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 [성령을 보내시겠다는 약속] 데오빌로 각하, 제가 먼저 쓴 책에서 저는 예수님께서 하신 일과 가르치신 말씀을 비롯하여,

2 예수님께서 선택하신 사도들에게 성령의 힘으로 교훈을 내리신 후에 하늘로 올라가신 날까지, 예수님과 관련된 내용을 다 기록했습니다.

3 예수님께서는 고난을 받으신 후, 사도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 주셨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기가 살아 계시다는 것을 증언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사십 일 동안이나 이 사람들에게 나타나셨으며, 하나님의 나라에 관해 말씀하셨습니다.

4 어느 날, 예수님께서는 사도들과 함께 식사를 하시다가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내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선물을 기다려라. 이 약속의 내용은 내가 전에 말했고, 너희도 들은 것이다.

5 약속의 내용은 이것이다. 요한은 물로 세례를 주었지만, 너희는 얼마 안 있어 성령으로 세례를 받을 것이다.”

6 [예수님께서 하늘로 올라가시다] 사도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예수님께 물었습니다. “주님, 주님께서 이스라엘을 다시 회복시키실 때가 지금입니까?”

7 그러자 예수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때와 시기는 오직 아버지의 권한으로 정하신 것이니, 너희가 알 일이 아니다.

8 다만 성령이 너희에게 오시면, 너희는 권능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그리고 땅 끝까지 가서 내 증인이 될 것이다.”

9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하신 뒤에 그들이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셨습니다. 그가 올라가시는 모습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았습니다.

10 예수님께서 올라가실 때에 그들은 하늘만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흰옷을 입은 두 사람이 나타나 그들 곁에 섰습니다.

11 두 사람은 그들을 향해 “갈릴리 사람들이여, 왜 여기 서서 하늘을 쳐다보십니까? 여러분을 떠나 하늘로 올라가신 이 예수님께서는 여러분이 본 그대로 다시 오실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12 [새 사도가 뽑히다] 그런 뒤에 사도들은 올리브 산을 떠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갔습니다. 올리브 산은 예루살렘에서 가까워 안식일에도 걸어갈 수 있는 거리였습니다.

13 그들은 예루살렘에 들어와서 그들이 묵고 있던 다락방으로 올라갔습니다. 다락방에 모인 사람들은 베드로와 요한, 야고보와 안드레, 빌립과 도마, 바돌로매와 마태,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열심당원 시몬, 그리고 야고보의 아들 유다였습니다.

14 이 사람들은 여자들과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와 예수님의 동생들과 함께 꾸준히 한마음으로 기도하였습니다.

15 며칠 후, 약 백이십 명쯤 되는 신자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베드로가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습니다.

16 “형제 여러분, 성령께서 다윗을 통해 유다에 관해 말씀하신 것 중에, 유다가 예수님을 잡아간 사람들의 앞잡이가 될 것이라고 예언한 성경 말씀이 이루어졌습니다.

17 유다는 우리와 행동을 같이했던 사람이며, 우리처럼 사도직을 맡았던 사람이었습니다.

18 유다는 의롭지 못한 행동을 한 대가로 받은 돈으로 밭을 샀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밭에서 거꾸로 떨어져 배가 터지고 창자가 밖으로 나온 채 죽었습니다.

19 예루살렘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소문을 들어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밭을 자기들 말로 ‘아겔다마’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아겔다마’란 ‘피의 밭’이란 뜻입니다.

20 시편에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의 집을 폐허로 만드시고 아무도 그 곳에 살지 못하게 하소서!’ 또, 시편 다른 곳에는 ‘다른 사람이 그의 직책을 차지하게 하소서!’ 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21 그러므로 주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 이곳 저곳을 다니시던 동안, 우리와 같이 다녔던 사람 중에서 한 사람을 뽑아야 하겠습니다.

22 뽑힐 사람은 요한이 사람들에게 세례를 주던 때부터 예수님께서 우리를 떠나 하늘로 올라가실 때까지 우리와 함께 있던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 사람은 우리와 함께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하는 증인이 될 것입니다.”

23 그러자 사람들은 유스도라고 알려져 있고 바사바라고도 불리는 요셉과 맛디아 두 사람을 추천했습니다.

24 그 때, 사도들은 “주님, 주님께서는 모든 사람의 마음을 아십니다. 주님께서는 이 두 사람 중 누구를 선택하셨습니까?

25 자기 직분을 떠나 자기가 원래 속했던 곳으로 간 유다를 대신해서 이 사도의 직분을 맡을 사람이 누구인지를 저희에게 보여 주십시오”라고 기도했습니다.

26 기도를 마친 후, 제비를 뽑아 보니 맛디아가 뽑혔습니다. 이 때부터 맛디아는 다른 열한 사도와 함께 사도가 되었습니다.

2

1 [성령이 오심] 오순절이 되어 제자들이 한 곳에 모두 모였습니다.

2 그 때, 갑자기 하늘에서 세찬 바람 소리 같은 것이 나더니, 사람들이 앉아 있던 집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3 그리고 혀처럼 생긴 불꽃이 사람들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그 불꽃은 여러 갈래로 갈라져 그 곳에 모인 한 사람 한 사람 위에 머물렀습니다.

4 사람들은 다 성령으로 충만해졌습니다. 그리고는 성령께서 말하게 하시는 대로 자기들의 언어와 다른 외국어로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5 예루살렘에는 세계 각 나라에서 온 경건한 유대인들이 머물고 있었습니다.

6 이 말소리가 나자, 많은 군중들이 모여들었습니다. 그들은 믿는 사람들이 자기네 나라 말로 말하는 것을 듣고는 모두 놀랐습니다.

7 군중들은 너무나 놀라 이상히 여기며 말했습니다. “보시오! 말을 하는 이 사람들은 모두 갈릴리 사람들이 아닙니까?

8 그런데 우리가, 이 사람들이 저마다 우리가 사는 지방 말을 하는 것을 듣게 되니, 이것이 도대체 어찌된 일입니까?

9 우리는 바대와 메대와 엘람과 메소포타미아와 유대와 갑바도기아와 본도와 아시아와

10 브루기아와 밤빌리아와 이집트와 구레네에서 가까운 리비아 여러 지방과 로마와

11 날 때부터 유대인인 사람과 유대교로 개종한 사람과 크레타와 아라비아에서 온 사람들인데, 우리는 이 사람들이 하나님께서 행하신 크신 일을 우리 말로 말하는 것을 듣고 있습니다.”

12 사람들은 모두 놀라 어리둥절했습니다. 다만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요?”라고 말할 뿐이었습니다.

13 그러나 사람들 중에는 “저 사람들이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 하며 놀려 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14 [베드로의 설교] 베드로가 열한 명의 사도와 함께 일어서서, 군중을 향해 큰소리로 말했습니다. “유대 사람들, 그리고 예루살렘에 사는 모든 주민 여러분, 이 일을 여러분께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내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15 지금은 아침 9시밖에 되지 않았으니, 이 사람들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술에 취한 것이 아닙니다.

16 오늘 일어난 일은 바로 요엘 예언자가 예언했던 대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17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마지막 날에, 내가 내 영을 모든 사람에게 부어 주겠다. 너희의 아들과 딸들은 예언할 것이요, 너희의 젊은이들은 환상을 볼 것이요, 너희의 늙은이들은 꿈을 꿀 것이다.

18 그 날에 내 남자 종들과 여자 종들에게까지 내 영을 부어 주겠다. 그러면 그들은 예언할 것이다.

19 내가 위로 하늘에서는 기이한 일을, 아래로 땅 위에서는 표적을 보여 줄 것이다. 피와 불과 짙은 연기가 일 것이다.

20 해가 어두워지고, 달이 핏빛으로 변할 것이다. 이 일이 일어난 후에 크고 영광스런 주님의 날이 올 것이다.

21 그러나 누구든지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구원을 얻을 것이다.’

22 이스라엘 백성 여러분, 이 말을 명심해서 들으십시오. 나사렛 사람 예수님은 하나님과 같은 권위를 지니신 분이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통해 일으키신 기적과 기이한 일과 표적으로 이 사실을 여러분에게 분명히 보여 주셨습니다. 그 모든 일은 여러분 가운데서 일어났으므로, 여러분 모두가 잘 아실 것입니다.

23 이 예수님은 여러분에게 넘겨졌고, 여러분은 악한 사람들의 손을 빌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아 죽였습니다. 이 모든 일을 하나님께서는 이전부터 알고 계셨을 뿐만 아니라, 여러분이 행한 일도 하나님께서 오래 전에 세워 놓으신 계획대로 된 것이었습니다.

24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을 다시 살리셨습니다. 죽음의 고통에서 그분을 풀어 놓으셨습니다. 그것은 죽음이 예수님을 계속 붙잡아 둘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25 다윗이 예수님을 가리켜 말한 것이 있습니다. ‘나는 내 앞에 계신 주님을 항상 뵙습니다. 주님께서 내 오른편에 계시므로 내겐 흔들림이 없습니다.

26 그러므로 내 마음은 기쁨으로, 내 혀는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내 몸도 소망 속에 살 것입니다.

27 주님께서는 나를 무덤에 내버려 두지 않으시며, 주님의 거룩한 분을 썩지 않게 하실 것입니다.

28 주님께서는 내게 생명의 길을 알려 주셨습니다. 주님께서는 나와 함께 계시면서 내게 기쁨을 가득 채우실 것입니다.’

29 형제 여러분, 나는 우리 조상 다윗에 대하여 여러분에게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다윗은 죽어 땅에 묻혔으며, 그의 무덤은 오늘날까지 우리 가운데 남아 있습니다.

30 하나님께서는 다윗에게 그의 자손 가운데 한 사람을 택하여 다윗의 보좌에 앉게 하실 것이라고 맹세하셨습니다. 다윗은 예언자여서 하나님께서 맹세로 약속하신 이 내용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31 다윗은 이 내용을 미리 알고서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분은 무덤에 계속 머물러 있지 않았고, 그분의 몸은 썩지 않았다.’

32 이 말씀대로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을 다시 살리셨습니다. 우리 모두가 이 일의 증인입니다.

33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높은 곳에 올려 하나님 오른편에 앉히자, 예수님은 하나님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성령을 받아, 지금 여러분이 보고 들은 것처럼 우리에게 부어 주셨습니다.

34 다윗은 하늘로 올라가 본 적은 없었지만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내 주님께 말씀하시기를, 내 오른편에 앉아 있어라.

35 내가 네 원수들을 네 발 아래 둘 때까지.’

36 그러므로 모든 이스라엘 백성이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십자가에 못박은 이 예수님을 하나님께서는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다는 사실입니다.”

37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마음이 찔렸습니다. 그래서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에게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38 베드로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회개하고 여러분은 각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으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의 죄는 용서받을 것이며, 성령을 선물로 받게 될 것입니다.

39 이것은 여러분과 여러분의 자녀뿐만 아니라, 먼 곳에 떨어져 사는 사람들, 즉 주 우리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사람들에게 주시는 약속입니다.”

40 베드로는 이 밖에도 다른 여러 말로 그들에게 호소하고, 이 악한 세대에서 구원을 받으라고 권하였습니다.

41 베드로의 설교를 받아 들인 사람들은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 날, 믿은 사람의 수는 삼천 명이나 되었습니다.

42 사람들은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으며 서로 교제하고, 빵을 나누어 먹고 기도하는 일에 힘썼습니다.

43 [믿는 사람들의 나누는 생활] 사도들을 통해 많은 기적과 표적이 나타났습니다. 그러자 모든 사람들에게 두려운 마음이 생겼습니다.

44 믿는 사람들은 다 함께 모여 모든 물건을 공동으로 사용하며 살아갔습니다.

45 그들은 재산과 모든 소유를 팔아서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46 그들은 날마다 한마음으로 성전 뜰에 모였습니다. 그리고 집집마다 돌아가며 함께 모여 기쁘고 순수한 마음으로 식사를 같이 하였습니다.

47 그들은 하나님을 찬양하였으며, 모든 사람에게서 칭찬을 받았습니다. 주님께서는 구원 받는 사람을 날마다 늘어나게 하셨습니다.

3

1 [걷지 못하는 사람을 고친 베드로] 어느 날 오후 3시, 기도하는 시간이 되어 베드로와 요한이 성전으로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2 성전 문에는 태어날 때부터 걷지 못하는 사람이 앉아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그 사람을 날마다 메고 와서 ‘아름다운 문’이라 부르는 성전 문에 앉혀 놓고, 성전에 들어가는 사람들에게 구걸을 하게 하였습니다.

3 베드로와 요한이 막 성전으로 들어가려는 것을 보고, 걷지 못하는 사람은 그들에게 구걸을 하였습니다.

4 베드로는 요한과 함께 그 사람을 눈여겨 본 후에, “우리를 보시오”라고 말했습니다.

5 그 걷지 못하는 사람은 무언가 얻을 것을 기대하면서 두 사람을 쳐다보았습니다.

6 그러나 베드로는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은과 금은 내게 없으나, 내게 있는 것을 당신에게 주겠소.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시오.”

7 이 말을 하면서 베드로는 그 사람의 오른손을 잡아 일으켜 세웠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의 다리와 발목에 힘이 생겼습니다.

8 그 걷지 못하던 사람이 벌떡 일어나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는 두 사람과 함께 성전으로 들어가 걷기도 하고, 껑충껑충 뛰기도 하면서, 하나님을 찬양하였습니다.

9 모든 사람이 걷지 못하던 사람이 걸어다니는 것과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10 사람들은 그가 전부터 성전의 ‘아름다운 문’에 앉아 구걸하던 바로 그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서, 눈앞에서 벌어진 이 일로 인해 크게 놀라며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11 [베드로의 설교] 그 사람은 베드로와 요한을 꼭 붙들고는 놓아 주질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놀라 베드로와 요한을 보러 ‘솔로몬 행각’이라 부르는 곳으로 몰려들었습니다.

12 베드로가 이 사람들을 보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 여러분, 왜 이 일로 놀라십니까? 왜 그런 눈으로 우리를 보고 계십니까? 우리의 능력이나 우리의 경건함 때문에 이 사람이 걸을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십니까?

13 우리 조상의 하나님이신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께서 그분의 종이신 예수님을 영화롭게 하셨습니다. 여러분은 예수님을 넘겨 주어 죽게 했습니다. 빌라도가 그분을 풀어 주자고 선고했을 때도 여러분은 빌라도 앞에서 그분을 부인했습니다.

14 여러분은 거룩하고 의로우신 예수님을 풀어 주는 것을 반대하고, 그 대신 살인자를 풀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15 마침내 여러분은 생명의 주님을 죽였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분을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리셨습니다. 우리는 이 일의 증인입니다.

16 예수님의 이름을 믿는 믿음 때문에, 여러분이 보고 아는 이 사람이 건강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보시다시피 예수님의 이름과 그분을 믿는 믿음으로 이 사람이 완전한 치료를 받은 것입니다.

17 형제 여러분, 저는 여러분들이 여러분의 지도자들처럼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 잘 알지 못하여 이런 일을 행했다는 것을 압니다.

18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모든 예언자들을 통해 그리스도께서 고난을 당하실 것이라고 미리 말씀하셨던 것을 이렇게 이루셨습니다.

19 그러므로 여러분은 회개하고 하나님께로 돌아오십시오. 그리하면 여러분의 죄는 씻음받을 것입니다.

20 주님께서 주시는 새로운 때가 올 것입니다. 또 주님께서 여러분을 위해 미리 정하신 그리스도 예수를 보내 주실 것입니다.

21 예수님은 하나님께서 오래 전부터 그의 거룩한 예언자들을 통해 약속하신 대로, 모든 것을 원래의 모습대로 회복시킬 때까지 하늘에 머물러 계셔야만 합니다.

22 모세가 전에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너희 주 하나님께서 너희 형제들 중에서 나와 같은 예언자 한 사람을 세우실 것이다. 너희는 무엇이든 그분이 하시는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23 누구든지 그분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은 하나님의 백성 가운데서 끊어질 것이다.’

24 사무엘을 비롯해서 그의 뒤를 이어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 모든 예언자들이 이 시대에 대해 예언하였습니다.

25 여러분은 예언자들의 후손들이며,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조상과 맺으신 언약의 후손들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네 자손으로 말미암아 땅에 있는 모든 민족이 복을 받을 것이다.’

26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종을 세우셔서,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악한 길에서 돌이키게 하시고, 복을 주시려고 그분을 먼저 여러분에게 보내셨습니다.”

4

1 [공의회 앞에 선 베드로와 요한] 베드로와 요한이 백성들에게 말하고 있을 때, 제사장들과 성전을 경비하던 사람들과 사두개파 사람들이 몰려왔습니다.

2 그들은 두 사도가 백성들에게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가르치고 그들에게 설교하는 것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3 유대 지도자들은 베드로와 요한을 붙잡았습니다. 그러나 날이 어두워졌기 때문에 두 사람을 다음 날까지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4 그러나 베드로와 요한의 설교를 들은 사람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믿음을 갖게 되었는데, 그 수가 오천 명 정도나 되었습니다.

5 이튿날, 유대 통치자들과 장로들과 율법사들이 예루살렘에 모였습니다.

6 대제사장 안나스를 비롯하여 가야바, 요한, 알렉산더, 그리고 대제사장 가문에 속한 사람들이 다 모였습니다.

7 그들은 베드로와 요한을 앞에 세워 놓고 “도대체 너희가 무슨 능력으로, 또 누구의 이름으로 이런 일을 하느냐?”라며 심문하기 시작하였습니다.

8 s그 때, 베드로가 성령으로 충만하여 그들을 향해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백성의 통치자와 장로님들,

9 여러분이 묻고자 하는 것이 오늘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걷지 못하는 사람에게 행한 선한 일에 관한 것입니까? 그 사람이 어떻게 해서 낫게 되었는지를 묻는 것입니까?

10 그렇다면 여러분들과 모든 이스라엘 백성은 이것을 아셔야 합니다. 이 사람이 나은 것은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말미암은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여러분들은 십자가에 못박았지만, 하나님께서 다시 살리신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이 사람이 완전히 나음을 얻어 여러분 앞에 서 있습니다.

11 이 예수님은 ‘건축자들이 버린 돌이지만 집 모퉁이의 머릿돌’ 이 되셨습니다.

12 예수님 외에는, 다른 어떤 이에게서도 구원을 받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온 세상에 우리가 구원 받을 만한 다른 이름을 주신 적이 없습니다.”

13 공의회 의원들은 베드로와 요한이 교육을 받지 못한 평범한 사람인 줄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담대하게 말하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그제서야 비로소 그들은 베드로와 요한이 예수님과 함께 있던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14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걷지 못하던 사람이었다가 지금은 나은 사람이 베드로와 요한 곁에 서 있는 것을 보고는, 더 이상 아무것도 물을 수가 없었습니다.

15 그래서 그들은 베드로와 요한에게 공의회에서 나가 있으라고 한 뒤에 서로 의논하였습니다.

16 “이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좋겠소? 예루살렘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들이 큰 표적을 행한 것을 알고 있소. 그리고 우리도 그것을 부인할 수 없소.

17 하지만 이 일이 사람들 사이에 더 이상 퍼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는 예수님 이름으로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그들에게 경고해 두는 것이 좋을 듯하오.”

18 그래서 그들은 베드로와 요한을 다시 불러 절대로 예수님의 이름으로 말하지도 말고 가르치지도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19 그러나 베드로와 요한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과 여러분의 말을 듣는 것 중에,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어느 것이 더 옳은 것인지 한번 판단해 보십시오.

20 우리는 우리가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21 조금 전에 일어난 일을 본 사람들이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었기 때문에 유대 통치자들은 두 사람을 어떻게 처벌해야 할지 결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몇 마디 경고만 더 하고 사도들을 놓아 주었습니다.

22 이 기적으로 병이 나은 사람은 마흔 살이 넘은 사람이었습니다.

23 [믿는 사람들의 기도] 베드로와 요한은 유대 통치자들에게서 풀려나자, 동료들에게로 가서 대제사장과 장로들이 자기들에게 한 말을 그대로 전해 주었습니다.

24 동료들은 그 말을 듣고 소리를 높여 한마음으로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있는 모든 것을 창조하신 전능하신 주님,

25 주님께서는 주님의 종인 우리 조상 다윗의 입을 빌려 성령으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찌하여 민족들이 화를 내며, 어찌하여 백성이 헛된 계획을 세우는가?

26 세상의 왕들이 일어나며 통치자들이 주님과 그분의 그리스도를 대항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27 실제로 헤롯 안티파스와 본디오 빌라도가 이방인들과 이스라엘 백성과 합심하여 주님의 거룩한 종이며, 주님께서 기름 부어 그리스도로 세우신 예수님에 대해 음모를 꾸미기 위해 이 곳 예루살렘에 모였습니다.

28 이전에 주님께서 주님의 능력과 뜻대로 계획하신 일을 이 사람들이 그대로 행하였습니다.

