왕은 종교법을 바꾸고 또한 국경일도 모두 바꾸어 버릴 것이다. 이렇게 하나님의 백성은 그 왕의 압제 아래서 한해와 두해와 반 그러니까 삼년 반을 살아야만 할 것이다.

26 그런 다음 하늘 법정에서 재판이 열려 그 왕의 권세를 모조리 빼앗아 버릴 것이다. 결국 그 왕은 완전히 망할 것이다.

27 이렇게 이 땅에 있는 모든 나라가 지니고 있는 권세와 온갖 위엄과 영화는 한없이 높으신 하나님의 백성에게 주어질 것이다. 하나님의 백성이 살아갈 그 나라는 영원히 끝나지 않으리라. 세상의 모든 통치자들이 하나님의 백성을 섬기리라. 하나님의 백성에게 굴복하리라'

28 이상이 그 환상의 내용이고 그 뜻풀이를 들은 내용이다. 나는 너무나도 깜짝 놀라 얼굴빛마저 노랗게 변할 정도였지만 이 모든 일을 내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였다.

8

1 [다니엘이 본 양과 염소 환상] 벨사살왕이 바벨론을 다스린 지 3년째 되던 해에 나 다니엘은 두번째 환상을 보았다.

2 환상 속에서 나는 매우 놀랐다. 내가 엘람 지방에 있는 수사 성읍에 있는게 아닌가! 나는 을래 강가에 서 있었는데

3 그 강가에서 뿔이 2개나 있는 숫양 한 마리를 보았다. 두 뿔은 모두 길었으나 한 뿔이 더 길었다. 더 긴 뿔이 나중에 난 것이다.

4 그 양이 뿔로 서쪽과 북쪽과 남쪽을 마구 치받지 않는가! 그 어떤 짐승도 그 양에게 대항할 수 없었으며 어느 누구도 그 양을 붙잡을 수 없었다. 그 양은 자기하고 싶은대로 마구 움직였는데 정말 그 모습은 뭐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방자하였다.

5 `도대체 이것이 무엇을 가리키는 것일까' 하고 한참 생각하고 있는 사이에 서쪽에서 숫염소 한 마리가 마구 질주해 오고 있었다. 어찌나 빨리 내달리는지 그 다리가 땅바닥에 닿을 여유조차 없었다. 그 염소의 두 눈 사이에는 뿔 하나가 우뚝 솟아 있었다.

6 그 염소는 내가 강가에서 보았던 그 양 쪽으로 온 힘을 다하여 뛰어갔다.

7 내가 자세히 바라보니 그 염소는 무척 화가 나서 양을 후려쳐 쓰러뜨리고 양의 머리에 난 두 뿔을 부숴뜨려 버렸다. 양은 대항할 아무런 힘이 없어 땅바닥에 나동그라져 짓밟혔다. 그러나 그곳에는 그 양을 구해 줄 이가 하나도 없었다.

8 염소는 점점 그 기세가 등등해졌다. 정말 말이 아니었다. 그러나 한참 힘을 쓰다가 그 외뿔이 부러지고 말았다. 그러자 뿔이 부러진 그 자리에 4개의 뿔이 서로 다른 네 방향으로 돋아났다.

9 그 가운데 뿔 하나에서 또 작은 뿔 하나가 돋아나와 남쪽과 동쪽으로, 그리고 약속된 아름다운 땅이 있는 쪽으로 힘차게 뻗어 나갔다.

10 그 뿔은 점점 더 커져 힘이 세어졌다. 어찌나 힘이 세어졌던지 하늘 군대까지 공격하고도 남을 만큼이나 되었다. 또한 별들까지도 공략할 만큼 힘이 세어진 것이다. 결국 그 뿔이 하늘 군대뿐 아니라 별들까지도 땅바닥에 내동댕이치고 마구 짓밟았다.

11 더구나 이 뿔은 하늘 군대를 관할하고 있는 주님까지 업신여겨 그분께 날마다 드리는 제사도 드리지 못하게 하였으며 성전까지 더럽혔다.

12 그리하여 백성들은 날마다 그분께 제사를 드리기는커녕 악행을 일삼았다. 이렇게 참된 믿음이 땅바닥에 곤두박질쳤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그 뿔은 하는 일마다 거침없이 잘되어 나갔다.

13 이때 나는 하늘이 보낸 거룩한 이 둘이 서로 주고받는 말을 들었다. `환상에서 본 이일들이 언제까지 계속될까? 날마다 제사가 올려지지 않고 언제까지 계속해서 죄만 저렇게 종횡무진 만연할까? 언제까지 저렇게 하늘의 군대와 성전이 짓밟히고 더러워질까?

14 그러자 다른 이가 말을 이었다. `아침 저녁 제사가 이천삼백 일 동안은 올려지지 않을거야. 그때가 지나서야 성전이 다시 복구되겠지'

15 [환상을 설명하는 가브리엘] 나 다니엘이 이 환상이 도대체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 싶어하였을 때 갑자기 어떤 사람이 내 앞에 와 서는 것이었다.