29 주님, 이제 그들이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것을 굽어 살피소서. 또 주님의 종들이 주님의 말씀을 담대하게 말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소서.

30 주님의 손을 펼쳐 병을 낫게 해 주시며, 주님의 거룩한 종 예수님의 이름으로 표적과 기적을 행하소서.”

31 제자들이 기도를 마치자, 그들이 모여 있는 곳이 흔들렸습니다. 제자들은 모두 성령으로 충만해져서 하나님의 말씀을 담대하게 전하였습니다.

32 [믿는 사람들의 공동 생활] 믿는 사람들의 무리가 다 한마음과 한 정신으로, 자기 것을 자기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서로 나누어 썼습니다.

33 사도들은 계속해서 큰 능력으로 주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들에게 더 많은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34 그들 중에 부족한 것이 있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때로는 밭이나 집이 있는 사람이 밭이나 집을 팔아 판 돈을 사도들에게 가져와

35 사도들의 발 앞에 놓았습니다. 그러면 사도들은 그 돈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각각 나누어 주었습니다.

36 믿는 사람 중에 요셉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사도들은 그 사람을 바나바라고 불렀습니다. 바나바란 이름의 뜻은 ‘격려하는` 사람’입니다. 바나바는 키프로스에서 태어난 레위 지파 사람입니다.

37 요셉이 자기의 밭을 팔아 그 돈을 사도들의 발 앞에 갖다 놓았습니다.

5

1 [아나니아와 삽비라] 아나니아라는 사람과 그의 아내 삽비라도 자기들의 땅 일부분을 팔았습니다.

2 아나니아는 땅을 판 돈에서 얼마를 떼어 몰래 숨겨 놓고, 나머지만 사도들의 발 앞에 갖다 놓았습니다. 그의 아내도 이런 내막을 다 알고 있었습니다.

3 그 때, 베드로가 말했습니다. “아나니아여, 어찌하여 사탄이 그대의 마음에 가득하여 성령을 속이고 땅을 팔아 받은 돈 가운데 얼마를 떼어 놓았소?

4 그 땅은 팔기 전에도 그대의 것이었고, 판 뒤에도 그 돈을 그대 마음대로 할 수 있었소. 그런데 어찌하여 성령을 속일 마음을 먹었소? 그대는 사람을 속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속인 것이오.”

5 아나니아는 이 말을 듣자마자 쓰러져 죽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모든 사람들은 몹시 두려워했습니다.

6 젊은이 몇 사람이 들어와 그의 시체를 싸서, 밖으로 메고 나가 묻었습니다.

7 세 시간쯤 지나서 아나니아의 아내 삽비라가 들어왔습니다. 삽비라는 방금 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몰랐습니다.

8 베드로가 삽비라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그대와 그대의 남편 아나니아가 땅을 팔아서 받은 돈이 이것뿐이오?” 삽비라는 “예, 그것뿐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9 베드로가 다시 말했습니다. “어찌하여 그대와 그대의 남편은 서로 짜고 주님의 성령을 시험할 수 있단 말이오? 보시오! 그대의 남편을 장사지내고 온 사람들이 문 앞에 있으니, 그들이 그대를 메고 나갈 것이오.”

10 그 말이 끝나자마자 삽비라는 베드로 앞에 쓰러져서 죽었습니다. 그 순간 젊은이들이 들어와 삽비라가 죽은 것을 보고, 그녀를 밖으로 메고 나가 남편 곁에 묻었습니다.

11 온 교회와 이 일을 들은 모든 사람들이 큰 두려움에 사로잡혔습니다.

12 [사도들이 행한 표적과 기적] 사도들은 백성들 사이에서 많은 표적과 기적을 행했습니다. 믿는 사람들이 ‘솔로몬 행각’에 자주 모였습니다.

13 그들은 백성들에게서 칭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감히 믿는 사람들의 모임에 끼어들지 못했습니다.

14 이런 중에도 주님을 믿는 사람들은 점점 더 많아졌습니다. 그리하여 남자나 여자나 믿는 사람의 수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15 그러자 사람들은 베드로가 지나갈 때면 병자를 길에 데리고 나와 침대나 자리에 눕혀 놓고, 베드로의 그림자라도 그들에게 덮이기를 바랐습니다.

16 예루살렘 주변의 여러 마을에서도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그들은 병자와 악한 귀신에게 시달리는 사람들을 데려왔으며, 그들은 모두 고침을 받았습니다.

17 [사도들이 받은 핍박] 대제사장과 사두개파에 속한 그의 모든 동료들은 사도들을 향한 시기심이 가득하였습니다.

18 그들은 사도들을 붙잡아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19 그러나 밤중에 주님의 천사가 감옥 문을 열고, 사도들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며 말했습니다.

20 “너희는 가서 성전에 서서, 이 생명의 말씀을 백성들에게 다 전하여라.”

21 사도들은 이 말을 듣고, 아침 일찍 성전으로 가서 가르치기 시작하였습니다. 대제사장과 그의 동료들이 도착하여 이스라엘의 모든 장로로 구성된 공의회를 소집하고, 감옥으로 사람을 보내어 사도들을 데려오게 했습니다.

22 관리들이 감옥에 가 보았으나, 사도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돌아와서 그 사실을 알렸습니다.

23 “우리가 가서 보니 감옥 문이 굳게 잠겨 있었고, 간수들은 문을 지키고 서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을 열고 보니 감옥 안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24 이 말을 듣고 성전 경비대장과 제사장들은 사도들에게 일어난 일로 놀라며 당황했습니다.

25 바로 그 때, 어떤 사람이 와서 “보십시오! 여러분이 감옥에 가두었던 사람들이 성전 뜰에 서서 백성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26 그러자 성전 경비대장은 그의 부하들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 사도들을 다시 잡아 왔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사람들이 자기들에게 돌을 던질까 두려워 폭력을 쓰지는 않았습니다.

27 성전 경비대에 속한 사람들이 사도들을 데려와 공의회 앞에 세우자, 대제사장이 사도들에게 물었습니다.

28 “우리가 이 이름으로 가르치지 말라고 단단히 주의를 주었는데도, 그대들은 예루살렘을 온통 그대들의 가르침으로 채워 놓았소. 그리고 예수를 죽인 책임을 우리에게 넘기려 하고 있소.”

29 그러자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이 대답했습니다. “우리가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 복종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30 여러분이 나무에 매달아 죽인 예수님을 우리 조상의 하나님께서 다시 살리셨습니다.

31 하나님께서는 이 예수님을 높이 올리셔서 하나님 오른편에 앉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을 우리의 지도자와 구세주로 삼으셔서, 이스라엘에게 회개를 통해 죄 사함을 받게 하셨습니다.

32 우리는 이 일의 증인입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복종하는 사람에게 주신 성령 역시 그렇습니다.”

33 공의회 의원들은 이 말을 듣고 몹시 화를 내며 사도들을 죽이려 했습니다.

34 갑자기 가말리엘이라는 한 바리새파 사람이 공의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는 율법사이며 모든 백성에게 존경을 받는 사람이었습니다. 가말리엘은 사도들을 잠깐 밖에 나가 있게 하고,

35 공의회 의원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여, 여러분들이 이 사람들에게 어떤 행동을 하려 하는지 깊이 생각해 보십시오.

36 얼마 전에 드다가 출현했을 때의 일을 기억하십니까? 드다는 자기가 대단한 인물이라고 주장했고, 사백 명 가량 되는 사람이 그를 따라다녔습니다. 그러나 그가 죽임을 당하자, 그를 따르던 사람들도 뿔뿔이 흩어져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그가 벌인 운동도 흐지부지되어 버렸습니다.

37 이런 일이 있은 후에는 인구 조사를 할 때 갈릴리의 유다라는 사람이 나타나 백성들을 이끌고 다녔습니다. 그러나 그가 죽임을 당하자, 그를 따르던 사람들 역시 다 흩어지고 말았습니다.

38 그러므로 이번 일에 관하여 내가 충고하고 싶은 것은, 이 사람들에게서 손을 떼고 그대로 내버려 두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이러한 계획이나 행동이 사람에게서 온 것이라면 실패할 것이지만,

39 만에 하나 그것이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이라면, 여러분은 이 사람들이 하는 일을 막을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잘못하면 하나님과 맞서 싸우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가말리엘의 충고에 설득되었습니다.

40 그들은 사도들을 다시 공의회 안으로 불러들여서 매질을 한 후에, 다시는 예수의 이름으로 말하지 말라고 엄하게 명하고 놓아 주었습니다.

41 사도들은 예수님 때문에 모욕당하는 것을 영광이라고 생각하여 오히려 기뻐하면서 공의회를 나왔습니다.

42 그들은 날마다 성전 뜰에서, 그리고 집집마다 다니며 예수님이 바로 그리스도라는 복음의 내용을 쉬지 않고 가르치고 전했습니다

6

1 [일곱 사람을 뽑다] 날이 갈수록 제자들의 수는 늘어만 갔습니다. 그 무렵에 그리스어를 사용하는 유대인들이 히브리어를 사용하는 유대인들에게 불평을 늘어 놓았습니다. 그것은 히브리어를 사용하는 본토 유대인들이 매일 음식을 나누어 줄 때, 그리스어를 사용하는 유대인 과부들에게는 관심을 쏟지 않아, 그들이 배급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2 그래서 열두 사도가 제자들을 모두 불러서 말했습니다. “음식을 나누어 주는 일 때문에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일을 소홀히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3 그러니 형제 여러분, 여러분들 중에서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다고 인정 받은 사람 일곱 명을 뽑으십시오. 그 사람들에게 이 일을 맡기고,

4 우리는 기도하는 일과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일에 온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5 모든 사람이 이 말을 좋다고 생각해서 믿음이 좋고 성령이 충만한 스데반을 비롯하여 빌립과 브로고로와 니가노르와 디몬과 바메나와 유대인으로 개종한 안디옥 사람 니골라를 뽑았습니다.

6 사람들이 이들을 사도들 앞으로 데려오자, 사도들이 그 사람들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했습니다.

7 그후, 하나님의 말씀은 계속 퍼져 나가서 예루살렘에서 제자의 수가 많이 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대인 제사장들 중에서도 믿음을 가지게 된 사람들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8 [스데반이 붙잡히다] 스데반은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이 가득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백성들 사이에서 기적과 표적을 행하였습니다.

9 그러나 구레네와 알렉산드리아와 길리기아와 아시아 출신의 유대인들로 구성된, 이른바 ‘자유인 의 회당’ 출신 사람들 중에 스데반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합세하여 스데반과 논쟁을 하였습니다.

10 하지만 스데반이 말하는 지혜나 성령을 당해 낼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11 그래서 그들은 돈을 주고 사람들을 사서 “스데반이 모세와 하나님을 모독하는 소리를 우리가 들었습니다”라고 거짓말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12 그들은 이런 식으로 백성과 장로들과 율법사들을 화나게 만들고는, 스데반을 붙잡아 공의회로 끌고 갔습니다.

13 그들은 사람들을 시켜 이렇게 거짓 증언을 하게 했습니다. “이 사람은 항상 이 거룩한 곳인 성전과 율법에 대해 험담을 하였습니다.

14 우리는 이 사람이 나사렛 예수가 이 곳을 헐어 버릴 것이고, 또 모세가 우리에게 전해 준 여러 관습들을 뜯어 고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15 공의회에 모인 사람들 모두가 스데반을 쳐다보았습니다. 그의 얼굴은 마치 천사의 얼굴과 같았습니다.

7

1 [스데반의 설교] 대제사장이 스데반에게 “당신이 정말 이런 식으로 말했소?”라고 물었습니다.

2 스데반이 대답했습니다. “형제 여러분, 그리고 어르신들, 내 말을 들어 보십시오. 우리의 조상 아브라함이 하란에서 살기 전, 아직 메소포타미아에 있을 때에 영광의 하나님께서 그에게 나타나셨습니다.

3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네 고향과 친척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거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4 그래서 아브라함은 갈대아 땅을 떠나 하란으로 가서 살았습니다. 아브라함의 아버지가 죽은 후에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을 지금 여러분이 살고 있는 이 땅으로 보내셨습니다.

5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이 곳에서 손바닥만한 땅도 유산으로 물려주지 않고, 아브라함과 그의 자손에게 장차 이 땅을 주시겠다는 약속만 하셨습니다. 그 때는 아브라함에게 아직 자식이 없었습니다.

6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네 자손이 남의 땅에서 나그네로 지낼 것이다. 그 곳 백성이 사백 년 동안 네 자손을 종으로 삼을 것이며, 네 자손을 학대할 것이다.

7 그러나 네 자손을 종으로 삼는 그 백성을 내가 심판하겠다.’ 하나님께서는 계속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후에 네 자손이 그 땅에서 나와 이 곳에서 나를 섬길 것이다.’

8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언약의 표시로 할례를 받게 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은 아들 이삭을 낳고, 팔 일째 되는 날에 그에게 할례를 베풀었습니다. 이삭도 자기 아들 야곱에게 할례를 베풀었고, 야곱도 자기 아들들, 곧 우리의 조상이 되시는 열두 족장들에게 할례를 베풀었습니다.

9 열두 족장들은 요셉을 시기하여 그를 이집트에 종으로 팔아 버렸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요셉과 함께 계셨습니다.

10 요셉은 그 곳에서 많은 어려움을 당했으나 하나님께서 그 때마다 구해 주셨습니다. 또 하나님께서 요셉에게 지혜를 주셔서 이집트 왕 파라오에게 사랑을 받게 하셨습니다. 이집트 왕은 요셉을 총리로 삼아 이집트와 왕궁을 다스리게 했습니다.

11 그 때에 온 이집트와 가나안 땅에 큰 가뭄이 들어 사람들이 몹시 고통을 당했습니다. 우리 조상들도 먹을 것이 없었습니다.

12 그러다가 야곱이 이집트에 곡식이 있다는 말을 듣고, 처음으로 우리의 족장들을 이집트로 보냈습니다.

13 그들이 두 번째로 이집트에 갔을 때에 요셉이 형제들에게 자기의 정체를 밝혔습니다. 이집트 왕 파라오도 요셉의 가족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14 이 일이 일어난 후, 요셉은 형들을 보내어 자기 아버지 야곱과 식구 일흔다섯 명 전부 이집트로 모셔 오게 했습니다.

15 그리하여 야곱은 이집트로 내려갔고, 야곱과 우리 족장들은 거기서 살다가 죽었습니다.

16 그 뒤에 그들의 시체는 세겜으로 옮겨져서 한 무덤에 묻혔습니다. 그 무덤은 아브라함이 돈을 주고 세겜에 사는 하몰의 자손에게서 산 무덤입니다.

17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하신 약속이 이루어질 때가 가까워졌을 때에 이집트에 살고 있는 우리 민족의 수는 크게 늘어났습니다.

18 그러다가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이 이집트를 다스리기 시작했습니다.

19 이 왕은 교묘하게 우리 백성을 속였고, 우리 조상들을 학대하여 갓난아기들을 내다 버려 죽이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20 이 시기에 모세가 태어났습니다. 모세는 평범한 아기가 아니었습니다. 모세의 부모는 그를 세 달 동안 집에서 숨겨 길렀습니다.

21 그러나 더 이상 숨길 수가 없어서 모세를 밖에 내다 버리자, 파라오의 딸이 모세를 데려다가 자기의 아들로 삼아 길렀습니다.

22 모세는 이집트 사람들의 모든 지혜를 배워 말에나 행동에서 뛰어난 능력을 나타냈습니다.

23 모세가 사십 세가 되었을 때, 그는 자기 동족인 이스라엘 백성을 돌보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24 모세는 어떤 이스라엘 사람이 이집트 사람에게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이스라엘 사람을 보호하려고 이집트 사람을 때려 죽여 원수를 갚아 주었습니다.

25 모세는 자기 동족들이 하나님께서 자기를 사용하여 그들을 구원해 주신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깨닫지 못했습니다.

26 이튿날, 모세는 이스라엘 사람 두 명이 서로 싸우는 것을 보고 그들을 화해시키려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러분, 당신들은 같은 동포인데 어찌하여 서로를 해치려고 합니까?’

27 그러자 동료에게 해를 입히던 사람이 모세를 떠밀며 말했습니다. ‘누가 당신을 우리의 지도자와 재판관으로 세웠소?

28 어제 이집트 사람을 죽인 것처럼, 오늘은 나를 죽일 참이요?’

29 모세는 그 말을 듣고 이집트를 떠나 미디안 땅으로 도망쳤습니다. 모세는 그 곳에서 나그네로 살면서 아들을 둘 낳았습니다.

30 사십 년이 지난 뒤에, 시내 산 근처에 있는 광야에서 한 천사가 가시나무 떨기 불꽃 가운데 모세에게 나타났습니다.

31 모세가 그 모습을 보고 놀라 좀더 자세히 살펴보려고 가까이 다가갔을 때, 주님의 음성이 들려 왔습니다.

32 ‘나는 너의 조상의 하나님, 곧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니라.’ 모세는 두려워 떨기 시작했습니다. 감히 얼굴을 들어 소리 나는 곳을 바라보지 못하였습니다.

33 그 때,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네 발의 신을 벗어라.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곳이다.

34 나는 이집트에 있는 내 백성이 학대받는 것을 보았고, 그들이 부르짖는 소리를 들었다. 나는 내 백성을 해방시키러 내려왔다. 이제 내가 너를 다시 이집트로 보내겠다.’

35 하나님께서 보내신 이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누가 당신을 우리의 지도자와 재판관으로 세웠소?’라고 하면서 저버린 바로 그 모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떨기나무 가운데 그에게 나타난 천사를 통하여 이 모세를 지도자와 해방자로 삼으시고, 그들에게 보내셨습니다.

36 그래서 모세는 백성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냈습니다. 모세는 이집트에서, 홍해에서, 그리고 사십 년 동안, 광야에서 많은 기적과 표적을 행하였습니다.

37 바로 이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께서 너희 가운데서 나와 같은 예언자를 세워 주실 것이다’라고 말한 사람입니다.

38 이 모세는 시내 산에서 그에게 말씀을 전해 주던 천사와 우리 조상들과 함께 광야 교회에 있었습니다. 모세는 생명의 말씀을 받아 우리에게 전해 주었습니다.

39 그러나 우리 조상들은 모세에게 순종하기를 거부하고 모세를 저버렸습니다. 그들은 마음속으로 이집트로 돌아가려 했습니다.

40 그들은 아론에게 ‘우리를 이집트에서 인도해 낸 모세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으니 우리를 인도할 신을 만들어 주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41 그들이 송아지처럼 생긴 우상을 만든 것이 바로 그 때였습니다. 그들은 송아지 우상에게 제물을 바치고, 자기들의 손으로 만든 것을 섬기며 즐거워하였습니다.

42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서 돌아서시고, 그들이 천체들을 섬기게 내버려 두셨습니다. 그것은 예언자들의 책에 적힌 것과 같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아, 너희가 광야에 사십 년 동안, 있을 때에 나에게 희생 제물과 예물을 가져온 적이 있느냐?

43 너희는 너희가 예배하려고 만든 몰록의 신당과 별의 신 레판의 우상들을 섬겼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를 바빌론 저편으로 포로로 보낼 것이다.’

44 우리 조상들이 광야에서 지낼 때에 증거의 장막이 그들 곁에 있었습니다. 그 장막은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셔서 만들게 하신 장막입니다. 이 장막은 모세가 하나님께서 보여 주신 모형을 따라 만든 것입니다.

45 그후에 여호수아의 인도에 따라 우리 조상들이 이 장막을 가지고 가나안 땅에 들어갈 때에, 하나님께서 그 땅에 살고 있던 여러 민족을 쫓아 내셨습니다. 이 장막은 다윗 시대까지 그 땅에 있었습니다.

46 다윗은 하나님 앞에서 은혜를 받은 사람이었습니다. 다윗은 야곱의 집을 위해 하나님의 처소를 짓게 해 달라고 간구하였습니다.

47 정작 하나님을 위해 집을 지은 사람은 솔로몬이었습니다.

48 하지만 예언자가 말한 것처럼 가장 높으신 하나님께서는 사람이 손으로 지은 집에 살지 않으십니다.

49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하늘은 내 보좌요, 땅은 내 발판이다. 너희가 나를 위해 무슨 집을 지을 수 있겠느냐? 내가 쉴 곳이 어디겠느냐?

50 이 모든 것이 다 내가 만든 것이 아니냐?’

51 고집 센 사람들이여, 여러분들의 마음은 어찌 그리 완악하며 귀는 꽉 막혔습니까? 여러분들은 여러분의 조상들처럼 항상 성령을 거역하고 있습니다.

52 여러분의 조상들이 핍박하지 않은 예언자가 한 사람이나 있었습니까? 그들은 심지어 의인이 올 것을 예언한 사람들을 죽이기까지 했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바로 그 의인조차도 알아보지 못하고 배반하여 죽였습니다.