16 그때 을래강 너머에서 크게 외치는 소리가 들려 왔다. `가브리엘아, 그 사람이 본 환상이 무엇을 뜻하는지 그에게 설명해 주어라.'

17 가브리엘이 내 곁에 와서 섰을 때 나는 너무나 깜짝 놀라고 무서워 땅바닥에 엎드렸다. 그러자 그가 입을 열었다. `사람아, 네가 본 환상이 무슨 뜻인지 이제 깨달아라. 그 환상은 이 세상의 끝에 대한 것이다.'

18 그가 말을 계속하는 동안 나는 의식을 잃고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러자 그는 나를 일으켜 세워 두 발로 서게 하고는

19 말을 이었다. `하나님께서 분노하시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 네게 보여주리라. 네가 본 환상은 세상의 끝날이 되면 어떻게 될까를 보여주는 것이다.

20 너는 두 뿔을 지니고 있는 양을 보지 않았는가? 그 두 뿔은 메대와 바사 두 왕국을 가리키는 것이고

21 털이 수북하게 난 염소는 그리스를 가리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염소의 두 눈 사이에 우뚝 솟아 있는 뿔은 그리스의 첫번째 왕을 가리킨다.

22 첫번째 뿔이 부러지고 곧이어 돋아난 네 뿔은 네 왕국을 가리키는데 이는 그리스가 네 나라로 분열된다는 것을 가리킨다. 그리고 그 나라들은 첫번째 왕이 다스릴 때의 나라보다 훨씬 힘이 약해질 것이라는 뜻이다.

23 그 네 왕국의 때가 거의 다 되었을 무렵 그 왕국은 어찌나 못된 짓만 일삼았던지 결국은 멸망하게 될 것이다. 그때 매우 못되고 타락하고 못된 흉계만을 꾸밀 왕이 등장할 것이다.

24 그 왕은 점점 힘이 자라나 매우 막강해질 것이지만 그 스스로의 힘으로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다. 그 왕은 무시무시한 파괴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자행할 것이고 자기하고 싶은 대로 행동할 것이다. 그는 힘이 강한 자들까지도 마구 두들기며 심지어 하나님의 백성들까지도 여지없이 없애 버릴 것이다.

25 어찌나 교활한 녀석이었던지 매우 흉측한 계획을 짜내어 궁리해 낸 일마다 착착 진행해 나갈 것이다. 얼마나 자신만만하고 못된 녀석이었던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수많은 사람들을 쳐죽이며 심지어는 모든 왕 가운데에서 가장 위대한 왕까지도 우습게 여길 것이다. 그러나 그는 사람의 손 하나도 까딱하지 않고 쓰러지고 말 것이다.

26 아침 저녁 제사에 대해 네가 본 환상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 환상은 분명히 일어날 것이다. 그러니 그 환상을 마음 속에 간직해 두어라. 아무래도 오랜 뒤에나 일어날 일이니까'

27 나는 이러한 일을 경험하고 나서 너무나 충격을 받아 여러 날 동안 몸져 누워 있을 수밖에 없었다. 곧 자리에서 일어나 왕이 내게 분부한 일을 보면서도 내가 보았던 그 환상 때문에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그 환상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분명히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9

1 [백성을 위해 비는 다니엘] 아하수에로의 아들 메대 사람 다리오가 바벨론 제국의 임금으로 등극하였다.

2 그가 바벨론을 다스리기 시작하던 해에 나 다니엘은 성경을 공부하다가 예루살렘이 70년 동안 폐허더미로 남아 있을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있었다. 이 이야기는 여호와께서 예언자 예레미야에게 하셨던 말씀 가운데 적혀 있는 것이었다.

3 나는 굵은 베옷을 걸치고 잿더미 위에 앉아 금식을 하면서 주 하나님께 열심히 기도를 드렸다. 자비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4 그때 나는 내가 섬겨 왔던 하나님 여호와께 우리 겨레가 지은 죄를 고백하면서 이렇게 기도드렸다. `여호와 하나님! 주께서는 한없이 위대하십니다. 우리는 오로지 주님만을 우러러봅니다. 주께서는 진실하시지요. 주께서 맺으신 계약에 충실하시지요. 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을 언제나 한결같이 사랑하시지요. 또 주께서 명하신 것을 그대로 실천하는 이들을 아껴 주시지요.

5 우리는 주께 잘못하였습니다. 주님 앞에서 못되게 굴었습니다. 그릇된 일만 하였습니다. 주께서 명하신 것을 거절하였습니다. 이것이 바른길 아니냐고 보여주신 것. 그것을 우리는 멀리 떠나버렸습니다.

6 주님의 종인 예언자들이 하는 말씀을 우리는 듣지 않았습니다. 예언자들은 하나님의 이름으로 우리의 임금에게, 통치자에게, 조상에게, 온 나라 사람들에게 주님의 말씀을 전하였습니다만 우리는 그 말씀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7 여호와여, 주께서는 언제나 바르십니다. 늘 올바른 일을 하십니다. 하여 우리는 이렇듯 부끄러움을 당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부끄러움을 당하는 것은 우리가 주께 진심으로 의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유다와 예루살렘에 살고 있는 우리나 주께서 흩으셔서 멀든 가깝든 여러 나라에서 살고 있는 이들이나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8 여호와여, 우리의 왕들과 통치자들과 조상들은 모두 다 부끄럽게 살아왔습니다. 주께 등돌리고 살아왔을 뿐입니다.