53 여러분은 천사들이 전해 준 모세의 율법을 받고도 그것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54 [스데반의 순교] 공의회 의원들은 스데반이 하는 말을 듣고 몹시 화가 나서 스데반을 보며 이를 갈았습니다.

55 그러나 스데반은 성령이 충만하여 하늘을 쳐다보았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영광과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오른편에 서 계신 것을 보았습니다.

56 스데반이 외쳤습니다. “보십시오.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오른편에 ‘인자’가 서 계신 것이 보입니다.”

57 그러나 사람들은 귀를 막고 큰소리를 지르며, 모두가 스데반에게 달려들었습니다.

58 그들은 스데반을 성 밖으로 끌고 나가서 그를 향하여 돌을 던졌습니다. 증인들은 자기들의 옷을 벗어 사울이라는 젊은이의 발 앞에 놓았습니다.

59 사람들이 스데반을 돌로 칠 때, 스데반은 “주 예수님, 내 영혼을 받아 주십시오”라고 기도했습니다.

60 스데반은 무릎을 꿇고 큰소리로 “주님, 이 죄를 이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라고 외쳤습니다. 이 말을 하고 스데반은 잠들었습니다.

8

1 사울은 스데반이 죽임당한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교회를 핍박하는 사울] 그 날에 예루살렘 교회에 큰 박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사도들을 빼고는 모든 믿는 사람들이 유대와 사마리아 지방으로 흩어졌습니다.

2 경건한 사람들이 스데반을 묻어 주고 그를 생각하며 통곡하였습니다.

3 한편, 사울은 교회를 없애 버리려고 집집마다 찾아다니면서 남자든 여자든 닥치는 대로 끌어 내어 감옥에 넣었습니다.

4 [사마리아에 복음을 전하는 빌립] 흩어진 사람들은 어디를 가든지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5 빌립은 사마리아 성으로 가서, 그 곳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를 전파했습니다.

6 사마리아 사람들은 빌립이 하는 말을 듣고 그가 행하는 기적을 보자, 한마음으로 빌립의 말을 귀담아 들었습니다.

7 이는 그가 악한 귀신에 사로잡힌 사람들에게서 그 귀신들을 쫓아 냈기 때문입니다. 귀신들은 큰소리를 지르며 몸에서 빠져 나갔습니다. 빌립은 중풍에 걸린 사람과 다리 저는 사람들도 많이 고쳐 주었습니다.

8 사마리아 성에는 큰 기쁨이 넘쳤습니다.

9 사마리아 성에 시몬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빌립이 사마리아에 오기 전만 해도 시몬은 성에서 마술을 하면서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하고, 스스로 위대한 인물이라고 하면서 잘난 체하던 사람이었습니다.

10 낮은 사람에서부터 높은 사람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 사람이야말로 ‘큰 능력’으로 알려진 하나님의 능력을 받은 사람이다”라고 소리를 지르곤 했습니다. 시몬은 백성의 관심을 한몸에 받던 사람이었습니다.

11 시몬이 오랫동안 마술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를 따랐습니다.

12 그러나 빌립이 그들에게 하나님의 나라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에 관한 ‘복음’을 전하자,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다 빌립의 말을 믿고 세례를 받았습니다.

13 시몬도 믿고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는 빌립을 따라다니며 빌립이 일으키는 표적과 큰 능력을 보고 놀랐습니다.

14 사마리아 사람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예루살렘에 남아 있던 사도들은 베드로와 요한을 그들에게 보냈습니다.

15 사마리아에 도착한 베드로와 요한은 사마리아 사람들이 성령을 받게 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16 이는 그들이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세례만 받았을 뿐, 아직 그들에게 성령이 내려오시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17 두 사도가 그들에게 손을 얹자, 사마리아 사람들이 성령을 받았습니다.

18 시몬은 사도들이 손을 얹자, 성령이 내려오시는 것을 보고 사도들에게 돈을 주면서

19 “이런 권능을 내게도 주셔서, 내가 손을 얹는 사람도 성령을 받을 수 있게 해 주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20 베드로가 그에게 대답했습니다. “그대가 하나님의 선물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 그대는 돈과 함께 망할 것이오.

21 그대의 마음이 하나님 앞에서 바르지 못하니, 그대는 이 일을 우리와 함께 할 수 없소.

22 그대는 이 악한 생각을 회개하고 주님께 기도하시오. 그러면 그대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이런 생각을 주님께서 용서해 주실지도 모르오.

23 내가 보니 그대는 악한 뜻을 품고 있으며, 죄에 사로잡혀 있소.”

24 그러자 시몬이 대답했습니다. “두 분이 하신 말씀이 제게 일어나지 않도록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25 베드로와 요한은 주님의 말씀을 증언하고 전한 뒤에, 예루살렘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들은 돌아가는 길에도 사마리아의 여러 마을에 들러 복음을 전했습니다.

26 [빌립이 에티오피아 사람에게 성경을 가르침] 주님의 천사가 빌립에게 말했습니다. “일어나 예루살렘에서 가사로 내려가는 남쪽 길로 가거라. 그 길은 광야 길이다.”

27 빌립이 일어나 가다가 길에서 에티오피아 사람 하나를 만났습니다. 그는 에티오피아의 여왕 간다게의 높은 관리로서, 여왕의 재정을 맡은 사람이었는데, 내시였습니다. 그는 예루살렘에 예배드리러 왔다가

28 본국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그는 마차에 앉아서 예언자 이사야의 글을 읽고 있었습니다.

29 성령이 빌립에게 “저 마차로 가까이 가거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30 빌립이 달려가서 그 사람이 예언자 이사야의 글을 읽는 것을 듣고 “지금 읽고 있는 것을 이해하십니까?”라고 물었습니다.

31 그는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는데 제가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는 빌립에게 마차에 올라와 자기 곁에 앉으라고 부탁했습니다.

32 그가 읽던 성경 구절은 이것이었습니다. “그는 도살장으로 가는 양처럼 끌려갔다. 털을 깎는 사람 앞에 있는 양처럼 잠잠했으며, 입을 열지 않았다.

33 그는 모욕을 당하고 바른 재판을 받지 못했으니, 누가 감히 그의 후손에 대해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이 땅 위에서 그의 삶은 끝났다.”

34 에티오피아 내시가 빌립에게 물었습니다. “이 말은 누구를 두고 한 말입니까? 예언자 자신을 두고 한 말입니까, 아니면 다른 사람을 두고 한 말입니까?”

35 빌립이 입을 열어 이 성경 구절로부터 시작해서 그 사람에게 예수님에 관한 복음을 전했습니다.

36 그들이 길을 가다가 물이 있는 곳에 이르자 내시가 말했습니다. “보십시오. 여기 물이 있습니다. 제가 세례를 받는 데 장애 될 만한 것이 있습니까?”

37 (없음)

38 내시는 마차를 세우게 했습니다. 빌립은 내시와 함께 물로 내려가 그에게 세례를 베풀었습니다.

39 그들이 물에서 올라오니, 주의 영이 순식간에 빌립을 어디론가 데려가셨습니다. 내시는 빌립을 다시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기쁨에 차서 가던 길을 계속 갔습니다.

40 빌립은 아소도라는 성에 나타나, 거기에서부터 가이사랴에 이르기까지 온 마을을 다니면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9

1 [사울의 회개] 사울은 여전히 주님의 제자들을 죽이겠다는 생각으로 그들을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대제사장에게 가서

2 다마스커스의 여러 회당에 보내는 편지를 써 달라고 했습니다. 남자든 여자든 그 도를 따르는 사람이 있으면, 닥치는 대로 붙잡아서 예루살렘으로 끌고 오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습니다.

3 사울이 길을 떠나 다마스커스 가까이에 이르렀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하늘로부터 밝은 빛이 사울을 둘러 비췄습니다.

4 사울은 땅에 엎드렸습니다. 그 때, “사울아, 사울아, 네가 왜 나를 박해하느냐?” 하는 소리가 뚜렷이 들렸습니다.

5 사울은 “주님은 누구십니까?”라고 물었습니다.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다.

6 일어나 성으로 들어가거라. 네가 해야 할 일을 일러 줄 사람이 있을 것이다”라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7 사울과 함께 길을 가던 사람들은 무슨 소리가 나는 것 같은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므로 깜짝 놀라 말도 못하고 가만히 서 있었습니다.

8 사울은 땅에서 일어나 눈을 떴으나 아무것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울과 함께 있던 사람들이 그의 손을 잡고 다마스커스로 데려갔습니다.

9 사울은 삼 일 동안, 앞을 보지 못했으며, 먹지도 마시지도 않았습니다.

10 다마스커스에 아나니아라는 어떤 제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주님께서 환상 중에 “아나니아야!” 하고 부르셨습니다. 아나니아는 “주님, 제가 여기 있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11 주님께서 아나니아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일어나 ‘곧은 길’이라고 하는 거리로 가거라. 그리고 유다의 집에서 사울이라는 다소 사람을 찾아라. 그가 지금 거기서 기도하고 있다.

12 그가 환상 속에서 아나니아라는 사람이 찾아와 그에게 손을 얹어서 그의 시력이 회복되는 것을 보았다.”

13 아나니아가 대답했습니다. “주님, 제가 많은 사람들에게서 그 사람에 관한 소문을 들었는데, 그가 예루살렘에 있는 주님의 성도들에게 많은 해를 입혔다고 합니다.

14 그리고 그 사람은 대제사장들에게서 주님의 이름을 믿는 모든 사람들을 잡아갈 수 있는 권한을 받아 가지고 이 곳에 왔다고 합니다.”

15 그러나 주님께서 아나니아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가거라. 그는 이방 사람들과 여러 왕들과 이스라엘 백성 앞에서 나의 이름을 전하도록 선택된 나의 도구이다.

16 그가 내 이름을 위해 얼마나 많은 고난을 당해야 할지를 내가 그에게 보여 주겠다.”

17 아나니아는 그 곳을 떠나 사울이 있는 집으로 가서 사울에게 손을 얹고 말했습니다. “사울 형제여, 그대가 이리로 오는 길에 나타나셨던 주 예수님께서 나를 보내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나를 보내신 것은 그대의 시력을 다시 회복하고, 성령으로 충만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18 그러자 곧 사울의 눈에서 비늘 같은 것이 떨어져 나가고, 사울은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사울은 일어나 세례를 받았습니다.

19 그는 음식을 먹고 기운을 되찾았습니다. [다마스커스에서 설교하는 사울] 사울은 며칠 동안 다마스커스에 있는 제자들과 함께 지냈습니다.

20 그는 곧바로 회당에서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다”라고 선포하기 시작했습니다.

21 사울의 설교를 들은 사람들은 놀라서 물었습니다. “이 사람은 예루살렘에서 예수님을 믿던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죽이던 사람이 아닙니까? 그가 이 곳에 온 것도 제자들을 붙잡아서 대제사장들에게 넘겨 주려는 것이 아니었습니까?”

22 그러나 사울은 더욱 힘을 얻어 예수님이 그리스도인 것을 증명하므로, 다마스커스에 사는 유대인들은 당황스러워했습니다.

23 [도망가는 사울] 여러 날이 지난 뒤, 유대인들은 사울을 죽이기로 모의하였습니다.

24 그러나 사울은 그들의 계획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사울을 죽이려고 밤낮으로 성문을 철저히 지켰습니다.

25 어느 날 밤, 사울의 제자들이 광주리에 사울을 담아 성벽에 난 구멍을 통해 그를 성 밖으로 달아 내렸습니다.

26 [예루살렘으로 간 사울] 사울은 예루살렘으로 가서 그 곳의 제자들과 어울리려 했으나, 그들은 사울이 제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고 모두 사울을 두려워했습니다.

27 하지만 바나바는 사울을 데리고 사도들에게로 갔습니다. 바나바는 사도들에게 사울이 길에서 주님을 본 것과, 주님께서 사울에게 하신 말씀과, 사울이 다마스커스에서 담대하게 예수님의 이름을 전한 일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28 이렇게 해서 사울은 제자들과 함께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는 예루살렘을 자유롭게 다니면서 주 예수님의 이름을 담대하게 전했습니다.

29 사울은 그리스 말을 하는 유대인들과 이야기도 하고 논쟁을 벌이기도 하였으나, 그들은 사울을 죽이려고 했습니다.

30 형제들이 이 사실을 알고, 사울을 가이사랴로 데려갔다가 다시 다소로 보냈습니다.

31 그러는 동안, 유대와 갈릴리와 사마리아에 있는 교회들이 평화를 되찾았으며, 터전을 든든하게 잡았습니다. 교회는 주님을 두려워하며 성령의 위로를 받아 믿는 사람들의 수가 점점 늘어났습니다.

32 [중풍병 환자를 고친 베드로] 베드로가 여러 지방을 두루 다니다가 룻다에 사는 성도들에게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33 거기서 베드로는 애니아라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애니아는 중풍에 걸려 팔 년 동안 일어나지 못하고 누워 지내던 사람이었습니다.

34 베드로가 그에게 “애니아여,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대를 고쳐 주실 거요. 일어나 자리를 정돈하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애니아가 곧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35 룻다와 사론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그를 보고 주님께로 돌아왔습니다.

36 [욥바로 간 베드로] 욥바에 다비다라는 여제자가 있었습니다. 그 이름은 그리스어로 하면 도르가인데, 그 뜻은 ‘사슴’입니다. 다비다는 언제나 착한 일을 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일에 힘썼습니다.

37 베드로가 룻다에 머물고 있는 동안, 다비다가 병이 들어 죽고 말았습니다. 사람들은 다비다의 시신을 씻어 다락방에 두었습니다.

38 룻다는 욥바에서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욥바에 사는 제자들이 베드로가 룻다에 있다는 말을 듣고 두 사람을 베드로에게 보내어 속히 와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39 베드로가 일어나 그들과 함께 욥바로 갔습니다. 베드로가 그 곳에 이르자 사람들이 그를 다락방으로 안내했습니다. 과부들은 베드로의 곁에 서서 울며 도르가가 살아 있을 때, 만든 여러 옷가지들을 베드로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40 베드로는 사람들을 모두 내보낸 뒤에 무릎을 꿇고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시신을 향해 몸을 돌려 “다비다여, 일어나시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다비다가 눈을 떠서 베드로를 보더니 일어나 앉았습니다.

41 베드로가 손을 내밀어 다비다를 일으키고, 성도들과 과부들을 불러서 다비다가 살아난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42 이 소식이 욥바 전체에 알려지자 많은 사람이 주님을 믿었습니다.

43 베드로는 욥바에 있는 여러 날 동안, 가죽 제품을 만드는 시몬의 집에서 묵었습니다.

10

1 [베드로를 초대한 고넬료] 가이사랴에 고넬료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이탈리아 부대’인 로마 군대의 백부장이었습니다.

2 고넬료는 경건한 사람이었습니다. 그와 그의 집에 사는 모든 사람이 하나님을 공경하고 경외하였습니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돈을 주었고, 늘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3 어느 날 오후 3시쯤, 고넬료는 환상을 보았습니다. 그는 환상 속에서 하나님의 천사가 다가와 “고넬료야!”라며 부르는 소리를 똑똑히 들었습니다.

4 고넬료는 두려움 속에서 천사를 쳐다보았습니다. 고넬료는 “주님, 무슨 일이십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천사가 대답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네 기도를 들으셨다. 네가 가난한 사람들을 도운 것을 보셨으며, 너를 기억하셨다.

5 지금 사람을 욥바로 보내어 베드로라고 하는 시몬을 모셔 오너라.

6 그는 가죽 제품을 만드는 시몬이라는 사람의 집에 묵고 있는데, 시몬의 집은 바닷가에 있다.”

7 자기에게 말하던 천사가 떠나가자, 고넬료는 하인 두 사람과 자기 부하 중에서 경건한 군인 한 사람을 불렀습니다.

8 고넬료는 그들에게 모든 일을 이야기해 준 뒤에 그들을 욥바로 보냈습니다.

9 이튿날 낮 12시쯤, 고넬료가 보낸 사람들이 욥바 근처에 이르렀을 때에, 베드로는 기도하러 지붕으로 올라가 있었습니다.

10 베드로는 배가 고파 무엇이라도 좀 먹었으면 하던 참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음식을 준비하고 있던 중에, 베드로는 환상을 보았습니다.

11 베드로는 하늘이 열리고, 큰 보자기 같은 것이 네 모퉁이가 묶여 땅으로 내려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12 그 안에는 갖가지 네 발 달린 짐승들과 땅에 기어다니는 파충류와 날짐승들이 들어 있었습니다.

13 그 때, 베드로에게 음성이 들려 왔습니다. “베드로야, 일어나 그것들을 잡아먹어라.”

14 이에 대해 베드로는 “주님, 그렇게는 못하겠습니다. 저는 속되거나 부정한 것을 지금까지 먹은 적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15 두 번째로 음성이 들려 왔습니다.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하신 것을 ‘속된 것이다’라고 하지 마라.”

16 이런 일이 세 번 있은 뒤에 보자기는 즉시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17 자기가 본 환상이 무슨 뜻일까 하고 베드로가 곰곰이 생각하고 있을 때, 고넬료가 보낸 사람들이 시몬의 집을 찾아와 문 앞에 서 있었습니다.

18 그들은 문 밖에서 “베드로라는 시몬이 여기 계십니까?”라고 소리쳐 물었습니다.

19 베드로가 아직 그 환상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데 성령이 베드로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시몬아, 세 사람이 너를 찾고 있다.

20 일어나 내려가거라. 그들은 내가 보낸 사람들이니, 주저하지 말고 그들을 따라가거라.”

21 베드로가 그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내려가 말했습니다. “내가 그대들이 찾는 사람입니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22 그 사람들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희는 고넬료라는 로마 백부장이 보낸 사람들입니다. 고넬료는 의로운 사람이며,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모든 유대인들에게도 존경을 받는 사람입니다. 한 거룩한 천사가 고넬료에게 당신을 집으로 모셔다가 당신이 하시는 말씀을 들으라고 분부하였습니다.”

23 [고넬료의 집에 간 베드로] 그러자 베드로는 그들을 집 안으로 불러들여 묵게 했습니다. 이튿날 베드로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과 함께 고넬료의 집을 향해 출발하였습니다. 욥바에서 온 형제 몇 명도 베드로를 따라갔습니다.

24 그들은 다음 날, 가이사랴에 도착했습니다. 고넬료는 친척과 친구들을 불러 놓고 베드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25 베드로가 안으로 들어가자, 고넬료가 그를 맞이했습니다. 그는 베드로의 발 앞에 엎드려 절했습니다.

26 베드로가 그를 일으켜 세우며 “일어나십시오. 나도 사람일 뿐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27 베드로가 고넬료와 말하면서 집 안으로 들어가 보니,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습니다.

28 이들을 향해 베드로가 말했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유대인이 이방 사람을 사귀거나 그의 집에 찾아가는 것은 유대 법에 어긋나는 일입니다만,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어떤 사람도 속되거나 부정하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 주셨습니다.

29 그래서 여러분이 저를 불렀을 때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따라온 것입니다. 자, 무슨 일로 저를 부르셨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30 고넬료가 말했습니다. “사 일 전 이맘때쯤, 그러니까 오후 3시쯤에 집에서 기도하고 있는데, 갑자기 눈부신 옷을 입은 사람이 제 앞에 서 계셨습니다.

31 그는 ‘고넬료야, 하나님께서 네 기도를 들으셨고, 네가 가난한 사람들을 도운 것을 하나님께서 보시고, 너를 기억하셨다.

32 지금 사람을 욥바로 보내어, 베드로라고 하는 시몬을 모셔 오너라. 그는 가죽 제품을 만드는 시몬이라는 사람의 집에 묵고 있으며, 시몬의 집은 바닷가에 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33 그래서 나는 곧 당신에게 사람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와 주셨으니, 참 잘하셨습니다. 이제 우리 모든 사람은 주님께서 당신에게 하라고 명령하신 모든 말씀을 들으려고 하나님 앞에 모였습니다.”

34 [베드로의 설교] 베드로가 입을 열어 말했습니다. “나는 참으로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외모로 차별하지 않는 분이시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35 하나님께서는 어느 나라 사람이든지 하나님을 경외하고 의로운 일을 하는 사람을 받아 주십니다.

36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말씀을 보내시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평화의 복음을 선포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모든 백성의 주님이십니다.

37 여러분은 요한이 세례에 관해 설교한 이후, 갈릴리에서 시작하여 온 유대 땅에 걸쳐 발생한 큰 사건을 아실 것입니다.

38 하나님께서는 나사렛 사람인 예수님에게 성령과 능력으로 기름 부으셨습니다. 그분은 두루 다니시면서 선한 일을 하셨고, 귀신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고쳐 주셨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예수님과 함께 계셨기 때문입니다.

39 우리는 예수님께서 유대와 예루살렘에서 하신 모든 일을 목격한 증인입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나무에 매달아 죽였지만,

40 삼 일째 되는 날에 하나님께서는 이 예수님을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셔서, 사람들 앞에 나타나게 하셨습니다.