9 여호와 우리 하나님은 안쓰러운 것 보시면 마음 아파 견디지 못하는 분이지요. 어지간한 것은 용서하시는 분이지요. 비록 우리가 주께 거역하며 살았더라도 말입니다.

10 여호와 우리 주 하나님, 예언자들을 시켜서 주께서 우리에게 주신 그 율법대로 살아가라고 그토록 말씀하셨는데도 우리는 그 말씀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11 온 이스라엘이 주께서 지키라고 하신 율법을 저버렸고 주께서 하신 말씀에 따라 살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주님을 거슬러 죄지었습니다. 주님의 종 모세의 율법에 기록된 대로 그 저주가 우리에게 들어맞았습니다.

12 주께서는 우리를 다스리던 자들에게 심판하시겠다고 말씀하시던 그대로 우리에게 형벌을 내리셨습니다. 주께서는 이 지상에 있는 그 어떤 도성보다도 더 처절하게 예루살렘을 허물어 버리셨습니다.

13 모세의 율법에 기록되어 있는 대로 그 모든 재앙을 주께서 우리에게 내리셨습니다. 우리는 그릇된 길에서 돌아서서 주님의 마음을 풀어 드리지 못하였고 주님의 진실한 가르침에 따라 살지 못하였습니다.

14 그러므로 우리에게 경고하신 대로 주께서 형벌을 내리셨습니다. 우리가 순종하지 않다가 벌을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주께서 우리에게 하신 모든 일은 다 옳습니다.

15 여호와 우리 하나님, 우리는 길이길이 기리렵니다. 주님의 그 엄청난 힘을 기리렵니다. 주께서는 주님의 백성을 애굽에서 이끌어 내셨지요. 그 엄청난 힘 드러내셔서 이끌어 내셨지요. 우리가 죄지었습니다. 우리에게 허물이 많습니다.

16 하나님, 주께서는 지난날 우리를 늘 지키셨지요. 하오니 예루살렘을 돌아보시어 더 이상 화내지 마소서. 예루살렘은 주님의 도성이 아닌지요. 주님의 거룩한 산이 아닌지요. 우리 이웃에 사는 백성들이 예루살렘을 깔봅니다. 주님의 백성을 우습게 생각합니다. 우리의 허물 때문이지요. 우리 조상들이 저지른 잘못 때문이지요.

17 하나님, 저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이렇게 비오니 들어주소서. 이렇듯 파괴되어 있는 예루살렘을 다시 회복하소서. 어여삐 굽어보소서. 주께서 하나님이신 것을 사람마다 분명히 알게 하소서. 그리하도록 예루살렘을 다시 세워 주소서.

18 나의 하나님, 나의 호소를 들으시고 내게서 떠나지 마소서. 우리를 굽어보소서. 우리가 당하고 있는 이 고통을 한번만 돌아보소서. 주님의 도성인 예루살렘이 얼마나 처량한가를 굽어보소서. 우리에게는 이제 아무 공로도 없습니다. 오직 주님의 크신 긍휼을 의지합니다.

19 여호와여, 우리가 비는 것을 들어주소서. 우리를 용서하소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지금 들어주소서. 하여 사람마다 주님이야말로 하나님이시다라는 사실을 모두 다 알게 하소서. 깨닫게 하소서. 지체치 마소서. 이 도성 예루살렘이, 이 백성이 모두 다 주님의 것이 아닙니까?'

20 [70년의 비밀에 대한 설명] 내가 이렇게 내가 지은 죄와 내 겨레 이스라엘의 죄를 고백하며 기도하였다. 내 하나님 여호와께 간구하여 하나님의 거룩한 성전을 다시 회복해 달라고 간구하였다.

21 내가 이렇게 기도드리는 동안 먼젓번 환상에서 보았던 가브리엘이 저녁 제사를 올릴 때쯤 내가 있는 곳으로 날아와서

22 나를 흔들며 말하였다. `다니엘아, 네가 알고 싶어하는 것을 깨닫게 하려고 왔다. 네가 성경을 읽다가 궁금해하였던 `칠십 년 동안'이라는 예언 말이다.

23 네가 간청하기 시작하였을 때 그분께서 이미 대답해 주셨다. 그분이 너를 사랑하시는 까닭이다. 그래서 내가 그 대답을 전하러 이렇게 왔다. 내가 이제부터 그것을 설명할테니 주의 깊게 잘 듣거라.

24 `이제 하나님께서는 칠십 년이 일곱 번이나 더 지나서야 네 백성과 네 거룩한 도성을 죄와 허물때문에 고생하는 그 길에서 돌아오도록 하실 것이다. 그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죄를 용서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영원히 정의를 펼치실 것이다. 그때가 되면 그 환상이 그리고 그 예언이 참되다는 사실이 드러나리라. 또한 그때가 되어서야 성전이 다시 세워지게 될 것이다.