41 그러나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들에게 나타나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미 증인으로 택하신 우리들에게만 보이셨습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죽으셨다가 다시 살아나신 뒤에 그분과 함께 먹고 마셨습니다.

42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명하시기를, 하나님께서 이 예수님을 살아 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의 심판자로 세우셨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전파하고 증언하라고 하셨습니다.

43 모든 예언자들도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다 그분의 이름으로 죄를 용서받는다고 증언했습니다.

44 [이방 사람들이 성령을 받음] 베드로가 이런 말을 하고 있을 때, 말씀을 듣고 있던 모든 사람들 위에 성령께서 내려오셨습니다.

45 베드로와 함께 온 할례받은 신자들은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신 성령을 이방 사람에게까지 부어 주시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46 이방인들이 방언을 말하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을 그들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 때, 베드로가 말했습니다.

47 “이 사람들이 우리와 마찬가지로 성령을 받았으니, 이들에게 물로 세례를 주는 것을 누군들 막을 수 있겠습니까?”

48 베드로는 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으라고 명하였습니다. 그 때, 그들은 베드로에게 자기들과 함께 며칠 더 머물다 가라고 부탁했습니다.

11

1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베드로] 사도들과 유대에 있는 사도들과 형제들이 이방인들도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였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2 그래서 베드로가 예루살렘에 올라가자, 할례받은 신자들이 베드로를 비난했습니다.

3 그들은 베드로에게 “당신은 할례받지 않은 사람의 집에 들어가 함께 식사를 하였소”라고 말했습니다.

4 그래서 베드로는 모든 사실을 질서 정연하게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5 “내가 욥바에서 기도를 하고 있는 중에 환상을 보았습니다. 하늘에서 큰 보자기 같은 것이 네 모퉁이가 묶인 채 내 앞에까지 내려왔습니다.

6 그 속을 들여다보니 거기에는 네 발 달린 짐승들과 땅에 기어다니는 파충류와 날짐승들이 들어 있었습니다.

7 그 때에 ‘베드로야, 일어나 그것들을 잡아 먹어라’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8 그러나 나는 ‘주님, 그렇게는 못하겠습니다. 저는 속되거나 부정한 것을 지금까지 먹은 적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9 그러자 하늘에서 다시 음성이 들려 왔습니다.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하신 것을 속된 것이라고 하지 마라.’

10 이런 일이 세 번 있은 뒤에 모든 것이 다시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11 바로 그 순간, 내가 묵고 있던 집에 세 사람이 찾아왔습니다. 그들은 가이사랴에서 내게 심부름을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12 성령께서 나에게 주저하지 말고 그들을 따라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에 있는 형제 여섯 사람도 나와 함께 고넬료의 집으로 갔습니다.

13 고넬료는 우리에게 천사를 본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천사가 그에게 와서 서더니 ‘사람을 욥바로 보내어 베드로라고 하는 시몬을 데려오너라.

14 그가 네게 너와 네 온 집이 구원 받을 말씀을 전해 줄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15 내가 입을 열어 말하자, 성령께서 처음에 우리에게 내리셨던 것과 똑같이 그들에게도 내리셨습니다.

16 그 때, 나는 ‘요한은 물로 세례를 주었으나, 너희는 성령으로 세례를 받을 것이다’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17 하나님께서 우리가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었을 때에 주신 것과 똑같은 선물을 그들에게도 주셨는데, 내가 누구이기에 감히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막을 수 있겠습니까?”

18 할례받은 신자들은 베드로의 말을 다 듣더니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졌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찬양하며, “이제 하나님께서는 이방인에게도 생명에 이르는 회개를 주셨다”라고 말했습니다.

19 [안디옥 교회] 스데반의 일로 발생한 박해 때문에 많은 신자들이 흩어졌습니다. 그들은 베니게와 키프로스와 안디옥까지 피해 가서는 오직 유대인에게만 말씀을 전했습니다.

20 그들 중에는 키프로스와 구레네 출신 사람이 있었는데, 이들은 안디옥에 이르러 그리스 사람들에게도 주 예수님에 관한 복음을 전했습니다.

21 주님의 손길이 그들과 함께 하셨으므로, 많은 사람들이 믿고 주님께로 돌아왔습니다.

22 이 소식이 예루살렘에 전해지자, 교회는 바나바를 안디옥으로 보냈습니다.

23 그는 안디옥에 도착하여 하나님의 은혜가 내린 것을 보고 기뻐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에게 “마음을 굳게 하여 주님을 의지하십시오”라고 격려했습니다.

24 바나바는 착한 사람이요,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주님께로 돌아왔습니다.

25 바나바는 사울을 찾으러 다소로 갔습니다.

26 사울을 찾은 바나바는 사울을 안디옥으로 데려왔습니다. 두 사람은 일 년 동안, 교회에 머물면서 많은 사람을 가르쳤습니다. 제자들은 안디옥에서 처음으로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렸습니다.

27 그 무렵, 예언자 몇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안디옥으로 왔습니다.

28 그 중에 아가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한번은 아가보가 일어나 성령의 감동을 받아 예언하기를, 온 세상에 큰 기근이 닥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글라우디오가 황제가 되었을 때에 기근이 발생하였습니다.

29 제자들은 자기 형편대로 헌금하여 유대에 사는 형제들을 돕기로 결정하였습니다.

30 그들은 돈을 모아서 바나바와 사울 편에 예루살렘에 있는 교회의 장로들에게 보냈습니다.

12

1 [교회를 박해하는 헤롯 아그립바] 이 무렵, 헤롯 아그립바 왕은 교회에 속한 몇 사람을 박해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그들을 사로잡았습니다.

2 그는 요한의 형제 야고보를 칼로 죽였습니다.

3 헤롯은 유대인들이 이 일로 기뻐하는 것을 보고, 베드로마저 잡으려 했습니다. 그 때는 무교절 기간이었습니다.

4 헤롯은 베드로를 붙잡아 감옥에 넣고, 군인 네 명씩 네 패에게 맡아 지키게 했습니다. 유월절이 지나면 베드로를 끌어 내어 사람들 앞에서 재판할 작정이었습니다.

5 그래서 베드로는 감옥에 갇혔고, 교회는 베드로를 위해 하나님께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6 [베드로가 감옥에서 놓이다] 헤롯이 베드로를 끌어 내려던 전날 밤이었습니다. 베드로는 두 군인 사이에서 사슬에 묶인 채 잠들어 있었고, 문 앞에는 경비병이 문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7 갑자기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고, 환한 빛이 감옥을 비추었습니다. 천사가 베드로의 옆구리를 쳐서 깨우며 “어서 일어나라”고 말했습니다. 그 순간, 베드로의 손목에 매여 있던 사슬이 풀렸습니다.

8 천사가 베드로에게 “허리끈을 매고, 신을 신어라”라고 말하여, 베드로는 천사가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천사는 다시, “겉옷을 입고 나를 따라오너라”라고 말했습니다.

9 베드로는 천사를 따라 밖으로 나가면서도 천사가 하는 일이 꿈인지 생시인지를 알지 못했습니다. 베드로는 자기가 환상을 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10 천사와 베드로가 첫 번째 경비병과 두 번째 경비병을 지나 성으로 통하는 철문에 이르자, 철문이 저절로 열렸습니다. 그들이 문을 나와 거리를 한 구역 걸을 때에, 갑자기 천사는 베드로를 떠나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11 그제서야 비로소 베드로는 정신이 들어 혼잣말로 중얼거렸습니다. “이제야 나는 이 모든 것이 실제라는 것을 알겠다. 주님께서 천사를 보내어, 나를 헤롯의 손에서, 그리고 유대인들의 모든 계략에서 구하셨다.”

12 이런 사실을 깨닫고서, 베드로는 마가라고도 하는 요한의 어머니 마리아의 집으로 갔습니다. 그 곳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서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13 베드로가 바깥문을 두드리자, 로데라는 여종이 문을 열어 주러 나왔습니다.

14 여종은 베드로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너무나 기뻐서, 문을 열어 주는 것도 잊은 채 안으로 달려가 사람들에게 베드로가 문 밖에 와 있다고 알렸습니다.

15 그러자 사람들은 여종에게 “네가 미쳤구나” 하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여종이 계속해서 참말이라고 우기자, 사람들은 “그렇다면 베드로의 천사인가 보다”라고 말했습니다.

16 이런 중에도 베드로는 계속 문을 두드리고 있었습니다. 문을 연 사람들은 베드로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17 베드로가 그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손짓을 한 뒤에, 주님께서 자기를 감옥 밖으로 인도해 내신 일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 일을 야고보와 다른 형제들에게도 알리시오”라고 말하고, 다른 곳으로 떠났습니다.

18 다음 날 아침, 군인들 사이에서는 베드로가 없어진 일로 한바탕 큰 소동이 일어났습니다.

19 헤롯 아그립바는 철저하게 수색하여 베드로를 찾으라고 명했으나, 그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경비병들을 심문한 뒤에 대신 그들을 처형하라고 명령하였습니다. 그후에 헤롯은 유대를 떠나 가이사랴로 가서 얼마 동안을 지냈습니다.

20 [헤롯 아그립바의 죽음] 한편 두로와 시돈 사람들은 헤롯에게 몹시 노여움을 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무리를 지어 헤롯에게 갔습니다. 그들은 왕의 내실 시종인 블라스도를 회유하여 그의 도움을 받아 헤롯에게 화해를 요청했습니다. 이는 이들 지방 사람들이 헤롯의 영토에서 식량을 공급받았기 때문입니다.

21 약속한 날, 헤롯은 왕의 복장을 하고 왕좌에 앉아 그들에게 연설을 하였습니다.

22 그러자 군중들은 “이것은 사람의 소리가 아니라 신의 소리다”라고 외쳤습니다.

23 그러나 헤롯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지 않았기 때문에, 주님의 천사가 즉시 헤롯을 내리쳐서 헤롯은 벌레에 먹혀 죽고 말았습니다.

24 하나님의 말씀은 점점 더 널리 퍼져서 믿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25 바나바와 사울은 자기들의 사명을 다 마치고, 마가라고도 하는 요한을 데리고 예루살렘에서 돌아왔습니다.

13

1 [바나바와 사울이 뽑힘] 안디옥 교회에는 예언자와 교사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바나바와 니게르라 하는 시므온과 구레네 사람 루기오와 분봉왕 헤롯 안티파스와 함께 자라난 마나엔과 사울입니다.

2 그들이 주님께 예배드리며 금식하고 있을 때에 성령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바나바와 사울을 따로 세워 내가 그들에게 맡긴 일을 하게 하여라.”

3 그래서 그들은 금식과 기도를 마친 뒤에 바나바와 사울에게 손을 얹고 그들을 떠나 보냈습니다.

4 [바울의 첫 번째 선교 여행] 바나바와 사울은 성령의 보내심을 받아 실루기아로 내려갔습니다. 그 곳에서 그들은 배를 타고 키프로스로 건너갔습니다.

5 그들은 살라미에 이르러 유대 사람의 회당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마가 요한도 그들을 돕기 위해 함께 갔습니다.

6 그들이 그 섬을 다 돌고 바보에 도착했습니다. 거기서 바예수라고 하는 유대인 마술사를 만났는데, 그는 거짓 예언자였습니다.

7 바예수는 총독 서기오 바울 곁에 늘 붙어 있었습니다. 서기오 바울은 영리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바나바와 사울을 불러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싶어했습니다.

8 그런데 엘루마라고도 하는 그 마술사가 바나바와 사울의 일을 방해하며, 총독이 예수님을 믿지 못하게 애를 썼습니다.

9 그러나 바울이라고도 부르는 사울이 성령이 충만하여 마술사를 노려보며

10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 악마의 자식아! 너는 모든 정의의 원수다. 너는 악한 속임수와 죄악으로 가득 차 있다. 주님의 바른 길을 굽게하는 것을 그치지 못하겠느냐?

11 이제 주님께서 손으로 너를 치실 텐데 그러면 네 눈이 멀어 얼마 동안, 너는 햇빛조차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자 곧 안개와 어둠이 그에게 내려 그는 앞을 더듬으면서 자기 손을 붙잡아 줄 사람을 찾았습니다.

12 총독이 이 모습을 보고 주를 믿게 되었습니다. 그는 주님에 관한 가르침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13 [바울과 바나바가 키프로스를 떠남] 바울과 그 일행은 바보에서 배를 타고 밤빌리아에 있는 버가로 갔습니다. 그 곳에서 마가 요한은 그들을 떠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갔습니다.

14 그들은 버가에서 더 나아가다가 비시디아의 안디옥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안식일에그들은 회당에 들어가 앉았습니다.

15 회당장들은 율법과 예언자들의 글을 읽은 후에 바울과 바나바에게 전갈을 보내어 “형제들이여, 이 사람들에게 권면해 주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하시오”라고 말했습니다.

16 바울이 자리에서 일어나 손짓을 해 가며 말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 그리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이방인 여러분, 제 말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17 이스라엘 백성의 하나님께서 우리 조상들을 선택하셨습니다. 우리 조상들이 이집트에 있을 때에 하나님께서 그들을 큰 민족으로 높여 주셨고, 큰 능력으로 그들을 그 곳에서 인도해 내셨습니다.

18 그리고 광야에서 사십 년 동안, 그들이 행한 일을 참으셨으며,

19 가나안 땅에서 일곱 민족을 쫓아 내시고, 그들의 땅을 이스라엘 백성에게 유업으로 주셔서

20 약 사백오십 년 간 차지하게 하셨습니다. 그 뒤에 하나님께서는 예언자 사무엘의 때까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사사들을 세워 주셨습니다.

21 그런 뒤에 백성이 왕을 요구하자,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베냐민 지파 사람 기스의 아들 사울을 주셨습니다. 사울은 사십 년 동안을 다스렸습니다.

22 그후, 하나님께서는 사울을 물리치시고 다윗을 그들의 왕으로 삼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윗에 대해 ‘내가 이새의 아들 다윗을 보니, 그는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이다. 그가 내 뜻을 다 이룰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23 하나님께서는 약속하신 대로 다윗의 자손 가운데서 한 분을 구세주로 삼아 이스라엘에게 보내 주셨는데, 그분이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24 그분이 오시기 전에 요한이 먼저 모든 이스라엘 백성에게 회개의 세례를 선포했습니다.

25 요한은 자기 사명을 다 마칠 무렵에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다. 그분은 내 뒤에 오실 것이다.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부족한 사람이다.’

26 아브라함의 자손과 하나님을 경외하는 이방인 형제 여러분, 하나님께서 이 구원의 소식을 우리에게 전해 주셨습니다.

27 예루살렘에 사는 사람들과 그 지도자들은 예수님을 알지 못했으며, 안식일마다 읽는 예언자들의 글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예수님을 죄인 취급하여 예언자의 말씀을 그대로 이루었습니다.

28 그들은 예수님을 죽여야 할 정당한 구실을 찾지 못했지만, 빌라도를 졸라서 예수님을 죽이게 했습니다.

29 그들은 예수님에 관하여 성경에 기록된 모든 말씀대로 예수님께 행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서 내려 무덤에 두었습니다.

30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예수님을 살리셨습니다.

31 예수님께서는 갈릴리에서 예루살렘까지 자기와 함께 올라간 사람들에게 여러 날 동안, 나타나셨습니다. 그들은 지금 백성들에게 예수님을 증언하는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32 우리도 하나님께서 우리 조상들에게 약속하신 복된 소식을 여러분에게 전합니다.

33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을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리심으로 조상들의 후손인 우리에게 그 약속을 이루셨습니다. 이 일은 시편 둘째 편에 ‘너는 내 아들이다. 오늘 내가 너를 낳았다’ 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34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리시고 썩지 않게 하셨습니다. 이런 뜻으로 하나님께서 ‘내가 다윗에게 약속한 거룩하고 확실한 복을 너희에게 주겠다’ 라고 말씀하신 것이 있습니다.

35 다른 시편에도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주님의 거룩하신 분을 무덤에서 썩지 않게 하실 것입니다.’

36 다윗은 평생 하나님의 뜻대로 살다가 죽어서는 조상 곁에 묻혔고, 그의 몸은 썩고 말았습니다.

37 그러나 하나님께서 살리신 분은 썩지 않았습니다.

38 그러므로 형제 여러분, 여러분에게 알려 드리고 싶은 것은, 여러분에게는 예수님으로 말미암는 죄 용서의 복음이 전파되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모세의 율법으로는 의를 얻을 수 없지만,

39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예수님을 통해서 의롭다함을 얻습니다.

40 그러므로 예언자들이 말한 것이 여러분에게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41 ‘보아라, 너희 비웃는 사람들아. 너희는 놀라고 망하여라. 너희가 사는 날 동안, 내가 한 가지 일을 하겠다. 누군가 그 일을 너희에게 일러 주어도 너희는 믿지 않을 것이다.’

42 바울과 바나바가 회당에서 나갈 때에 사람들이 다음 안식일에도 이런 말씀을 더 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43 모임이 끝난 뒤에 많은 유대인과 유대교로 개종한 사람들이 바울과 바나바를 따랐습니다. 바울과 바나바는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항상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있으라고 권했습니다.

44 그 다음 안식일에는 그 도시에 사는 사람이 거의 다 주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몰려들었습니다.

45 그 무리를 보자 유대인들은 시기심에 불타, 바울이 말한 것을 반대하면서 욕을 해댔습니다.

46 그러나 바울과 바나바는 매우 용기 있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여러분에게 먼저 전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그 말씀을 배척하고 스스로 영원한 생명을 누리기에 합당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인정해 버리니, 우리는 이제 이방인들에게 갑니다.

47 주님께서 이와 같이 우리에게 명령하셨기 때문입니다. ‘내가 너를 이방의 빛으로 삼았으니, 이는 너를 땅 끝까지 이르러 구원이 되게 하기 위해서이다.’

48 이방인들은 바울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주님의 말씀을 찬양했습니다. 그리고 영원한 생명을 얻기로 선택된 사람들은 모두 예수님을 믿었습니다.

49 그래서 주님의 말씀은 온 지방에 두루 퍼졌습니다.

50 그러나 유대인들은 경건한 귀부인들과 그 도시의 지도자들을 부추겨서 바울과 바나바를 핍박하게 했고, 마침내 자기들이 살고 있는 지방에서 그들을 내쫓았습니다.

51 바울과 바나바는 그들에게 자기들의 발에 있는 먼지를 떨어 버리고 이고니온으로 갔습니다.

52 제자들은 계속 기쁨과 성령으로 충만하였습니다.

14

1 [바울과 바나바] 이고니온에서도 바울과 바나바가 여느 때처럼 유대 회당에 들어가 복음을 전하자, 수많은 유대인과 그리스인이 믿었습니다.

2 그러나 믿으려 하지 않는 유대인들은 이방인들을 부추겨서 형제들을 대적하게 했습니다.

3 바울과 바나바는 오랫동안 이고니온에 머물면서 주님을 의지하여 담대하게 말했습니다. 주님께서 그들에게 기적과 표적을 행할 능력을 주셔서, 그들이 주님의 말씀을 전할 때, 그 은혜의 말씀이 참되다는 것을 보여 주셨습니다.

4 그러나 그 도시 사람들은 두 편으로 나뉘었습니다. 그래서 한쪽은 유대인 편을 들고 다른 쪽은 사도들 편을 들었습니다.

5 이방인들과 유대인들은 자기들의 지도자들과 한 패가 되어 바울과 바나바를 핍박하며 돌로 쳐죽이려 했습니다.

6 바울과 바나바는 그것을 알고 루가오니아 지방의 두 도시인 루스드라와 더베와 그 근처의 마을로 피했습니다.

7 그들은 그 곳에서도 복음을 전했습니다.

8 [루스드라와 더베에서 복음을 전하는 바울과 바나바] 루스드라에는 태어나면서부터 걷지 못하는 사람이 앉아 있었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걸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9 이 사람은 바울이 하는 말을 잘 들었습니다. 바울이 그 사람을 똑바로 쳐다보니, 그에게 고침을 받을 만한 믿음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10 그래서 바울은 “당신 발로 똑바로 일어나 서시오” 하고 큰소리로 말했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이 벌떡 일어나 걷기 시작했습니다.

11 무리가 바울이 한 일을 보자, 루가오니아 말로 “신들이 사람의 모습을 하고 우리에게 내려왔다”라고 소리질렀습니다.

12 그리고 사람들은 바나바를 ‘제우스’ 라고 불렀고, 말하는 일을 주로 하는 바울을 ‘헤르메스’ 라고 불렀습니다.

13 도시 외곽에 제우스 신전이 있었습니다. 그 신전을 섬기는 제우스의 제사장이 소 몇 마리와 꽃을 성문으로 가져와 군중들과 함께 바울과 바나바에게 제사를 드리려고 했습니다.

14 바나바와 바울은 이 소식을 듣고는 자기들의 옷을 찢으며 군중 속으로 뛰어가면서 소리쳤습니다.