25 이 사실에 주목하여라, 깨달아 알아라. 예루살렘을 재건하라는 영이 내릴 때부터 하나님이 가려 뽑으신 새로운 지도자, 곧 기름부음받은 이가 나타날 때까지는 칠십 년이 일곱번 지나야 하리라. 그때가 되면 예루살렘이 다시 건설되리라. 예루살렘에 거리가 생겨나고 튼튼한 성벽이 세워지리라. 이때가 고난의 때이기는 하겠지만 육십이 년이 일곱번 지날 때까지 그렇게 예루살렘은 든든히 서 있으리라.

26 그때가 다 지나가게 되면 주께서 가려 뽑아 세우신 그 지도자는 억울하게도 살해를 당하리라. 그러면 타국의 통치자가 대군을 거느리고 쳐들어와 도성 예루살렘과 성전을 파괴해 버리리라. 그 군대는 마치 홍수처럼 밀려오리라. 그래서 하나님이 계획하신 대로 전쟁이 일어나 모든 것을 끝장낼 것이다.

27 그 타국의 통치자가 사람들에게 하나님과 맺은 계약에 충성하지 못하도록 박해할 것이다. 삼년 반이 되면 그가 성전에서 제물도 바치지 못하게 하고 그곳에 우상의 제단을 세울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계획에 따라 삼년 반이 지나면 그 통치자 자신도 멸망할 것이다.'

10

1 [다니엘이 본 마지막 환상] 바사 왕 고레스가 나라를 다스린 지 3년째가 되던 해에 다니엘에게 묵시가 내렸다. 이 다니엘은 벨드사살이라고 불리기도 하였다. 그 묵시는 참된 것이었으며 큰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다니엘은 이 묵시를 보고 그 뜻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깨달았다.

2 그 즈음 나 다니엘은 시름에 젖어 세 이레동안 슬퍼하며 지내야만 하였다.

3 하나님의 뜻을 깨달으려고 맛있는 음식조차도 입에 대지 않았다. 고기뿐 아니라 포도주도 먹지 않았고 머리에 기름 한 번, 빗질 한 번 하지 않은 채 세 이레를 보냈다.

4 그해 1월 24일에 나는 힛데겔이라고도 부르는 티그리스 강가에 있었다.

5 눈을 들어 보니 가는 세마포옷을 입고 허리에는 순금으로 된 허리띠를 두른 사람이 서 있는게 아닌가!

6 그의 몸은 노란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고 그의 얼굴은 번갯불처럼 번쩍이고 있었다. 또한 눈은 불처럼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그의 팔과 다리는 번쩍번쩍 은이 나는 놋쇠처럼 광택이 나 있었고 그의 목소리는 수많은 군중들이 함성을 지르는 것처럼 들렸다.

7 이러한 광경은 나 다니엘 혼자만 보았다. 나하고 같이 있던 사람들은 이러한 광경을 쳐다보지는 못하였어도 혼비백산하여 그저 어디든지 숨을 곳을 찾기에 바빴다.

8 그래서 나 혼자만 남아 그 놀라운 광경을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그랬더니 온몸에 힘이 빠져 나가고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정말 몸에 맥이 빠져 어찌할 줄 몰랐다.

9 그때 어떤 목소리가 들려 와 그만 의식을 잃고 얼굴을 땅에댄 채로 땅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10 곧 어떤 손이 나를 잡아 흔들어 깨워서 내가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몸을 받치고 일어설 수가 있었다.

11 그때 그 사람이 내게 말하였다. `다니엘아, 하나님께서 너를 사랑하신다. 어서 얼어나거라. 그리고 내가 네게 하는 말을 잘 들어라. 하나님께서 나를 네게 보내셨노라.' 그 말을 듣고 내가 떨면서 일어나자

12 그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다니엘아, 무서워하지 말아라. 네가 하나님의 뜻을 깨달으려고 마음먹고 음식도 제대로 먹지 않은 채 하나님께 기도드린 것을 잘 안다. 하나님께서는 네가 기도를 드리기 시작하던 첫날부터 너의 기도를 다 들으셨다. 그래서 내가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네게 전하려고 이렇게 왔다.

13 내가 이리로 오는 도중에 길이 막혔다. 바사 호국신이 길을 방해하여 이십일 일 동안 지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우리를 지켜 주는 수호천사 가운데 제일 높은 분인 미가엘이 오셔서 도와주었으므로 내가 거기서 풀려 날 수 있었다.

14 나는 네 백성에게 종말시대에 어떠한 일이 일어나게 될지를 네게 미리 깨닫게 하려고 이렇게 왔다. 이 환상은 먼 훗날에 일어난 일을 미리 보여주는 것이다.'

15 그가 이러한 말을 할 때에 나는 아무 말도 못한 채 그저 멍하니 땅바닥에 엎드려 있었다.

16 그런데 사람같이 생긴 그가 손을 뻗쳐 내 입술에 대자 내 입이 열려 앞에 서 있는 그에게 말하였다. `주여, 이 환상때문에 걱정되어 죽을 지경입니다. 온몸에 이렇듯 힘이 다 빠져 나가는군요.

17 정말 맥이 빠져 숨도 제대로 쉬기 어려울 지경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 종이 지체 높으신 어른 앞에서 감히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까?'

18 그러자 사람같이 생긴 그가 내게 용기를 주려고 다시 나를 붙들면서

19 이렇게 말하였다. `다니엘아, 아무런 걱정도 하지 말아라. 하나님께서 너를 아끼시지 않느냐? 사랑하시지 않느냐? 아무 염려 말아라. 무서워할 것 하나 없다. 마음 편히 먹어라. 용기를 내어라.' 나는 이런 말을 듣자 마음이 좀 편해지고 안심이 되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그에게 말하였다. `주께서 이렇게 나를 격려해 주시고 용기까지 북돋아 주시니 좀 마음이 편해지는군요. 이것에게 말씀해 주시지요.'

20 그러자 그가 말하였다. `내가 무엇 때문에 너를 찾아왔는지 아느냐? 진리의 책에 쓰여져 있는 것을 네게 분명히 알려 주기 위해서이다. 이제 나는 돌아가서 바사 호국신과 싸워야 한다. 그 다음에는 또 그리스 호국신과도 싸워야 한다. 이렇게 두 나라 호국신과 싸워야하는데 나를 도와줄 이는 너희들을 돌보아 주는 미가엘밖에 없다.

21 (20절과 같음)

11

1 ㄱ) 이스라엘의 수호천사인 그분은 나를 도와주실 것이다. 나를 잘 지켜 주실 것이다. (ㄱ. 히브리어 성서(마소라 본문)에는 `메대 왕 다리오 즉위 제 1년에'라는 구절이 첨가되어 있다)

2 내가 네게 일러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알렉산더 대왕과 그의 종말] 앞으로 세 왕이 더 일어나 바사를 다스리게 될 것이다. 그 뒤에 네번째 왕이 바사를 다스리게 될 것인데 그는 앞서 바사를 다스리던 왕보다, 아니 그 어떤 왕보다도 훨씬 더 엄청난 재산을 소유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그의 위세도 굉장할 것이다. 이렇게 재산을 엄청나게 긁어모아 그의 위세가 절정에 다다랐을 때 그 네번째 왕은 국민들을 충동질하여 그리스로 쳐들어갈 것이다.

3 그때 영웅처럼 굉장한 왕이 등장하여 엄청난 위세로 거대한 제국을 다스리게 될 것이다. 그는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것이다.

4 하지만 그의 위세가 한창일 때 그의 기세는 꺾이고 그 제국은 허물어져 버릴 것이며 결국은 제국이 네 부분으로 나누어질 것이다. 나누어진 제국도 그 왕을 추종하던 자들이 다스리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이 다스릴 것이다. 그렇게 위세 당당하게 등장하였던 그 왕의 세력도 무너질 것이다.

5 [두 왕조의 대결] 남쪽 나라를 차지한 왕이 세력을 떨치리라. 하지만 그 왕을 섬기고 있던 제후 하나가 왕보다 힘이 더 세어져 그 왕보다도 더 큰 나라를 다스리게 될 것이다.

6 몇 년이 지난 뒤 이 두 나라는 동맹을 맺을 것이다. 곧 남쪽을 차지하고 있던 먼젓번 왕이 북쪽을 새로 차지하여 왕이 된 그 왕에게 자기 딸을 주어 동맹을 맺을 것이다. 그러나 북쪽 나라로 시집을 간 그 공주는 영향력을 상실할 것이며 결국 두 나라 사이에 맺었던 동맹도 깨어지고 말 것이다. 또한 공주는 죽임을 당할 것이며 동맹을 맺을 때 당사자였던 공주의 아버지와 공주의 남편도 마찬가지로 죽임을 당할 것이다.

7 그러면 남쪽 나라에서는 공주의 남자 형제들 가운데서 한 사람이 그 아버지를 대신하여 남쪽 나라의 왕이 될 것이다. 그는 북쪽 나라를 쳐들어가 왕을 사로잡고 그 군대를 쳐부술 뿐만 아니라 수도를 정복하고 초토화시킬 것이다.

8 그는 북쪽 나라 사람들이 섬기던 여러 신상과 우상들, 그리고 금은으로 만든 그릇들을 애굽으로 가져갈 것이다. 그 뒤로 얼마 동안은 북쪽 나라로 쳐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몇 년 동안은 그렇게 아무런 충돌없이 지내다가

9 북쪽 나라 왕이 남쪽 나라로 쳐들어갈 것이다. 그러나 얻은 것 하나없이 결국은 도로 물러가고 말 것이다.

10 그러나 그 북쪽 왕의 아들들이 대세를 장악한 뒤에는 전쟁 준비를 하여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을 불러모아 군대를 조직할 것이다. 그 아들 가운데 하나가 그 군대 총사령관이 되어 군대를 거느리고 물밀듯이 남쪽 나라의 요새 성읍을 공격할 것이다.