15 “여러분, 어찌하여 이런 행동을 하십니까? 우리도 여러분과 똑같은 사람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 곳에 온 것은 여러분에게 복음을 전하여 여러분이 이 헛된 일들에서 돌이켜, 살아 계신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하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지으신 분입니다.

16 지나간 세대에는 하나님께서 모든 민족이 자기 방식대로 살게 내버려 두셨습니다.

17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때도 자신이 어떤 분인지 알리지 않으신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늘에서 비를 내려 주시고, 때를 따라 열매를 맺게 하시는 등 여러분에게 선한 일을 행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먹을 것을 풍성히 주시고, 여러분의 마음에 기쁨을 가득 채워 주셨습니다.”

18 바울과 바나바는 이 말로 무리를 겨우 말려, 자기들에게 제사를 드리지 못하게 했습니다.

19 그 때, 안디옥과 이고니온에서 유대인들이 와서 사람들을 부추겨 바울을 향해 돌을 던지게 했습니다. 그들은 바울이 죽은 줄 알고 도시 밖으로 끌어 냈습니다.

20 그러나 제자들이 바울 주위에 둘러섰을 때에 그가 깨어 일어나 도시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이튿날, 바울과 바나바는 그 도시를 떠나 더베로 갔습니다.

21 [시리아의 안디옥으로 돌아감] 바울과 바나바가 더베에서 복음을 전하자, 많은 사람이 제자가 되었습니다. 바울과 바나바는 다시 루스드라와 이고니온과 안디옥으로 돌아갔습니다.

22 그들은 그 곳에서 제자들을 격려하고, 믿음 안에 머물러 있으라고 권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려면 많은 고난을 겪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3 그리고 제자들을 위해 각 교회에 장로들을 임명하고 기도와 금식을 한 후, 그들이 믿는 주님께 장로들을 돌보아 달라고 맡겼습니다.

24 그런 뒤에 두 사도는 비시디아를 거쳐 밤빌리아로 갔습니다.

25 그들은 버가에서 말씀을 전하고 앗달리아로 내려갔습니다.

26 그리고 앗달리아에서 배를 타고 안디옥으로 돌아왔습니다. 안디옥은 그들이 선교의 일을 위해 하나님의 은혜에 부탁했던 곳입니다. 이제 두 사도는 그 일을 다 마쳤습니다.

27 바울과 바나바는 안디옥에 도착해서 교회의 신도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자기들과 함께 행하신 일과 이방인들에게 믿음의 문을 열어 주신 것을 교회 앞에 보고하였습니다.

28 바울과 바나바는 그 곳에서 제자들과 오랫동안 함께 지냈습니다.

15

1 [예루살렘 회의] 어떤 사람들이 유대에서 안디옥으로 와서 이방인 형제들에게 “모세가 가르친 풍습대로 할례를 받지 않으면 여러분은 구원 받을 수 없습니다”라고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2 이 사건 때문에 바울과 바나바와 그들 사이에 격렬한 충돌과 논쟁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안디옥 교회는 바울과 바나바와 다른 몇 사람을 예루살렘으로 올라가게 해서, 사도들과 장로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보게 하였습니다.

3 바울과 그 일행은 교회의 전송을 받아 여행길을 떠났습니다. 그들은 베니게와 사마리아 지방을 거쳐 가면서 이방인들이 하나님께로 돌아온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그들은 모든 형제들에게 큰 기쁨을 주었습니다.

4 그들이 예루살렘에 이르자, 사도들과 장로들과 온 교회가 그들을 환영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그들을 통해 일하신 모든 것을 보고했습니다.

5 그런데 바리새파에 속해 있다가 신자가 된 사람들 중에 “이방인들도 할례를 받아야 하며, 모세의 율법을 지켜야 합니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6 사도들과 장로들이 이 문제를 의논하러 모였습니다.

7 많은 토론이 있은 후에 베드로가 일어나 말했습니다. “형제 여러분, 하나님께서 얼마 전에 여러분들 중에서 나를 선택하시고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셔서 그들도 이 복음을 듣고 믿게 하신 것을 여러분들도 아실 것입니다.

8 모든 사람의 생각을 아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성령을 주신 것과 똑같이 그들에게도 주셔서 그들을 인정하셨습니다.

9 하나님께서는 우리와 이방인들을 차별하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그들의 마음을 깨끗하게 하셨습니다.

10 그런데 지금 여러분은 어찌하여 우리 조상들이나 우리나 모두 질 수 없었던 짐을 이방인 신자들에게 지워서 하나님을 시험하려 하십니까?

11 우리는 그들과 마찬가지로 주 예수님의 은혜로 구원을 받는다는 사실을 믿습니다.”

12 그러자 온 무리가 잠잠해졌습니다. 그들은 바울과 바나바의 말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바울과 바나바는 하나님께서 이방인들 가운데에서 그들을 통해 행하신 모든 기적과 표적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13 그들이 말을 마치자, 야고보가 대답했습니다. “형제 여러분, 제가 한 마디 하겠습니다.

14 하나님께서 처음으로 이방인들 중에서 자기 백성을 삼으시려고 그들을 찾아오신 이야기를 시몬 곧, 베드로가 전해 주었습니다.

15 예언자들의 말도 이것과 일치합니다. 예언서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16 ‘이 일이 있은 뒤에 내가 다시 와서 다윗의 무너진 장막을 다시 짓겠다. 폐허가 된 곳을 다시 짓고 바로 세우겠다.

17 그러면 살아 남은 사람들과 나의 이름을 부르는 모든 이방인들이 나를 찾을 것이다. 이것은 이 일을 행하시는 여호와의 말이다.

18 이것은 오래 전부터 알게 한 일이다.’

19 그러므로 내가 판단하기로는, 하나님께로 돌아온 이방 형제들을 괴롭히지 말고

20 그들에게 편지를 써서, 우상에게 바친 더러운 음식을 먹지 말 것과 음란한 행동을 하지 말 것과 목 졸라 죽인 짐승의 고기와 피를 먹지 말라고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21 이는 예로부터 도시마다 모세의 율법을 선포하는 사람이 있어서, 안식일마다 회당에서 모세의 글을 읽어 왔기 때문입니다.”

22 [이방인 신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사도들과 장로들과 온 교회가 자기들 중에서 몇 사람을 뽑아서 바울과 바나바와 함께 안디옥으로 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뽑힌 사람들은 신자들 가운데서 지도자로 있던 바사바라고 불리는 유다와 실라였습니다.

23 그리고 이 사람들 편에 이러한 편지를 써 보냈습니다. “여러분의 형제인 사도들과 장로들이 안디옥과 시리아와 길리기아에 있는 모든 이방인 형제에게 문안드립니다.

24 우리 가운데 몇 사람이 여러분에게 가서, 우리가 시키지도 않은 말을 해서 여러분을 혼란에 빠뜨리고 마음을 아프게 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25 그래서 우리는 몇 사람을 뽑아 사랑하는 형제 바나바와 바울과 함께 여러분에게 보내기로 의견 일치를 보았습니다.

26 바나바와 바울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위해 자기 목숨도 내놓은 사람들입니다.

27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쓴 편지의 내용이 사실임을 분명히 하려고 그들과 함께 유다와 실라를 보냅니다.

28 여러분에게 다음에 말하는 요구 사항 이외에 다른 어떠한 짐도 지우지 않는 것이 성령과 우리의 생각입니다.

29 우상에 바친 제물과 피와 목 졸라 죽인 짐승의 고기를 먹지 마십시오. 그리고 음란한 어떠한 행동도 하지 마십시오. 이런 일만 지키면 잘 될 것입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30 그들은 예루살렘을 떠나 안디옥으로 내려갔습니다. 안디옥에서 신자들을 불러 모으고 그 편지를 전해 주었습니다.

31 안디옥 교회는 그 권면의 말씀을 읽고 기뻐했습니다.

32 유다와 실라는 예언자이므로 신자들을 권면하며 그들에게 힘을 북돋워 주었습니다.

33 그들은 거기서 얼마 동안, 머물다가 평안히 가라는 신자들의 인사를 받고 자기들을 보낸 사람들에게로 돌아갔습니다.

34 (없음)

35 바울과 바나바는 안디옥에 계속해서 머물러 있으면서 다른 여러 사람과 함께 주님의 말씀을 가르치며 전파하였습니다.

36 [바울과 바나바가 갈라서다] 며칠 뒤에 바울이 바나바에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주님의 말씀을 전한 바 있는 여러 도시로 다시 가서 신자들을 방문하고 그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알아봅시다.”

37 바나바는 마가라 불리는 요한도 데려가고 싶었습니다.

38 그러나 바울은 마가 요한이 그들과 함께 계속 일하지 않고 밤빌리아에서 그들을 떠난 사람이기 때문에 그를 데려가는 것을 좋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39 바울과 바나바는 이 일 때문에 심하게 다투었습니다. 그러다가 둘은 마침내 갈라서고 말았습니다. 바나바는 마가를 데리고 배를 타고 키프로스로 떠나갔습니다.

40 반면, 바울은 실라를 선택하였으며, 주님의 은혜를 빌어 주는 안디옥 신자들의 환송을 받고 실라와 함께 그 곳을 떠났습니다.

41 바울은 시리아와 길리기아를 다니면서 각 교회에게 힘을 북돋워 주었습니다.

16

1 [바울과 실라를 따라가는 디모데] 바울이 더베를 방문하고 루스드라에 이르렀을 때, 마침 디모데라는 젊은 제자가 그 곳에 있었습니다. 디모데의 어머니는 유대인으로서 예수를 믿는 사람이었으나, 아버지는 그리스인이었습니다.

2 디모데는 루스드라와 이고니온의 신자들에게 평판이 좋았습니다.

3 바울은 전도 여행에 디모데를 데려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디모데의 아버지가 그리스인이라는 것을 그 지방에 사는 모든 유대인이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바울은 디모데에게 할례를 베풀었습니다.

4 바울과 그 일행은 여러 도시를 다니면서 예루살렘에 있는 사도들과 장로들이 정한 규정을 사람들에게 전하여 지키게 했습니다.

5 그리하여 교회들은 믿음이 더 든든해지고 날마다 그 수가 불어났습니다.

6 [환상을 본 바울] 그들이 아시아 지방에서 복음 전하는 것을 성령께서 막으셨기 때문에 바울과 그 일행은 브루기아와 갈라디아 지방을 두루 다녔습니다.

7 그들은 무시아 지방 가까이 이르러 비두니아로 가려 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영이 허락하지를 않았습니다.

8 그래서 그들은 무시아를 지나서 드로아로 내려갔습니다.

9 바울은 밤에 어떤 마케도니아 사람이 바울 앞에 서서 “마케도니아로 건너와서 우리를 도와 주십시오”라고 애원하는 환상을 보았습니다.

10 바울이 그 환상을 본 뒤에,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셔서 마케도니아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고 확신하고는 즉시 마케도니아로 떠날 준비를 했습니다.

11 [신자가 된 루디아] 우리는 배를 타고 드로아를 떠나 곧장 사모드라게로 갔다가 이튿날, 네압볼리로 갔습니다.

12 다시 네압볼리를 떠나서 로마의 식민지요, 마케도니아 지방의 중심 도시인 빌립보로 갔습니다. 우리는 며칠 동안, 그 곳에서 머물렀습니다.

13 우리는 안식일에 기도처가 있을 만한 곳을 찾아 성문 밖 강가로 갔습니다. 우리는 그 곳에 앉아, 모여든 여자들에게 말하기 시작하였습니다.

14 그 여자들 중에 두아디라라는 도시에서 온 루디아라는 여자가 있었습니다. 루디아는 자주색 옷감 장수였으며,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이었습니다. 루디아가 바울의 말을 귀담아 들을 수 있도록 주님께서 그녀의 마음을 여셨습니다.

15 루디아와 그 집안 식구들이 다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루디아는 “제가 참으로 주님을 믿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저희 집에 오셔서 머물러 주십시오”라고 간청하면서 우리를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16 [감옥에 갇힌 바울과 실라] 하루는 우리가 기도처로 가다가 귀신들린 여종 하나를 만났습니다. 그 여종은 점을 쳐서 자기 주인들에게 많은 돈을 벌게 해 주던 여자였습니다.

17 이 여자가 바울과 우리를 따라오면서 큰소리로 “이 사람들은 가장 높으신 하나님의 종들이다. 이 사람들은 여러분에게 구원의 길을 전하고 계시다”라고 외쳤습니다.

18 그 여자가 며칠이고 계속 이렇게 하자, 참다못한 바울은 돌아서서 그 귀신에게 “내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네게 명령한다. 그 여자에게서 나오너라!”라고 말했습니다. 그 순간, 귀신이 그 여자에게서 나왔습니다.

19 여종의 주인들은 돈을 벌 희망이 사라진 것을 보고, 바울과 실라를 붙잡아 광장에 있는 관리들에게로 끌고 갔습니다.

20 그들이 바울과 실라를 로마 관리에게로 데려가서 말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유대인들인데 우리 도시에서 소란을 피우고 있습니다.

21 이들은 우리 로마 사람들로서는 받아들이거나 실천할 수 없는 풍습을 선전하고 있습니다.”

22 군중들도 합세하여 바울과 실라를 공격했습니다. 로마 관리는 바울과 실라의 옷을 찢고 매질하라고 명령했습니다.

23 그들은 바울과 실라를 호되게 때린 뒤에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그리고 간수에게 그들을 잘 지키라고 명령했습니다.

24 간수는 그 명령을 받고 바울과 실라를 깊숙한 감옥에 가두고, 그들의 발에 쇠고랑을 단단히 채웠습니다.

25 한밤중에 바울과 실라는 하나님께 기도를 하며 찬송을 불렀습니다. 다른 죄수들도 그들의 기도와 찬송 소리를 듣고 있었습니다.

26 그 때, 갑자기 감옥까지도 흔들릴 정도의 큰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감옥 문이 모두 열리면서 죄수들을 묶고 있던 사슬들도 다 풀렸습니다.

27 간수가 잠에서 깨어, 감옥 문이 다 열린 것을 보고는 죄수들이 벌써 도망쳤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칼을 꺼내어 자결하려 했습니다.

28 그러자 바울이 큰소리로 소리쳤습니다. “당신 몸을 해하지 마시오. 우리는 다 여기 있습니다.”

29 간수가 등불을 달라고 해서 안으로 뛰어들어가, 두려워 떨면서 바울과 실라 앞에 엎드렸습니다.

30 그리고 그들을 바깥으로 데리고 나와 “선생님들, 제가 어떻게 해야 구원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31 바울과 실라가 간수에게 말했습니다. “주 예수님을 믿으십시오. 그러면 당신과 당신의 집안이 구원을 얻을 것입니다.”

32 그리고 바울과 실라는 간수와 그의 집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주님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33 그 날 밤, 그 시각에 간수는 바울과 실라를 데려다가 상처를 씻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그와 온 가족이 세례를 받았습니다.

34 간수는 바울과 실라를 자기 집으로 데려가서 음식을 대접했습니다. 그와 온 가족은 하나님을 믿게 된 것을 매우 기뻐했습니다.

35 다음 날 아침, 로마 관리들이 부하들을 보내어 “그 사람들을 풀어 주라”고 명령했습니다.

36 간수가 이 말을 바울에게 전했습니다. “관리들이 선생님과 실라를 풀어 주라고 전령을 보내왔습니다. 이제 나오셔서 평안히 가십시오.”

37 하지만 바울은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로마 시민인 우리를 재판도 하지 않고 사람들 앞에서 매질하고 감옥에 넣더니, 이제 와서 슬그머니 우리를 놓아 주려는 겁니까? 안 됩니다! 그 사람들이 직접 와서 우리를 데리고 나가라고 하시오!”

38 부하들이 관리들에게 가서 바울이 한 말을 전했습니다. 관리들은 바울과 실라가 로마 시민이라는 말을 듣고 두려워했습니다.

39 그래서 그들은 가서 바울과 실라에게 사과하고 그들을 데리고 나가, 그 도시에서 떠나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40 감옥에서 나온 바울과 실라는 루디아의 집으로 갔습니다. 그들은 거기서 신자들을 만나 격려하고 그 곳을 떠났습니다.

17

1 [데살로니가에서 전도하는 바울] 바울과 실라는 암비볼리와 아볼로니아를 지나 데살로니가에 도착했습니다. 거기에는 유대인 회당이 있었습니다.

2 바울은 습관대로 회당으로 들어가 삼 주에 걸쳐 성경을 가지고 유대인들과 토론을 했습니다.

3 바울은 그리스도가 고난을 받고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야 한다는 것을 설명하고 증명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여러분에게 전하고 있는 이 예수님이 바로 그리스도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4 유대인 중에 그 말에 설득되어 바울과 실라를 따르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많은 그리스인들과 적잖은 귀부인들도 바울을 따랐습니다.

5 그러나 유대인들이 이들을 시기하여 시장에서 불량배들을 모아 폭동을 일으켜 도시를 혼란에 빠지게 했습니다. 그들은 바울과 실라를 군중 앞으로 끌어 내려고 야손의 집으로 쳐들어갔습니다.

6 그러나 바울과 실라를 찾지 못하자, 그들은 야손과 다른 형제 몇 사람을 마을의 관원들에게 끌고 가서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가는 곳마다 문제를 일으키던 사람들이 여기에도 나타났습니다.

7 그런데 야손이 그들을 자기 집으로 맞아들였습니다. 그들은 모두 가이사의 법을 어겨가며 예수라 하는 다른 왕이 있다고 말하면서 황제의 명령을 거스르는 행동을 합니다.”

8 무리와 마을의 관원들은 이 말을 듣고는, 당황하였습니다.

9 그러나 마을의 관원들은 야손과 다른 신자들에게서 보석금을 받고 그들을 풀어 주었습니다.

10 [베뢰아에서 전도하는 바울] 밤이 되자, 신자들은 곧바로 바울과 실라를 베뢰아로 보냈습니다. 바울과 실라는베뢰아에 도착하여 유대인의 회당으로 들어갔습니다.

11 베뢰아 사람들은 데살로니가 사람들보다 더 고상한 성품을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바울과 실라의 말을 열정적으로 받아들였으며, 바울이 한 말이 사실인지를 알아보려고 날마다 성경을 연구했습니다.

12 그래서 그들 가운데 믿는 사람이 많이 생겼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리스의 귀부인과 남자들도 적지 않게 믿게 되었습니다.

13 그러나 데살로니가의 유대인들은 바울이 베뢰아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친다는 것을 듣고, 거기까지 가서 사람들을 선동하고 소란을 피웠습니다.

14 그래서 형제들은 급히 바울을 바닷가로 보냈습니다. 하지만 실라와 디모데는 베뢰아에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15 바울을 수행하던 사람들은 바울을 아테네까지 인도하였습니다. 그들은 가능한 한 빨리 실라와 디모데를 바울에게로 데려오라는 지시를 받고 베뢰아로 돌아갔습니다.

16 [아테네에서 전도하는 바울] 바울은 아테네에서 실라와 디모데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 온 도시가 우상들로 가득 찬 것을 보고 대단히 화가 났습니다.

17 그래서 바울은 회당에서 유대인들과 하나님을 경외하는 그리스인들과 토론을 벌였습니다. 그리고 광장에서 만나는 사람들과도 날마다 토론하였습니다.

18 어떤 에피쿠로스 철학자들과 스토아 철학자들이 바울과 논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들 중에 어떤 사람은 “이 수다쟁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가?”라고 말하기도 하였고, 또 어떤 사람은 “그가 외국의 다른 신들에 관해서 말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사람들이 이렇게 말한 것은 바울이 그들에게 예수님과 부활에 관한 복음을 전했기 때문입니다.

19 그들이 바울을 붙잡아 아레오바고에 있는 시의회로 데려가서 바울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당신이 전하고 있는 이 새로운 가르침이 무엇인지 우리가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줄 수 있겠소?

20 당신이 하는 말은 우리에게는 무척 낯설고 새로운 것이오. 대체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소.”

21 아테네 사람과 그 곳에 사는 외국 사람들은 새로운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말하거나 듣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22 바울이 아레오바고 시의회 앞에 서서 말했습니다. “아테네 시민 여러분, 내가 보기에 여러분은 모든 면에서 종교심이 강한 사람들입니다.

23 내가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여러분이 섬기는 것들을 자세히 살펴보았는데, 그 중에서 ‘알지 못하는 신에게’라는 글을 새긴 제단도 보았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알지도 못하고 섬기는 그 신에 대해 여러분에게 알려 드리겠습니다.

24 그분은 온 세상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창조하신 하나님으로서 하늘과 땅의 주님이시며, 사람이 지은 신전에서 살지 않으십니다.

25 또한 이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에게 생명과 호흡과 모든 것을 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에 무엇인가 부족한 것이 있어서 사람의 손으로 섬겨야 하는 분이 아닙니다.

26 하나님께서는 한 사람으로부터 세계 모든 인류를 만들어 땅 위에 살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살 시대와 지역의 경계를 정해 주셨습니다.