11 일이 이쯤 되면 남쪽 나라 왕은 화가 나서 북쪽 나라 왕을 치러 싸움터로 나갈 것이다. 북쪽 나라 군대의 힘도 막강하였지만 남쪽 나라 왕은 북쪽 나라 군인의 상당수를 포로로 잡아들일 것이다.

12 그 남쪽 나라 왕은 그렇게 거둔 승리에 기세 등등하여 북쪽 나라 군인들을 수없이 쳐죽일 것이다. 하지만 그가 계속해서 승리를 거두지는 못할 것이다.

13 북쪽 나라 왕은 퇴각하여 전에 남쪽 나라를 치러 갈 때 동원하였던 군대보다도 더 많은 수의 군인들을 소집하여 조직할 것이다. 틈을 엿보아 적당한 때가 되면 북쪽 나라 왕은 엄청나게 더 많을 뿐 아니라 매우 잘 훈련된 군대를 거느리고 다시 남쪽 나라를 쳐들어갈 것이다.

14 그때에는 수많은 나라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 남쪽 나라 왕을 치러 올 것이다. 다니엘아, 네 백성들 가운데에서도 몇몇 사람들이 용감하게, 이때가 바로 우리 백성이 해방될 때 아니냐고 하면서 남쪽 나라로 쳐들어갈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감행은 결국 실패로 돌아가고 말 것이다.

15 북쪽 나라 왕은 견고한 요새 성읍을 포위하여 점령할 것이다. 남쪽 나라 군대는 아무런 저항도 못할 것이다. 남쪽 나라 군대 가운데에서 가장 싸움을 잘한다는 특수부대도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할 것이다.

16 북쪽 나라 왕은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은 채 제멋대로 횡포를 부릴 것이다. 이렇듯 그 왕은 약속받은 땅 그 거룩한 나라에 쳐들어와 제멋대로 들쑤셔 놓을 것이다.

17 북쪽 나라 왕은 남쪽 나라를 완전히 자기 손안에 넣으려고 자기가 거느리고 온 군대를 동원하여 전국토를 토벌하러 나설 것이다. 또한 정략적으로 남쪽 나라 왕에게 자기 딸을 아내로 주어 동맹을 맺으려 할 것이다. 즉 정략 결혼을 하려 할 것이라는 말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그의 계획은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18 그후에 북쪽 나라 왕은 바다를 건너 그리스 섬들을 공략하여 여러 곳을 정복할 것이다. 그러나 어떤 외국 군대장군이 대항하여 그를 격퇴시킬 것이다. 이리하여 그의 등등하던 기세를 꺾고 말 것이다.

19 북쪽 나라 왕은 기세가 꺾여 자기 나라 요새 성읍으로 퇴각할 것이지만 거기서 격퇴당할 것이다. 이것이 그의 종말이다.

20 그 북쪽 나라 왕의 후계자는 자기 재산을 불리려는 생각으로 전국에 세금 징수원을 보낼 것이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그 왕은 쥐도 새도 모르게 살해당할 것이다. 너무나 국민을 짓눌렀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21 [선민의 원수] 그 다음 북쪽 나라 왕이 될 사람은 파렴치하고 매우 비열한 사람이다. 한마디로 말해 왕이 된 자격조차 없는 인물이다. 그런데 간사스럽게 음모를 꾸며 왕위를 찬탈할 것이다.

22 그는 얼마나 못된 인간인지 자기를 반대하는 사람이면 백성들의 대표라 할지라도 가차없이 처형해 버릴 것이다.

23 그는 그럴듯하게 다른 나라와 동맹을 맺기는 하지만 하나씩 하나씩 속이기를 밥먹듯 할 것이다. 비록 그가 처음에는 그 규모가 작은 나라로 시작할 것이지만 점점 그 세력을 키워 나갈 것이다.

24 그는 농산물이 풍부하게 나는 비옥한 지방으로 슬그머니 쳐들어가서 마구 약탈을 해갈 것이다. 그러고 나서 자기를 따르는 자들에게 빼앗아 온 것을 흥청망청 나누어 줄 것이다. 그 앞서 왕으로 있던 자들 중에 그와 같이 방자한 행동을 한 사람은 일찍이 없었다. 그가 세워 놓은 계획은 요새 성읍 국가들을 공략하려는 것이리라. 그렇지만 그렇게 하는 것도 얼마가지는 못할 것이다.

25 그는 대담하게도 있는 힘을 다하여 큰 군대를 소집하고는 남쪽 나라를 쓰러뜨리려고 공격할 것이다. 남쪽 나라 왕도 이에 대항하여 큰 군대를 거느리고 싸울 것이지만 그 북쪽 나라 왕이 모략을 꾸며 공격하기 때문에 도저히 당해 내지 못할 것이다.

26 곧 남쪽 나라 왕이 그렇게도 믿던 심복들이 그에게 등돌리고 달려들 것이며 그에게 충성하던 군대마저 그를 쓰러뜨릴 것이다.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릴 것이다.

27 그래서 두 나라 왕이 한자리에 앉아 얼굴을 맞댈 것이나 그 두 왕은 서로 다른 생각을 마음 속에 품을 것이다. 동상이몽을 할 것이라는 말이다. 그렇게 그들은 서로 속일 생각만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 자신들이 생각한대로 일이 이루어질 때가 되지 않아서 그들 뜻대로 일이 풀려 나가지는 않을 것이다.

28 북쪽 나라 왕은 거두어들인 엄청난 노획물을 이끌고 자기 나라로 돌아갈 것이다. 그는 자기 나라로 되돌아가는 길에 하나님의 백성이 살고 있는 땅에 들어가서 못된 짓을 마구 저지를 것이다. 그렇게 거룩한 백성의 믿음을 송두리째 뽑아 내 버리려 할 것이다.

29 얼마 뒤 그는 다시 군대를 이끌고 남쪽 나라를 치려고 공격하러 올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좀 다를 것이다.

30 로마 상선대가 갑자기 쳐들어와서 그를 공격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는 수 없이 그는 깜짝 놀라 물러설 것이다. 엉뚱한 곳에 가서 화풀이한다고 그는 퇴각하는 길에 하나님을 믿는 믿음의 백성들을 못살게 굴 것이다. 그는 하나님의 백성을 옴쭉달싹 못하게 하여 그들이 믿음을 저버리게 만들 것이다.

31 군대에게 명령을 내려 성전을 때려 부수고 날마다 드리는 제사도 드리지 못하게 하며 거기에 굉장히 무시무시한 것을 갖다 놓을 것이다.

32 속임수를 써서 그 왕은 이미 믿음을 저버린 자들의 지지를 받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은 사람들은 그 왕을 대항하여 투쟁할 것이다.

33 백성들 가운데 슬기로운 사람들은 백성들이 올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려다가 전쟁 중에 칼에 맞아 죽거나 불에 타죽거나 가지고 있는 재산마저 빼앗기거나 감옥에 갇히게 될 것이다. 한동안 이러한 일이 계속될 것이다.

34 이렇게 박해가 계속되지만 그들은 사람들한테서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할 것이다. 혹시 그들을 돕는 사람들이 있을지라도 그것은 단지 자신들 나름대로의 속셈이 있어서 도울뿐 특별히 정의롭거나 큰 뜻이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35 어쨌든 백성을 바른 길로 이끌려 애쓰던 사람들은 죽임을 당할 것이다. 이러한 죽음을 밑거름으로 백성들이 깨끗해질 것이다. 그래야 백성들이 정신을 차리고 바른 길로 나아가려 할 것이다. 이러한 폭력적 박해와 압박은 하나님께서 정해 놓으신 시간까지 계속해서 벌어질 것이다.

36 이 왕은 활개를 치며 자기하고 싶은대로 종횡무진 폭력을 휘두를 것이다. 또한 자기 자신이 엄청나게 위대하다고 뻐길 것이다. 아니 오히려 그 어떤 신보다도 자신이 더 높다고 큰소리칠 것이다. 심지어는 한없이 높으신 하나님조차도 우습게 여기고 방자하게 날뛸 것이다. 하나님을 우습게 여기는 말을 서슴없이 해댈 것이다. 그러나 그가 이렇게 날뛰는 것도 때가 있다. 하나님께서 분통 터뜨리시는 때가 되어 그를 거꾸러뜨리면 그러한 작태도 끝장나고 말리라. 하나님께서는 자신이 마음먹으신 일은 꼭 해내고야마는 분이다.

37 그 왕은 이 세상에 자기밖에 없다는 듯 그렇게 만행을 부릴 것이다. 자기 조상들이 섬기던 신들을 보고도 그런 신이 어디 있느냐는듯 행동할 것이며, 정략 결혼하여 이 나라 저 나라에서 소실로 맞아들인 여인들이 섬기는 신들도 우습게 여길 것이다. 이렇게 그 왕은 다른 나라나 사람들이 굳게 믿고 섬기는 신들을 모두 무시할 것이다. 그러니까 다른 이들의 정신적 지주 그 자체를 아예 무시해 버리고 자신만이 최고인 양 설쳐 댈 것이다.

38 대신 그가 섬기며 받드는 신은 요새를 든든히 지켜 주는 신일 것이다. 그의 조상들은 전혀 거들떠보지도 않던 이 신을 그가 받드는 것은 쉽게 말해 `힘이 최고다', `무력만이 최고다'라는 그의 생각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는 그 신에게 금은 보석 등 온갖 값진 것들을 다 바쳐 가면서 열심히 섬길 것이다.

39 그 왕은 자기 요새를 지키기 위해서 다른 이방신을 섬기는 사람들을 동원할 것이다. 또한 자기를 진정한 통치자라고 받들어 주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권한을 줄 것이다. 물론 이런 사람들은 그 왕이 최고로 받드는 그 폭력의 신도 그 왕과 똑같이 받들어 모시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러한 사람들에게 그 왕은 넓은 땅도 나누어 주고 또한 높은 관직에도 앉힐 것이다.