27 이렇게 하신 것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찾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하나님을 더듬어 찾기만 하면 찾을 수 있습니다. 사실 하나님께서는 우리 각 사람에게서 멀리 떨어져 계시지 않습니다.

28 우리는 하나님 안에서 살고 있고 하나님 안에서 움직이며 존재하고 있습니다. 시인 가운데 ‘우리는 그분의 자녀입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 않습니까?

29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이므로 하나님 자신을 사람의 생각으로나 손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금이나 은이나 돌 같은 우상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30 사람들이 하나님을 알지 못했던 시대에는 하나님께서 눈감아 주셨지만, 이제는 어디서나 온 세상 사람들에게 회개하라고 명령하십니다.

31 하나님께서는 자기가 정하신 한 사람을 시켜 온 세상을 의롭게 심판하실 날을 정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리심으로 모든 이에게 그 증거를 보이셨습니다.”

32 부활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비웃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 내용에 관해 나중에 더 듣고 싶다”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33 그리고는 바울은 그들을 떠나갔습니다.

34 그 때, 바울이 전한 말을 믿고 바울을 따르게 된 사람이 몇 사람 있었습니다. 그렇게 믿게 된 사람들 중에는 아레오바고 시의회의 의원인 디오누시오와 다마리라는 여자와 그 밖에 몇 사람이 더 있었습니다.

18

1 [고린도에서 전도하는 바울] 그 뒤에 바울은 아테네를 떠나 고린도로 갔습니다.

2 그 곳에서 바울은 아굴라라는 유대인을 만났습니다. 아굴라는 본도 지방에서 태어났지만, 글라우디오가 모든 유대인에게 로마를 떠나라고 명령했기 때문에 그의 아내 브리스길라와 함께 얼마 전에 이탈리아에서 고린도로 옮겨 왔습니다. 바울이 아굴라와 브리스길라를 찾아갔습니다.

3 마침, 그들의 직업이 같았기 때문에 바울은 그들과 함께 묵으면서 그들과 같이 일했습니다. 천막 만드는 것이 그들의 직업이었습니다.

4 바울은 안식일마다 회당에서 유대인과 그리스인과 함께 토론을 하면서 그들을 설득하려 했습니다.

5 실라와 디모데가 마케도니아에서 고린도로 온 이후, 바울은 말씀을 전하는 일에만 힘썼습니다. 그는 예수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유대인들에게 증언했습니다.

6 그러나 그들은 바울에게 대들며 욕을 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자기 옷에서 먼지를 털며 그들에게 말했습니다. “여러분이 구원 받지 못한다면 그것은 여러분의 책임입니다. 나에게는 잘못이 없습니다. 이제 나는 이방인들에게 가겠습니다.”

7 바울은 회당에서 나와 디디오 유스도라는 사람의 집으로 갔습니다. 그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이방인이었습니다. 그의 집은 회당 바로 옆에 있었습니다.

8 회당장 그리스보와 그의 온 집안 식구가 주님을 믿었습니다. 그러자 고린도에 사는 다른 많은 사람들이 이 소식을 듣고 예수님을 믿고, 세례를 받았습니다.

9 어느 날 밤, 환상 중에 주님께서 바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조용히 있지 말고 계속해서 말하여라.

10 내가 너와 함께 있다. 내 백성이 이 도시에 많다. 그러므로 아무도 너를 공격하거나 해치지 못할 것이다.”

11 바울은 그 곳에 일 년 육 개월 동안을 머물면서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쳤습니다.

12 [갈리오에게 끌려간 바울] 갈리오가 아가야 지방의 총독이 되었을 때에 유대인들이 합심하여 바울에게 몰려가 그를 재판정으로 끌고 갔습니다.

13 유대인들은 갈리오에게 “이 사람이 우리의 법을 어겨가면서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섬기라고 유혹하고 있습니다”라고 고소했습니다.

14 바울이 막 입을 열려고 하는데 갈리오가 유대인들에게 말했습니다. “여러분, 고소하는 것이 어떤 범죄나 나쁜 행동에 관한 것이라면 내가 들어 주겠소.

15 그러나 여러분이 지금 말하는 것은 언어와 명칭과 여러분들의 율법에 관한 것들이오. 그러니 이런 문제는 여러분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시오. 나는 이런 사건에 재판관이 되기는 싫소.”

16 이 말을 하고 갈리오는 그들을 재판정에서 몰아 냈습니다.

17 그러자 그들은 회당장 소스데네를 붙들어다가 재판정 앞에서 마구 때렸습니다. 그래도 갈리오는 이 일에 조금도 참견하지 않았습니다.

18 [바울이 안디옥으로 돌아감] 바울은 형제들과 함께 고린도에 며칠 더 머물다가 그들과 작별하고 배를 타고 시리아로 갔습니다.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도 그와 동행하였습니다. 바울은 항해하기 전에 그가 이전에 맹세한 것이 있어서 겐그레아에서 머리를 깎았습니다.

19 그들은 에베소에 도착했습니다. 그 곳에서 바울은 브리스길라와 아굴라와 헤어진 후, 혼자서 회당으로 가서 유대인들과 토론을 했습니다.

20 유대인들이 바울에게 좀더 머물러 달라고 말했지만 바울은 거절했습니다.

21 하지만 바울은 그들과 헤어지면서 “하나님의 뜻이라면 다시 돌아오겠습니다”라고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배를 타고 에베소를 떠났습니다.

22 바울은 가이사랴에 내려 예루살렘으로 올라가 인사한 뒤, 다시 안디옥으로 내려갔습니다.

23 바울은 한동안, 안디옥에 머물러 있다가 그 곳을 떠나 갈라디아와 브루기아 지방을 두루 다니면서 모든 신자들에게 힘을 북돋워 주었습니다.

24 [에베소와 고린도에서 전도하는 아볼로] 아볼로라는 유대인이 에베소에 왔습니다. 그는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났으며 교육을 많이 받았고 성경에 능통한 사람이었습니다.

25 그는 주님에 관한 ‘도’도 배워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예수님에 관한 일들을 말하고 자세히 가르쳤습니다. 그러나 그는 요한의 세례밖에 몰랐습니다.

26 아볼로가 회당에서 용기 있게 말하는 것을 브리스길라와 아굴라가 듣고, 그를 자기들 집으로 데려다가 하나님의 ‘도’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27 아볼로가 아가야 지방으로 가고 싶어하자 에베소의 신자들은 격려하면서 그 곳의 신자들에게 아볼로를 영접하라고 편지를 썼습니다. 아볼로는 그 지방에 도착하여, 하나님의 은혜로 믿게 된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28 그는 사람들 앞에서 유대인들과 열정적으로 토론을 하여 그들의 주장을 물리쳤으며, 성경을 이용해서 예수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증명했습니다.

19

1 [에베소에서 전도하는 바울] 아볼로가 고린도에 있는 동안, 바울은 북부 지방을 거쳐서 에베소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바울은 거기서 몇몇 제자들을 만났습니다.

2 바울이 그들에게 물었습니다. “여러분은 믿을 때에 성령을 받았습니까?” 그들이 대답했습니다. “우리는 성령이 계시다는 것조차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3 바울이 다시 물었습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어떤 세례를 받았습니까?” 그들이 대답했습니다. “요한의 세례를 받았습니다.”

4 바울이 말했습니다. “요한은 회개의 세례를 베풀었습니다. 요한은 사람들에게 자기 뒤에 오실 분을 믿으라고 외쳤는데, 그분이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5 그들은 이 말을 듣고,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습니다.

6 바울이 그들에게 손을 얹자, 성령께서 그들에게 내려오셨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방언으로 말하고 예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7 그 곳에 있던 사람은 모두 열두 명쯤 되었습니다.

8 바울은 회당에 들어가서 세 달 동안, 하나님의 말씀을 담대하게 전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나라에 관해 토론도 하고 받아들이도록 설득했습니다.

9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마음이 굳어져서 믿지 않고 오히려 군중들 앞에서 ‘도’를 욕하고 다녔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그런 사람들을 떠나 신자들을 데리고 두란노 학원으로 가서 날마다 사람들과 토론을 했습니다.

10 그 일은 이 년 동안, 계속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아시아 지방의 모든 유대인과 그리스인이 주님의 말씀을 듣게 되었습니다.

11 [스게와의 일곱 아들] 하나님께서 바울의 손을 빌려 놀라운 기적들을 일으키셨습니다.

12 심지어 사람들이 바울이 몸에 지니던 손수건이나 앞치마를 병든 사람 위에 얹기만 해도 병이 낫고 귀신이 쫓겨 나갔습니다.

13 그러나 사방으로 돌아다니면서 귀신을 쫓아 내는 유대인 중에서도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 내려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바울이 전파하는 그 예수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그 사람에게서 나오너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14 유대인 대제사장 스게와라는 사람의 일곱 아들들이 바로 이런 일을 하였습니다.

15 그런데 악한 귀신이 그들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예수님도 알고 바울도 알지만, 너희는 누구냐?”

16 그러더니 귀신들린 사람이 그들에게 달려들었습니다. 귀신들린 사람은 스게와의 아들들보다 힘이 세어서 그들을 때리고 옷을 찢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발가벗긴 채 그 집에서 도망쳤습니다.

17 이 일이 에베소에 사는 모든 유대인과 그리스인들에게 알려지자, 그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혔으며, 주 예수님의 이름을 찬양했습니다.

18 믿는 사람들이 많이 나와 사람들 앞에서 자기들이 행한 일들을 고백하기 시작했습니다.

19 그들 중에는 마술을 부리던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들은 자기들의 마술책을 가져다가 사람들 앞에서 다 태워 버렸습니다. 그 책 값을 계산하면 은화 오만 개 가량 되었습니다.

20 이렇게 해서 주님의 말씀은 점점 힘있게 퍼져 나갔습니다.

21 [바울의 여행 계획] 그후에 바울은 마케도니아와 아가야 지방을 거쳐 예루살렘으로 갈 결심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나는 예루살렘에 갔다가 로마도 꼭 가 봐야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22 바울은 자기를 돕는 사람 가운데 두 사람, 곧 디모데와 에라스도를 먼저 마케도니아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그는 아시아에 얼마 동안을 더 머물렀습니다.

23 [에베소에서 소동이 일어나다] 그 무렵, 에베소에서는 예수님의 ‘도’ 때문에 적지 않은 소란이 일어났습니다.

24 데메드리오라는 은 세공인이 있었는데, 은으로 아데미 여신의 신전 모형을 만드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이 일로 직공들에게도 많은 돈을 벌게 했습니다.

25 그가 직공들과 이런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불러 놓고 말했습니다. “여러분,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우리는 이 사업으로 소득이 꽤 좋았습니다.

26 그런데 여러분들도 보고 들은 대로, 바울이라는 이 사람이 에베소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거의 모든 지방에서 사람이 만든 신은 신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는 수많은 사람들을 설득하여 그들의 마음을 돌려 놓았습니다.

27 이러다가는 우리 사업이 명성을 잃게 될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위대한 아데미 여신의 신전을 우습게 여길 위험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아시아와 온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섬기는 아데미 여신의 위엄이 땅에 떨어질 것입니다.”

28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격분하여 “에베소의 여신 아데미는 위대하다!”라고 소리지르기 시작했습니다.

29 도시는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습니다. 군중들은 바울과 함께 여행하던 마케도니아 사람 가이오와 아리스다고를 붙잡고 한꺼번에 극장으로 몰려갔습니다.

30 그 때, 바울도 군중들 속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제자들이 말렸습니다.

31 또 바울과 친하게 지내던 아시아의 관리 몇 사람들도 사람을 보내어 바울더러 극장에 들어가지 말라고 권했습니다.

32 극장 안에서는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는데 어떤 사람은 이렇게, 다른 사람은 저렇게 외쳐대는 바람에 극장 안은 완전히 난장판이 되고 말았습니다. 심지어 자기들이 그 곳에 왜 모였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33 유대인들이 알렉산더라고 하는 사람을 앞으로 밀어 내자, 군중들 중 몇 사람이 그를 다그쳤습니다. 알렉산더가 손짓으로 사람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한 후, 군중들에게 변명을 하려고 했습니다.

34 그러자 군중은 알렉산더가 유대인인 것을 알고 한 목소리로 “에베소의 여신 아데미는 위대하다”라고 두 시간이나 외쳐댔습니다.

35 마침내 에베소 시의 서기관이 나와 군중을 진정시키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에베소 시민 여러분, 에베소가 위대한 아데미 여신의 신전과 하늘에서 내려온 그 신상을 지키는 곳이라는 것은 온 세상이 다 아는 사실입니다.

36 이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므로 시민 여러분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경솔한 행동은 삼가시기 바랍니다.

37 여러분은 이 사람들을 이리로 끌고 왔으나, 이 사람들은 우리 여신을 모욕한 적도 없고 그 신전에서 무엇을 훔치지도 않았습니다.

38 우리에게는 재판정이 있고 재판관들도 있습니다. 만약 데메드리오와 그의 직공들이 누구를 고소할 일이 있다면, 당사자들이 재판정으로 가서 옳고 그름을 가려야 할 것입니다.

39 그 밖에 여러분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공식적인 모임에서 다루어야 할 것입니다.

40 이는 제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소동을 일으킨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고 비난을 받을 위험이 있고, 또 이 소동에 대해 변명할 말이 없기 때문입니다.”

41 그는 이렇게 말하고 모임을 해산시켰습니다.

20

1 [전도하는 바울] 소동이 그치자, 바울은 신자들을 불러오게 해서 격려한 뒤에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바울은 그 곳을 떠나 마케도니아 지방으로 갔습니다.

2 그는 마케도니아로 가는 길에 여러 지방에 들러 신자들에게 격려하는 말을 많이 하고 그리스에 도착했습니다.

3 바울은 그리스에서 세 달을 지냈습니다. 그는 배를 타고 시리아로 가려 했으나 유대인들이 그를 해치려는 음모를 꾸몄기 때문에 마케도니아를 거쳐서 시리아로 돌아가기로 작정했습니다.

4 그 때, 바울과 동행한 사람은 베뢰아 사람 부로의 아들 소바더와 데살로니가 사람 아리스다고와 세군도와 더베 사람 가이오와 디모데와 아시아 사람 두기고와 드로비모였습니다.

5 이들은 드로아에 먼저 가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6 우리는 무교절이 지난 뒤에, 빌립보에서 배를 타고 오 일 만에 드로아에서 그들을 만나 그 곳에서 칠 일 동안을 머물렀습니다.

7 [유두고를 살린 바울] 안식일 다음 날, 우리가 교제의 식사를 나누기 위해 모였을 때에 바울이 설교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다음 날에 떠나기로 되어 있어서 한밤중까지 신자들에게 설교를 계속했습니다.

8 우리가 모인 다락방에는 등불을 많이 켜 놓았습니다.

9 유두고라고 하는 청년이 창문에 자리잡고 앉아 있었는데, 바울의 말이 너무 오래 계속되자, 잠이 들어 그만 삼층에서 떨어졌습니다. 사람들이 그를 일으켜 보니, 이미 죽어 있었습니다.

10 바울이 내려가 유두고 위에 엎드려 그를 껴안고 말했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 청년이 아직 살아 있습니다.”

11 바울은 다시 위층으로 올라가서 빵을 떼어 먹은 후에 날이 새도록 오랫동안 설교를 하고 떠나갔습니다.

12 사람들은 살아난 젊은이를 집으로 데려가면서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13 [드로아에서 밀레도까지 여행하다] 우리는 먼저 배를 타고 앗소로 항해하였습니다. 앗소에 도착해서 바울을 그 배에 태울 생각에서였습니다. 이런 계획을 세운 것은 바울이 걸어서 앗소까지 가겠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14 우리는 앗소에서 바울을 만나서 그를 배에 태워 미둘레네로 갔습니다.

15 이튿날에는 미둘레네를 떠나 기오에서 가까운 곳에 이르렀고, 다음 날, 사모로 건너갔다가, 그 다음 날, 밀레도에 도착했습니다.

16 바울은 아시아 지방에서 너무 오랜 시간을 보내지 않으려고 에베소를 들르지 않고 지나가려고 했습니다. 그는 가능하다면 오순절 안에 예루살렘에 도착하려고 서둘렀습니다.

17 [에베소의 장로들] 바울이 밀레도에서 에베소로 사람을 보내어 교회 장로들을 불렀습니다.

18 장로들이 오자, 바울은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아시아에 온 첫날부터 여러분과 함께 지내면서 어떻게 생활해 왔는지 여러분들은 잘 아실 겁니다.

19 그 동안, 나는 유대인들이 지어 낸 모함으로 몹시 고통을 당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겸손히, 때로는 눈물을 흘리며 주님을 섬겼습니다.

20 나는 여러분에게 유익이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주저하지 않고 전파하였습니다. 나는 그것을 공중 앞에서나 여러분의 집에서 여러분을 가르쳤습니다.

21 유대인들과 그리스인들 모두에게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올 것과 우리 주 예수님을 믿으라고 선포했습니다.

22 그러나 이제 나는 성령의 명령에 따라 예루살렘으로 갑니다. 그 곳에서 내게 무슨 일이 닥칠지 나는 알지 못합니다.

23 다만 내가 아는 것은 어느 도시에 가든지 감옥과 환난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성령께서 내게 경고해 주셨다는 사실뿐입니다.

24 그러나 나는 내 목숨을 아깝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예수님께로부터 받은 사명, 곧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전하는 일을 다 마칠 수만 있다면 말입니다.

25 나는 여러분과 함께 있는 동안, 줄곧 하나님의 나라를 전했습니다. 이제 나의 설교를 들으신 여러분 중에는 나의 얼굴을 다시 볼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리라는 것을 나는 압니다.

26 그러므로 오늘 여러분에게 엄숙히 선언합니다. 여러분 가운데 설령 누군가 구원 받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내게는 책임이 없습니다.

27 그것은 내가 주저하지 않고 하나님의 모든 뜻을 여러분에게 전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28 여러분은 자신들과 모든 맡겨진 양 떼를 잘 살피고 그들을 잘 돌보십시오. 성령께서 여러분을 감독자로 세우셔서 하나님께서 자기 아들의 피로 사신 교회를 돌보게 하셨습니다.

29 내가 떠난 뒤에 어떤 사람들이 사나운 이리처럼 교회에 들어와서 양 떼를 해치려 할 것을 나는 압니다.

30 또한 여러분 가운데서도 진리를 왜곡되게 말하고, 제자들을 유혹하여 자기를 따르게 하는 사람들도 나타날 것입니다.

31 그러므로 깨어 있으십시오. 내가 삼 년 동안을 밤낮으로, 때로는 눈물을 흘리며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쉬지 않고 교훈한 것을 기억하십시오.

32 이제 나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은혜의 말씀에 여러분을 맡깁니다. 그 말씀은 여러분을 능히 세울 수 있고 모든 거룩한 백성들과 함께 기업을 받을 수 있는 말씀입니다.

33 나는 그 누구의 금이나 은이나 옷을 탐낸 적이 없습니다.

34 여러분 자신도 아시듯이 나는 언제나 직접 일을 해서 나와 내 일행에게 필요한 것을 마련했습니다.

35 나는 모든 일에서 여러분에게 모범을 보였습니다. 여러분은 저처럼 열심히 일해서 약한 사람을 도와야 합니다. 또한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고 하신 주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해야 합니다.”

36 바울은 이 말을 마친 뒤에 무릎을 꿇고 모든 사람들과 함께 기도했습니다.

37 그들은 다 바울을 껴안고 작별의 입맞춤을 하면서 울었습니다.

38 특히 그들은 다시는 자기를 보지 못하리라는 바울의 말을 듣고 슬퍼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배 타는 곳까지 바울을 배웅했습니다.

21

1 [예루살렘으로 간 바울] 우리는 그들과 작별 인사를 한 뒤에 배를 타고 곧장 고스로 갔습니다. 이튿날, 우리는 로도에 들렸다가 거기서 바다라로 떠났습니다.

2 그 곳에서 우리는 베니게로 가는 배를 만나서 그 배를 타고 떠났습니다.

3 키프로스 섬이 눈앞에 나타났을 때에 우리는 그 섬을 왼쪽에 두고 시리아로 가다가 두로에 배를 댔습니다. 그 곳에서 배가 짐을 풀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4 우리는 두로에서 신자들을 만나 일 주일을 그들과 함께 지냈습니다. 그들은 성령께서 알려 주신 대로 바울에게 예루살렘에 가지 말라고 만류했습니다.

5 그러나 그들과 함께한 시간이 다 되자, 우리는 그 곳을 떠나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모든 신자들이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도시 바깥까지 나와 우리를 배웅해 주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바닷가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했습니다.

6 서로 작별 인사를 나눈 후, 우리는 배에 올랐고, 두로 지방의 신자들은 각자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7 우리는 두로를 출발하여 항해를 계속하여 돌레마이에 이르렀습니다. 우리는 그 곳의 형제들과 인사를 하고 그들과 함께 하루를 지냈습니다.

8 이튿날, 우리는 돌레마이를 떠나 가이사랴로 갔습니다. 그 곳에서 일곱 집사 가운데 한 사람인 전도자 빌립의 집에 들어가 그와 함께 지냈습니다.

9 빌립에게는 결혼하지 않은 네 딸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예언하는 사람이었습니다.

10 우리가 여러 날, 그 곳에 머물고 있는 동안, 아가보라는 예언자가 유대에서 내려왔습니다.

11 그가 우리에게 와서 바울의 허리띠를 가져다가 자기 손과 발을 묶고 말했습니다. “성령께서 예루살렘에 사는 유대인들이 이 허리띠 임자를 이와 같이 묶어서 이방인들에게 넘겨 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12 우리는 그 말을 듣고 그 곳 사람들과 함께 바울에게 예루살렘에 올라가지 말라고 간곡하게 말했습니다.

13 그 때, 바울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어찌하여 그렇게 울면서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십니까? 나는 예루살렘에서 묶이는 것뿐만 아니라 주 예수님의 이름을 위해 죽는 것까지도 각오하고 있습니다.”

14 바울이 우리의 권함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주님의 뜻대로 되기를 바랍니다”라고만 말하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15 이렇게 여러 날이 지난 뒤, 우리는 떠날 준비를 하여 예루살렘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16 가이사랴 출신 제자들 몇 사람도 우리와 함께 갔습니다. 그들은 키프로스 사람 나손의 집으로 우리를 데려가 거기에서 묵을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나손은 오래 전에 신자가 된 사람이었습니다.

17 [바울과 야고보의 만남] 우리가 예루살렘에 도착하자, 형제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18 이튿날, 바울은 우리와 함께 야고보를 방문했습니다. 그 자리에는 장로들도 다 모여 있었습니다.

19 바울은 그들에게 인사를 하고, 하나님께서 그의 선교로 이방인들에게 행하신 일을 낱낱이 들려 주었습니다.

20 그들은 바울의 말을 듣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바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형제님, 아시겠지만 유대인 가운데 신자가 된 사람이 수만 명입니다. 그들은 모세의 율법을 지키는 일에 매우 열성입니다.

21 그런데 그 유대인들 사이에서는 당신이 이방인들과 어울려 사는 유대인들에게 모세의 율법에서 떠나 자녀에게 할례도 행하지 말고, 유대의 관습도 지키지 말라고 가르쳤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22 그러니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틀림없이 그들은 당신이 이 곳에 왔다는 소식을 듣게 될 것입니다.

23 그러니 우리가 일러 주는 대로 하십시오. 우리 중에 하나님께 서약을 한 사람이 네 명 있습니다.

24 이 사람들을 데리고 가서 함께 정결 의식을 행하십시오. 그리고 형제께서 그들의 머리를 깎는 값을 대 주십시오. 그러면 그들이 그대에 대한 소문이 모두 사실이 아니고, 그대도 율법을 지키며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25 이방인 신자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이미 그들에게 편지를 써서 우상에게 바친 음식과 피와 목 졸라 죽인 짐승의 고기를 먹지 말 것과 음란한 행동을 멀리할 것을 부탁한 적이 있습니다.”

26 이튿날, 바울은 그 사람들과 함께 정결 의식을 행하였습니다. 그런 뒤에 그는 성전 뜰로 가서 정결 의식이 끝나는 날짜와 그 날에 각 사람을 위해 예물을 바칠 날짜를 신고했습니다.

27 칠 일이 거의 끝나 갈 즈음에, 아시아 지역에서 온 유대인들은 바울이 성전 뜰에 있는 것을 보고 무리를 충동질하여 바울을 붙잡았습니다.

28 그 유대인들은 이렇게 소리질렀습니다. “이스라엘 동포 여러분, 좀 도와 주십시오. 이 사람은 가는 곳마다 우리 백성과 모세의 율법과 성전을 거스르는 말로 모든 사람을 가르치는 사람입니다. 더욱이 지금은 그리스 사람들을 성전 안으로 데리고 와서 이 거룩한 곳을 더럽혀 놓았습니다.”

29 그들이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그들이 전에 에베소 사람 드로비모가 바울과 함께 예루살렘에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었으므로, 분명히 바울이 그 사람을 성전 안으로 데리고 들어왔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30 그러자 온 도시는 시끄러워지고 사람들이 몰려와 바울을 붙잡아 성전 바깥으로 끌어 냈습니다. 그리고 바로 성전 문이 닫혔습니다.

31 그들이 바울을 죽이려 하는 순간에 예루살렘 도시 전체에 폭동이 일어났다는 보고가 로마 군대 천부장에게 전달되었습니다.

32 그는 즉시 백부장 몇 명과 군인들을 거느리고 군중들에게로 달려갔습니다. 폭도들은 로마 군대 천부장과 군인들을 보자, 바울을 때리던 것을 멈추었습니다.

33 천부장은 가까이 가서 바울을 체포했습니다. 그리고 군인들에게 바울을 쇠사슬 두 개로 묶으라고 명령한 다음, 그가 누구이며 또 어떤 일을 했는지를 물었습니다.

34 그러자 군중들은 너도 나도 소리를 질러 대며 대답을 하는데, 그들의 말이 저마다 달랐습니다. 천부장은 사람들의 아우성치는 소리에 이 사건의 진상을 알 수 없어서 군인들에게 바울을 병영 안으로 끌고 가라고 명령했습니다.

35 바울이 층계에 이르렀을 때에는 군중들의 폭행이 너무나 격렬했기 때문에 군인들이 바울을 호위해야만 했습니다.

36 군중들은 바울의 뒤를 따라가며, 계속해서 “그를 없애 버려라!” 하고 소리쳤습니다.

37 바울이 병영 안으로 끌려들어갈 때에 그는 천부장에게 “천부장님께 한 말씀 드려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천부장이 대답했습니다. “그리스 말을` 할 줄 아는가?

38 당신은 혹시 얼마 전에 폭동을 일으키고 테러범 사천 명을 거느리고 광야로 나간 이집트 사람이 아닌가?”

39 바울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아닙니다. 나는 길리기아 지방의 다소에서 태어난 유대인이며, 그 유명한 도시의 시민입니다. 제가 저 사람들에게 말할 수 있게 허락해 주십시오.”

40 천부장이 허락하자, 바울은 층계 위에 올라서서 손을 내저어 무리를 조용하게 했습니다. 잠잠해지자 바울이 히브리 말로 연설했습니다.

22

1 [바울의 연설] “저의 아버지와 형제가 되시는 여러분, 이제 제가 해명해 드리겠으니 잘 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2 그들은 바울이 히브리 말로 연설하는 것을 듣고는 더 조용해졌습니다. 바울은 말을 계속했습니다.

3 “나는 유대인입니다. 길리기아 지방의 다소에서 태어났지만 이 도시에서 자랐고 가말리엘의 제자로서 그 밑에서 우리 조상의 율법대로 엄격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나는 오늘, 여기 모인 모든 사람들처럼 하나님에 대해 열심이 있었습니다.

4 나는 예수의 ‘도’를 따르는 사람들을 핍박하여 그들을 죽이기까지 했으며, 남자든 여자든 가리지 않고 그들을 붙잡아 감옥에 넣었습니다.

5 대제사장과 모든 장로들이 내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증언해 줄 것입니다. 나는 그들에게서 다마스커스에 있는 형제들에게 보내는 공문서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 곳에 있는 신자들을 붙잡아 예루살렘으로 데려와서 벌을 받게 하려고 다마스커스로 떠났습니다.

6 [바울이 다마스커스에서 일어난 일을 이야기하다] 정오쯤 되어 내가 다마스커스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에 갑자기 하늘로부터 밝은 빛이 나를 둘러 비췄습니다.

7 나는 땅에 엎어졌고, ‘사울아, 사울아, 어찌하여 나를 박해하느냐?’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8 내가 ‘주님, 당신은 누구십니까?’라고 물었더니 그분이 내게 ‘나는 네가 박해하는 나사렛 예수다’라고 대답하셨습니다.

9 나와 함께 있던 사람들은 그 빛은 보았으나, 나에게 말씀하시는 분의 음성은 듣지 못했습니다.

10 나는 ‘주님, 제가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그 때, 주님께서는 ‘일어나 다마스커스로 가거라. 거기에 가면, 네가 해야 할 일을 모두 일러 줄 사람이 있을 것이다’라고 대답하셨습니다.

11 나는 그 빛의 광채 때문에 앞을 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나와 함께 가던 사람들의 손에 이끌려 다마스커스로 들어갔습니다.

12 다마스커스에 아나니아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아나니아는 모세의 율법을 따라 사는 경건한 사람이었으며, 그 곳에 사는 유대인들에게 존경을 받는 사람이었습니다.

13 아나니아가 나를 찾아와 내 곁에 서서 ‘사울 형제, 눈을 뜨시오’ 하고 내게 말했습니다. 그 순간, 나는 눈을 떠 그를 보았습니다.

14 그 때, 아나니아가 말했습니다. ‘우리 조상의 하나님께서 오래 전에 당신을 택하셔서 그분의 뜻을 알게 하셨고, 그 의로우신 분을 보게 하시며 그분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을 듣게 하셨습니다.

15 당신은 모든 사람들에게 당신이 보고 들은 것을 전하는 그분의 증인이 될 것입니다.

16 그러니 이제 무엇을 더 기다리겠습니까? 일어나 세례를 받으십시오. 그리고 그분의 이름을 부르십시오. 그러면 죄 사함을 얻게 될 것입니다.’

17 [이방인의 복음 증거를 위해 부름받음] 그후, 내가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성전 뜰에서 기도하고 있는 도중에 어떤 환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18 그 환상 중에 주님을 보았는데, 주님께서 내게 말씀하셨습니다. ‘서둘러 예루살렘을 떠나라. 이 곳 사람들은 네가 나를 증언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19 그래서 나는 대답했습니다. ‘주님, 이들은 제가 여러 회당을 돌아다니며 주님을 믿는 사람들을 잡아 감옥에 가두고 때리기까지 한 일을 잘 알고 있습니다.

20 뿐만 아니라 주님의 증인인 스데반이 죽임을 당할 때에 제가 그 자리에 있던 것도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 때, 거기에 서서 그들이 스데반을 죽이는 일에 찬성했으며 그를 죽이는 사람들의 옷을 맡아 주기까지 했습니다.’

21 그러나 주님께서는 내게 ‘가거라. 내가 너를 멀리 이방인들에게 보내겠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22 [로마 시민인 바울] 사람들은 바울의 말을 여기까지 듣고 있다가, 목소리를 높여 “이런 놈은 없애 버려라. 살려 두어서는 안 된다”라고 소리질렀습니다.

23 그들은 고함을 지르며 옷을 벗어 던지고, 공중에 먼지를 날렸습니다.

24 그러자 천부장이 부하들에게 바울을 병영 안으로 데려가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리고는 사람들이 바울에게 그렇게 소리지르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아 내려고 바울을 때리면서 조사해보라고 했습니다.

25 군인들이 바울을 묶고 때리려 하자, 바울이 옆에 서 있던 로마 백부장에게 말했습니다. “죄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지도 않은 로마 시민을 때리는 것이 로마법에 맞는 일입니까?”

26 그 말을 들은 백부장은 천부장에게 가서 “이제 어떻게 하실 계획입니까? 이 사람은 로마 시민입니다”라고 알렸습니다.

27 천부장이 바울에게 다가가 물었습니다. “당신이 로마 시민이라는 말이 참말이오?” 바울이 “그렇습니다” 하고 대답했습니다.

28 천부장이 말했습니다. “나는 돈을 많이 들여서 로마 시민권을 얻었소.” 바울이 말했습니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로마 시민인 사람입니다.”

29 그러자 바울을 심문하려던 사람들이 곧 물러났습니다. 천부장은 바울이 로마 시민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를 결박한 일로 두려워했습니다.

30 [유대 공의회 앞에서 말하는 바울] 이튿날, 천부장은 유대인들이 무슨 일 때문에 바울을 고소하는지 알아보려 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대제사장들과 유대 공의회를 소집하게 했습니다. 천부장은 바울을 묶은 사슬을 풀어 주고 그를 데리고 나가 공의회 앞에 세웠습니다.

23

1 바울이 유대 공의회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습니다. “형제 여러분, 나는 이 날까지 하나님 앞에서 선한 양심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2 그 순간, 대제사장 아나니아가 바울 가까이 서 있는 사람들에게 바울의 입을 치라고 명령했습니다.

3 그러자 바울이 아나니아에게 말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을 치실 것이오! 당신은 겉만 하얗게 회칠한 벽과 같소. 당신은 율법대로 나를 재판한다고 거기에 앉아 있으면서 어떻게 스스로는 율법을 어겨 가며 나를 치라고 말할 수 있소?”

4 바울 가까이 서 있던 사람들이 바울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하나님의 대제사장을 감히 욕할 수 있소?”

5 바울이 대답했습니다. “형제 여러분, 나는 그 사람이 대제사장인 줄 몰랐습니다. 성경에도 이르기를 ‘네 백성의 지도자를 욕하지 마라’고 하였습니다.”

6 바울은 공의회에 모인 사람 가운데 일부는 사두개파 사람이었고, 일부는 바리새파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는, 큰소리로 말했습니다. “형제 여러분, 나는 바리새파 사람이며 바리새파 사람의 아들입니다. 나는 지금 죽은 사람이 부활할 것이라는 소망 때문에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7 바울이 이렇게 말을 하자, 바리새파 사람들과 사두개파 사람들 사이에 다툼이 일어나 공의회 의원들이 나뉘었습니다.

8 그것은 사두개파 사람들은 죽은 사람의 부활이 없으며 천사나 영도 없다고 주장한 반면, 바리새파 사람들은 그것을 다 인정하였기 때문입니다.

9 그래서 큰 소동이 일어났습니다. 바리새파 사람들 중에서 율법학자 몇 사람이 일어나 “우리는 이 사람에게서 아무런 잘못도 찾을 수 없습니다. 어쩌면 천사나 영이 이 사람을 시켜서 말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라고 바울을 두둔했습니다.

10 다툼이 점점 심각해지자, 천부장은 유대인들 때문에 바울의 몸이 찢겨지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천부장은 군인들에게, 내려가서 강제로라도 바울을 군중들 손에서 빼내어 병영으로 데리고 가라고 명령했습니다.

11 그 날 밤에 주님께서 바울 곁에 서서 말씀하셨습니다. “용기를 내어라. 네가 예루살렘에서 나를 증언한 것같이 로마에서도 나를 증언하여야 한다.”

12 [바울을 죽일 음모] 이튿날 아침, 유대인들은 바울을 죽일 음모를 꾸몄습니다. 그들은 바울을 죽이기 전에는 아무것도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겠다고 맹세했습니다.

13 이러한 음모에 가담한 사람들은 사십 명이 넘었습니다.

14 그들이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에게 가서 말했습니다. “우리는 바울을 죽이기 전에는 아무것도 입에 대지 않겠다고 맹세했습니다.

15 그러니 이제 여러분들과 공의회에서는 천부장에게 가서 바울이 한 일에 대해 좀더 자세히 심문할 것이 있으니 바울을 내어 달라고 부탁하십시오. 그러면 우리는 기다리고 있다가 바울이 이리로 오는 길에 그를 없애 버리겠습니다. 준비는 이미 다 되어 있습니다.”

16 그러나 바울의 조카가 이 음모를 듣고 병영으로 가서 바울에게 그 사실을 알려 주었습니다.

17 그래서 바울이 백부장 한 명을 불러 “이 젊은이를 천부장에게 데려가 주십시오. 천부장에게 전할 말씀이 있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18 백부장이 바울의 조카를 데리고 천부장에게 가서 말했습니다. “바울이란 죄수가 저를 불러 이 젊은이를 천부장님께 데려가 달라고 부탁해서 데려왔습니다. 천부장님께 드릴 말씀이 있답니다.”

19 천부장이 젊은이의 손을 잡고 아무도 없는 곳으로 데려가 물었습니다. “내게 전할 말이 무엇이냐?”

20 젊은이가 말했습니다. “유대인들이 천부장님께 바울을 심문할 것이 더 있다는 구실을 대면서 내일 바울을 그들의 공의회로 끌어 내어 달라고 천부장님께 청하기로 결정했답니다.

21 그러나 그들의 말을 곧이 듣지 마십시오. 사십 명도 더 되는 사람들이 숨어서 바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들은 바울을 죽이기 전에는 아무것도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겠다고 맹세까지 하였습니다. 그들은 지금 준비를 다 해 놓고 천부장님의 승낙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22 천부장이 젊은이를 돌려 보내면서 “네가 이 내용을 내게 알렸다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하고 단단히 주의를 주었습니다.

23 [바울을 가이사랴로 보냄] 천부장이 백부장 두 명을 불러 다음과 같이 명령했습니다. “병사 이백 명과 기병대 칠십 명과 창을 쓰는 병사 이백 명을 무장시켜 오늘 밤 9시에 가이사랴로 떠날 준비를 갖추게 하여라.

24 또 바울을 총독 벨릭스에게 안전하게 호송할 수 있도록 그를 태울 짐승도 준비해 두도록 하여라.”

25 그리고 천부장은 이러한 내용의 편지를 썼습니다.

26 “글라우디오 루시아가 총독 벨릭스 각하에게 문안드립니다.

27 이 사람은 유대인들에게 잡혀 살해 당할 뻔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사람이 로마 시민이라는 것을 알고는 제 병사들을 데리고 가서 그를 구했습니다.

28 저는 유대인들이 무슨 일로 이 사람을 고소하는지 알고 싶어 그들의 공의회로 이 사람을 데려갔습니다.

29 거기서 저는 그들이 이 사람을 고소하는 것이 그들의 율법에 관한 것일 뿐, 이 사람에게는 사형을 당하거나 감옥에 갇힐 만한 죄가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30 그런데 유대인들이 이 사람을 죽이려는 음모를 꾸민다는 정보를 듣고 저는 곧바로 이 사람을 각하께 보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유대인들에게도 이 사람에 대해 고소할 말이 있으면 각하께 직접 하라고 일러 두었습니다.”

31 군인들은 명령대로 그 날 밤으로 바울을 데리고 안디바드리까지 갔습니다.

32 이튿날에는 기병대에게 바울을 가이사랴로 호송하라고 부탁하고 다른 군인들은 예루살렘에 있는 병영으로 돌아갔습니다.

33 기병대는 가이사랴에 도착하여 총독에게 편지를 전달하고 바울도 그에게 넘겨 주었습니다.

34 총독은 편지를 읽고 나서 바울에게 어느 지방 사람이냐고 물었습니다. 총독은 바울이 길리기아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는

35 바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대를 고소하는 사람들이 도착하면 그 때, 그대의 말을 들어 보겠소.” 그리고는 바울을 헤롯이 지은 왕궁에 가두어 지키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24

1 [유대인들이 바울을 고소함] 오 일 뒤에 대제사장 아나니아가 장로 몇 사람과 더둘로라고 하는 법률가를 데리고 가이사랴에 왔습니다. 그들이 온 것은 총독에게 바울을 고소하기 위해서였습니다.

2 바울이 안으로 불려 들어가자, 더둘로가 고소하기 시작했습니다. “벨릭스 각하! 우리는 각하 덕분에 오랫동안 평화를 누려 왔으며 각하의 지혜로운 일 처리로 우리 나라의 잘못된 일들이 많이 고쳐졌습니다.

3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이 모든 일이 각하의 공로 때문인 것을 인정하며 각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4 이제 더 이상 각하께 폐가 되지 않게 간단히 말씀드리겠으니 저희 말을 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5 우리는 이 사람이 온 세계에 있는 유대인들을 선동하고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사람은 나사렛 이단의 두목입니다.

6 심지어는 그가 성전까지 더럽히려고 하여 우리가 그를 붙잡았습니다.

7 (없음)

8 총독 각하께서 이 사람을 직접 심문해 보시면 우리가 그를 고소하는 이유를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9 다른 유대인들도 가세하면서 그의 말이 모두 사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10 총독이 바울에게 말하라고 몸짓하자, 바울이 대답했습니다. “각하께서 수 년 동안, 이 민족의 재판장이 되신 것을 제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와 관련된 일을 각하께 변명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11 제가 예루살렘에 예배드리러 올라간 것은 십이 일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각하께서 조사해 보시면 금방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12 그리고 저를 고소하는 사람들은 제가 성전 뜰에서 누구와 논쟁한 것이나, 회당에서나 도시 안에서나 사람들을 선동한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13 그리고 이들이 지금 저를 고소하고 있지만 총독 각하께 그 내용에 대한 증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14 그러나 저는 각하께 이 사실을 고백합니다. 저는 유대인들이 소위 이단이라고 말하는 예수의 ‘도’를 따르는 사람으로서, 우리 조상의 하나님을 섬기며 모세의 율법과 예언자들의 책에 적힌 것도 다 믿는다는 사실입니다.