40 급기야 그 왕이 맞이할 종말이 다가와 남쪽 나라 왕이 그 북쪽 나라 왕을 치러 올 것이다. 하지만 그 북쪽 나라 왕은 병거 부대, 기병 부대 또 말할 수 없이 많은 전함을 이끌고 온 힘을 다하여 남쪽 나라 군대를 격퇴시킬 것이다. 그뿐 아니라 그 여세를 몰아 물밀듯이 군대를 이끌고 여러 나라로 쳐들어갈 것이다. 마치 홍수가 지나가는 것처럼 여러 나라를 쓰러뜨릴 것이다.

41 심지어 그는 약속의 땅, 하나님 백성들이 사는 그 거룩한 땅까지 쳐들어가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쳐죽일 것이다. 하지만 에돔과 모압과 암몬 백성의 대부분 사람들은 그 침략군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것이다.

42 그 왕이 이렇게 여러 나라를 쓰러뜨리는 가운데 먼저 이 침략을 부추겨 싸움을 일으켰던 그 남쪽 나라 애굽도 그 공격에서 살아 남지 못할 것이다.

43 그 북쪽 나라 왕은 애굽에 숨겨져 있던 금은 등 온갖 보물을 찾아내어 빼앗을 것이다. 또한 그는 리비아와 구스까지도 쓰러뜨릴 것이다.

44 이렇게 승승장구할 것이지만 그는 동쪽과 북쪽에서 자기 나라 수도로 원수들이 쳐들어왔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놀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내 분통을 터뜨리며 그 원수들을 쳐부수려는 심산으로 본국으로 되돌아갈 것이다.

45 하지만 그가 행군 도중 성전이 서 있는 시온산과 바다 곧 지중해 사이에 그 화려한 천막을 쳐놓을 즈음에 그의 종말이 찾아들 것이다. 그가 쓰러지더라도 누구 하나 돕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12

1 [미가엘이 도울 것이다] 그때 대장군 미가엘이 분명히 일어설 것이다. 네 민족을 지키려고 싸우러 나설 것이다. 그때에 엄청나게 어려운 때가 찾아오리라. 나라가 생긴 이래 그토록 어려운 일이 있었던 때가 일찍이 없었을 것이라. 하나 그때에 하나님의 책에 이름이 기록된 네 백성들, 그 어려움 벗어나리라.

2 그때에는 땅속에서 잠자던 자들이 깨어나 영원한 생명을 얻는 사람도 있고 영원한 수치와 멸시를 당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

3 그러나 하나님의 슬기를 간직한 이들과 많은 사람을 생명의 길로 이끈 자들은 하늘의 별들처럼 언제까지나 빛나리라.

4 그러니 다니엘아, 이제 이 책을 덮어 두어라. 아예 묶어 두어라. 마지막 때가, 세상의 종말이 올 때까지 묶어 놓은 곳에 도장을 찍어 놓아라. 수많은 사람들이 어찌해야 좋을지 이리저리 헤맬 것이다. 앞일이 어찌될 줄 몰라 허둥댈 것이다. 그러나 그날이 되면 이 책을 보고 많은 이들이 깨달으리라.'

5 [세상의 끝] 그때 나 다니엘이 바라보니 두 사람이 서 있었다. 한 사람은 강 이쪽에 서 있었고 다른 사람은 강 저쪽에 서 있었다.

6 그 중 한 사람이 하얀 모시 도포를 입고 강 한가운데에 서 있는 이에게 물었다. `이 사건이 모두 다 끝나려면 얼마나 있어야 할까요?'

7 그러자 하얀 모시 도포를 입고 강 한가운데에 서 있는 이가 두 손을 하늘을 향하여 들고는 하나님께서 영원히 살아 계시다는 사실이 분명하다는 듯 그분의 이름을 들어 선언하는 말을 나는 들었다. `한 때와 두 때와 반 때가 지나야 하리라. 곧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을 박해하는 세력들이 모조리 깨어져야 이 모든 일이 끝나고 그때가 되리라.'

8 그가 하는 말을 내가 들었지만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가 여쭈어 보았다. `주여, 이 모든 일이 언제쯤 끝나겠습니까?'

9 그가 대답하였다. `다니엘아, 어서 가기나 하거라. 내가 네게 지금까지 말한 내용은 그 마지막 때까지 비밀로 봉해질 것이다.

10 많은 백성들은 이렇게 어려운 시대를 거치면서 많은 시련을 당할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이 마지막 때에 당신의 백성들을 깨끗하고 바르게 살아갈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못된 짓만 일삼던 자들은 여전히 그런 짓을 계속할 것이다. 그 못된 자들은 이 하나님의 비밀을 깨닫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슬기로운 이들 곧 하나님 편에서 살아가려 한 이들은 이 비밀을 깨달으리라.

11 매일 드리는 제사가 폐지될 때, 곧 무시무시하게 생긴 우상이 서게 될 때부터 1290일이 지나야 하리라.

12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꿋꿋하게 1335일을 견뎌 내는 사람은 참으로 복된 사람이다.

13 그러나 너는 이제 흙으로 돌아가 편히 쉬어라. 세상 끝날에 네가 부활할 것이다. 그때에는 하나님께 충성한 모든 이들이 받는 생명을 너도 나누어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