15 저는 이 사람들이 간직하고 있는 것과 똑같이, 하나님께 대한 소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의로운 사람이든 불의한 사람이든 모든 사람이 다시 부활하리라는 소망입니다.

16 그래서 저는 언제나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저의 깨끗한 양심을 간직하려고 힘쓰고 있습니다.

17 저는 여러 해 동안 예루살렘을 떠나 있다가, 저희 민족에게 구제금을 전하고 하나님께 예물을 바치려고 예루살렘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18 그들이 저를 본 것은 제가 성전 뜰에서 정결 예식을 행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저는 소동을 일으키지도 않았고 제 주위에 군중들이 모여 있지도 않았습니다.

19 그 자리에는 아시아에서 온 유대인들이 있었는데, 저를 고소할 일이 있었다면 그들이 직접 각하 앞에 와서 저를 고소했을 것입니다.

20 그렇지 않으면, 제가 예루살렘에서 유대인의 공의회 앞에 섰을 때에 이들이 제게서 무슨 잘못을 찾아 냈는지, 여기 서 있는 이 사람들에게 말해 보라고 하십시오.

21 제가 그들 앞에 섰을 때, 한 말은 오직 하나, 곧 ‘오늘 제가 여러분 앞에서 재판 받는 것은 죽은 사람의 부활에 관한 것 때문이다’라고 외친 것뿐입니다.”

22 당시에 벨릭스는, 이미 예수의 ‘도’에 관한 것을 자세히 알고 있었으므로, “천부장 루시아가 오면, 여러분들이 제기한 고소 문제를 처리하겠소”라고 말하고서 재판을 연기하였습니다.

23 벨릭스는 백부장에게 명령하여 바울을 잘 지키되, 어느 정도 자유를 주고 친지들이 그를 돌보아 주는 것을 막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24 [벨릭스와 그의 아내를 전도하는 바울] 며칠 뒤에 벨릭스는 유대인인 자기 아내 드루실라와 함께 와서 바울을 불러 내어 그리스도 예수를 믿는 것에 관한 가르침을 들었습니다.

25 그러나 바울이 정의와 절제하는 일과 장차 임할 심판에 대해 이야기하자 벨릭스는 두려워하며 “지금은 그만하고 가시오. 시간이 나면 다시 그대를 부르겠소”라고 말했습니다.

26 그러면서도 벨릭스는 바울에게서 돈을 받을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바울을 자주 불러 내어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27 두 해가 지난 후에 보르기오 베스도가 벨릭스의 후임으로 총독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벨릭스는 유대인들에게 환심을 사려고 바울을 그대로 감옥에 가두어 두었습니다.

25

1 [로마 황제에게 상소함] 베스도는 총독으로 부임한 지 삼 일 뒤에 가이사랴를 떠나 예루살렘으로 올라갔습니다.

2 대제사장들과 유대인 지도자들이 베스도 앞에 나타나 그에게 바울을 고소했습니다.

3 그들은 베스도에게 환심을 사 가며 바울을 다시 예루살렘으로 보내 달라고 간청했습니다. 그들은 길에 사람들을 매복시켰다가 바울을 죽일 계획이었습니다.

4 그러나 베스도는, 바울은 가이사랴에 갇혀 있고 자신도 곧 그리로 돌아갈 것이므로,

5 “그 사람이 정말로 잘못된 행동을 했다면, 여러분들 중에서 몇 사람이 나와 함께 가이사랴로 가서 그 곳에서 그를 고발하시오”라고 대답했습니다.

6 베스도가 예루살렘에 팔 일인가 십 일인가를 더 머물다가 가이사랴로 돌아갔습니다. 이튿날, 그는 재판석에 앉아서 바울을 데려오라고 명령했습니다.

7 바울이 나타나자, 예루살렘에서 온 유대인들이 그를 에워싸고 여러 가지 무거운 죄목을 대며 바울을 고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 죄를 입증할 만한 증거는 아무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8 바울은 이렇게 자신을 변명했습니다. “나는 유대인의 율법이나 성전이나 로마 황제를 거스르는 죄를 지은 적이 없었습니다.”

9 그러나 베스도가 유대인의 환심을 사려고 바울에게 물었습니다. “그대는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서 이 여러 가지 고소 문제에 대해 내 앞에서 재판 받기를 원하는가?”

10 바울이 말했습니다. “나는 지금 황제의 법정에 서 있습니다. 나는 이 곳에서 재판을 받아야 합니다. 각하께서도 잘 아시듯 나는 유대인들에게 어떤 죄도 짓지 않았습니다.

11 혹 내게 잘못한 일이 있어 법에 따라 사형을 당해야 한다면, 죽음을 피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고발한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면, 어느 누구도 나를 이들에게 넘겨 줄 수 없습니다. 나는 로마 황제 에게 상소하겠습니다.”

12 베스도는 이 문제를 두고 배심원들과 상의한 뒤에 “그대가 황제에게 상소했으니, 황제에게 가게 될 것이오”라고 선포했습니다.

13 [아그립바 왕 앞에 선 바울] 며칠이 지난 뒤, 유대의 아그립바 왕과 버니게가 베스도에게 환영 인사를 하기 위해 가이사랴로 왔습니다.

14 그들이 가이사랴에서 여러 날을 머물게 되어 베스도는 아그립바 왕과 바울 사건을 논의하였습니다. 베스도가 말했습니다. “이 곳에 벨릭스가 옥에 가두어 둔 사람이 한 사람 있습니다.

15 내가 예루살렘에 갔더니,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이 그 사람을 고소하면서 그에게 유죄 판결을 내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16 그러나 나는, 어떤 사람이 고소를 당했을 때, 그 사람을 고소한 사람과 마주하게 해서 고소한 것에 대해 변명할 기회를 주지 않고 그들에게 넘겨 주는 것은 로마의 관습에 어긋난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17 그래서 유대인들이 나를 따라 이 곳 가이사랴로 왔습니다. 나는 시간을 끌지 않고 그 이튿날, 재판을 소집하고 재판석에 앉아서 그 사람을 불러오게 했습니다.

18 유대인들이 일어나 그를 고발하며 죄목을 늘어놓았지만, 내가 예상했던 것만큼 악한 죄는 없었습니다.

19 그들이 바울과 논쟁을 한 것은 간단히 말해서, 그들의 종교에 관한 것과 예수라는 어떤 죽은 자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바울은 그 자가 살아 있다고 주장합니다.

20 나는 이와 같은 문제를 어떻게 조사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다가, 바울에게 예루살렘으로 가서 이 문제에 대해 재판 받기를 원하느냐고 물어 보았습니다.

21 그러나 바울이 황제에게 판결을 받을 때까지 그대로 갇혀 있겠다고 해서 나는 바울을 로마에 계신 황제에게 보낼 때까지 그를 가두어 두라고 명령했습니다.”

22 그러자 아그립바가 베스도에게 “나도 그 사람의 말을 듣고 싶소”라고 말했습니다. 베스도는 “내일 그의 말을 들을 수 있게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23 이튿날, 아그립바와 버니게는 화려한 행렬을 갖추고 군대 지휘관들과 그 도시의 유지들과 함께 재판정에 나타났습니다. 베스도가 명령하자, 바울이 끌려나왔습니다.

24 그 때, 베스도가 말했습니다. “아그립바 왕 전하,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하신 여러분, 이 사람을 보십시오. 이 사람은 이 곳과 예루살렘에 있는 모든 유대인들이 살려 두어서는 안 된다고 소리치면서 나에게 고소한 사람입니다.

25 그러나 내가 판단하기에 그는 죽임을 당할 만한 죄를 범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가 황제에게 상소하였으므로 그를 로마로 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26 하지만 이 사람에 관해서 황제께 써 보낼 만한 자료가 내게는 없습니다. 그래서 이 사람을 여러분 앞에, 특별히 아그립바 왕 앞에 불러 낸 것입니다. 나는 여러분이 이 사람을 심문하면 황제께 보고할 자료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27 황제께 죄수를 보내면서 그 죄목이 무엇인지 알리지 않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26

1 [바울의 변호] 아그립바가 바울에게 말했습니다. “당신 자신에 대해 해명할 기회를 주겠다.” 그러자 바울이 손을 들어올리며 변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2 “아그립바 왕이시여, 저와 관련하여 유대인들이 고소한 것에 대해 오늘 왕 앞에서 해명하게 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3 그것은 왕께서 유대인의 관습과 유대인들이 서로 다투고 있는 문제들을 잘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제 말을 끝까지 들어 달라는 것입니다.

4 모든 유대인들은 저의 일생을 다 알고 있습니다. 저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하여 동족 가운데서, 그리고 예루살렘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5 그들이 저를 안 지는 오래 되었습니다. 그들은 하려고만 했다면, 제가 우리 종교의 가장 엄격한 바리새파 사람이고, 바리새파 사람으로서 생활하였다는 것을 증언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6 지금 제가 여기 서서 재판을 받게 된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 조상들에게 약속하신 것에 대한 소망 때문입니다.

7 이 소망은 우리 열두 지파가 밤이나 낮이나 열심을 다해 하나님을 섬기면서 그 약속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이었습니다. 왕이시여, 바로 이 소망 때문에 저는 유대인들에게 고발을 당한 것입니다.

8 여러분은 어찌하여 하나님께서 죽은 사람을 살리시는 것이 믿지 못할 일이라고 생각하십니까?

9 한때는 저 역시 나사렛 예수의 이름을 반대하는 일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고 확신했던 사람입니다.

10 제가 예루살렘에서 했던 일이 그런 일이었습니다. 저는 대제사장들에게서 권한을 받아 많은 성도들을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죽이는 일에 찬성했습니다.

11 저는 회당마다 찾아다니면서 여러 번 그들을 처벌했으며 강제로 예수님을 저주하게 했습니다. 그들을 향한 저의 분노가 어찌나 심하였던지 저는 다른 도시에까지 찾아다니면서 그들을 박해하기도 했습니다.

12 [다마스커스 사건을 이야기하다] 그러다가 한번은 대제사장들에게서 권한을 위임받아 다마스커스로 가게 되었습니다.

13 왕이시여, 저는 그 곳을 향해 가다가 정오쯤 되어 하늘에서 해보다 더 밝은 빛이 저와 제 일행을 둘러 비추는 것을 보았습니다.

14 우리는 모두 땅에 엎어졌습니다. 그 때에 저는 히브리 말로 ‘사울아, 사울아, 네가 어찌하여 나를 박해하느냐? 가시 돋친 채찍을 발로 차 보아야 너만 다칠 뿐이다’라는 음성을 들었습니다.

15 제가 ‘주님, 당신은 누구십니까?’라고 묻자,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다.

16 일어나라! 발을 딛고 서라! 내가 이렇게 네게 나타난 것은, 너를 나의 일꾼으로 삼아 네가 본 것과 앞으로 내가 네게 보여 줄 것을 사람들에게 증언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17 내가 너를 이 백성과 이방인들에게서 구원할 것이며, 너를 이방인에게로 보내어

18 그들의 눈을 뜨게 하고, 어둠에서 빛으로, 사탄의 세력에서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하겠다. 그리하여 그들의 죄를 용서받을 수 있게 하고, 또 나를 믿어 거룩하게 된 백성들과 한자리에 들게 하겠다.’

19 [바울이 자신의 사역을 설명하다] 아그립바 왕이시여, 저는 하늘로부터 받은 이 환상에 복종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20 저는 처음에는 다마스커스 사람들에게, 그 다음에는 예루살렘과 유대 지방의 모든 사람들에게, 나중에는 이방인들에게까지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와서 회개한 모습을 행동으로써 보이라고 선포했습니다.

21 이런 일들 때문에 유대인들이 저를 성전에서 붙잡아 죽이려고 했습니다.

22 그러나 저는 이 날까지 하나님의 도우심을 받아 왔습니다. 그래서 지금 제가 본 것을 이 자리에서 높은 사람이나 낮은 사람이나 모든 사람들에게 증언하고 있습니다. 저는 모세와 예언자들이 앞으로 일어나리라고 예언한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23 모세와 예언자들은 그리스도께서 고난을 당하신다는 것과 죽은 자들 가운데서 먼저 부활하실 것과 자기 백성과 이방인들에게 빛을 선포하실 것을 예언했습니다.”

24 [아그립바를 전도하는 바울] 바울이 이런 식으로 변명하자, 베스도가 바울을 향해 큰소리로 “바울아, 네가 미쳤구나. 너의 많은 학식 때문에 네가 미쳐 버렸다”라고 말했습니다.

25 그러나 바울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베스도 각하, 저는 미치지 않았습니다. 제가 드린 말은 다 사실입니다. 전부 맑은 정신으로 하는 말입니다.

26 아그립바 왕이 이 사실을 알고 계시므로제가 거리낌없이 말씀드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 일은 어느 한 구석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하나도 왕이 모르실 리가 없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27 아그립바 왕이시여, 예언자들의 말을 믿으십니까? 믿으시는 줄 압니다.”

28 그러자 아그립바 왕이 바울에게 말했습니다. “그토록 짧은 시간에 나를 설득하여 그리스도인이 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29 바울이 대답했습니다. “짧은 시간이든 긴 시간이든 왕뿐만 아니라 지금 제 말을 듣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결박된 것 말고는 저처럼 되기를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30 그러자 아그립바 왕과 베스도 총독과 버니게를 비롯해서 그들과 함께 앉아 있던 사람들이 다 일어났습니다.

31 그들은 그 방을 나갔습니다. 그들은 서로 이야기하면서 “이 사람은 사형을 당하거나 감옥에 갇힐 만한 일은 하나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32 아그립바는 베스도에게 “이 사람이 황제에게 상소하지 않았다면, 지금 석방될 수도 있었을 텐데”라고 말했습니다.

27

1 [바울이 로마로 호송되다] 우리가 배를 타고 이탈리아로 가기로 결정되자, 그들은 황제 부대 소속 율리오라는 백부장에게 바울과 다른 죄수들을 넘겨 주었습니다.

2 우리는 아드라뭇데노에서 온 배를 타고 떠났습니다. 그 배는 아시아 지방의 여러 항구를 거쳐 가는 배였습니다. 데살로니가 출신의 마케도니아 사람인 아리스다고가 우리와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3 이튿날, 우리는 시돈에 도착했습니다. 율리오는 바울에게 매우 친절했습니다. 그는 바울이 자유롭게 친구들에게 갈 수 있게 해 주었고, 그들이 바울에게 쓸 것을 줄 수 있게 하였습니다.

4 시돈을 떠나 항해를 계속하려고 했을 때, 맞바람이 세차게 불어 와 키프로스 섬에 바짝 붙어 항해해야 했습니다.

5 우리는 길리기아와 밤빌리아 앞 바다를 가로질러 항해한 후에 루기아 지방의 무라에 도착했습니다.

6 그 곳에서 로마 군대 백부장은 알렉산드리아를 떠나 이탈리아로 가는 배를 발견하고 우리를 그 배에 태웠습니다.

7 우리는 며칠 동안, 천천히 항해한 끝에 간신히 니도 앞 바다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맞바람이 너무 세차게 불어 와 우리가 가려던 항로로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어서 살모네 맞은편에 있는 크레타 섬을 끼고 항해하였습니다.

8 우리는 해안가를 따라 어렵게 항해하여 라새아라는 도시에서 가까운 ‘아름다운 항구’라 하는 곳에 도착하였습니다.

9 시간을 많이 빼앗긴 데다가 이미 금식 기간 도 지나 더 이상 항해하는 것이 위험했으므로 바울이 그들에게 충고했습니다.

10 “여러분, 계속해서 항해를 하다가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배와 짐만 손실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목숨까지도 잃게 될 것입니다.”

11 그러나 백부장은 바울의 말을 듣기보다는 선장과 선주의 말을 더 믿었습니다.

12 그 항구는 겨울을 보내기에는 적당하지 못한 항구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대부분 그 곳을 떠나 뵈닉스에 가서 겨울을 보내고 싶어했습니다. 뵈닉스는 크레타 섬에 있는 항구 도시인데 남서쪽과 북서쪽을 향해 위치한 곳이었습니다.

13 [폭풍] 마침 남쪽에서 순풍이 불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자기들의 계획대로 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닻을 올리고 크레타 섬 해안을 따라 항해하기 시작했습니다.

14 그런데 갑자기 ‘유라굴로’ 라고 부르는 폭풍이 섬 쪽에서 불어 왔습니다.

15 배는 폭풍에 휘말려 바람을 거슬러 조금도 앞으로 나아가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 가려는 노력은 포기하고 바람이 부는 대로 배를 내맡기고 표류하기 시작했습니다.

16 그러다가 가우다라는 작은 섬의 남쪽 방향으로 떠밀려갈 때에 우리는 간신히 거룻배를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17 선원들은 거룻배를 끌어올린 다음에 밧줄로 동여맸습니다. 그들은 배가 스르디스의 모래톱에 걸릴까 염려하여 돛을 내리고 배를 바람 부는 대로 떠밀려가게 했습니다.

18 우리가 폭풍에 너무도 시달리자 이튿날에는 선원들이 짐을 바다에 내던졌습니다.

19 삼 일째 되는 날에는 배의 장비마저 내어 던졌습니다.

20 우리는 며칠째 해도 보지 못했고 별도 보지 못했습니다. 바람은 계속해서 거세게 불어 왔습니다. 결국 우리는 살아 남을 수 있다는 희망을 모두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21 사람들이 오랫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바울이 일어나 그들에게 말했습니다. “여러분, 내가 크레타 섬을 떠나지 말자고 한 말을 들었어야 했습니다. 그랬다면 이런 손해를 입지 않았을 것이고 물건을 잃어버리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22 하지만 여러분, 이제 제가 권합니다. 용기를 내십시오. 이 배만 잃을 뿐 여러분 중에는 한 사람도 목숨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23 지난 밤에 나의 주님이요, 내가 섬기는 하나님의 천사가 내 곁에 나타나 이렇게 말해 주었습니다.

24 ‘바울아, 두려워하지 마라. 너는 반드시 황제 가이사 앞에 서야 한다. 하나님께서 너와 함께 항해하는 모든 사람들의 목숨을 너에게 맡겨 주셨다.’

25 그러니 여러분, 용기를 내십시오. 나는 하나님을 믿습니다. 모든 일이 하나님의 천사가 내게 말씀하신 대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26 우리는 반드시 어떤 섬에 밀려가 닿게 될 것입니다.”

27 십사 일 되던 밤에 우리는 아드리아 바다에서 표류하였습니다. 한밤중에 선원들은 우리가 어떤 섬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28 그래서 물 깊이를 재어 보니 약 40미터였고, 조금 더 가서 다시 재어 보니 이번에는 약 30미터였습니다.

29 우리는 혹시 암초에 걸리지는 않을까 염려가 되어 닻 네 개를 물에 던져 놓고 날이 밝기를 기다렸습니다.

30 그런데 선원 몇 사람이 배에서 빠져 나갈 속셈으로 배 앞쪽에 닻을 더 내린다는 구실로 거룻배를 물에 내렸습니다.

31 그러자 바울이 백부장과 군인들에게 “이 사람들이 배에 남아 있지 않으면 당신들마저 구조되지 못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32 그래서 군인들이 밧줄을 끊어서 거룻배를 떼어 버렸습니다.

33 날이 밝을 무렵, 바울은 모든 사람에게 음식을 먹으라고 권하면서 말했습니다. “지난 십사 일 동안, 여러분은 마음을 졸이며 지금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지냈습니다.

34 하지만 이제는 음식을 드십시오. 그래야 살아 남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 중에 그 누구도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입니다.”

35 바울은 이 말을 하고서 모든 사람 앞에서 빵을 들어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리고 빵을 떼어 먹기 시작했습니다.

36 그러자 사람들도 용기를 얻어 음식을 먹었습니다.

37 배 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이백칠십육 명이었습니다.

38 사람들은 음식을 배불리 먹고 나서 식량을 바다에 던져 배를 가볍게 했습니다.

39 [파선] 날이 밝았습니다. 사람들은 그 곳이 어느 땅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들의 눈에 모래밭이 있는 항만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배를 모래밭에 대기로 작정하였습니다.

40 그들은 닻줄을 끊어서 닻을 바다에 내버리는 동시에 키를 묶은 밧줄을 풀었습니다. 그리고 앞 돛을 올려서 바람을 타고 해안 쪽으로 배를 몰았습니다.

41 그러나 배는 두 물살이 만나는 곳에 들어가 모래톱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뱃머리는 꼼짝도 하지 않고, 배 뒤쪽은 거센 파도에 부딪혀 깨어졌습니다.

42 군인들은 죄수들이 헤엄쳐 도망칠까봐, 그들을 죽이려고 계획을 짰습니다.

43 그러나 백부장 율리오는 바울을 살리고 싶어했습니다. 그는 군인들이 죄수를 죽이지 못하도록 헤엄칠 수 있는 사람은 모두 바다로 뛰어들어 육지로 올라가라고 명령했습니다.

44 남은 사람들은 널빤지나 부서진 배 조각을 붙잡고 나가게 명령했습니다. 그들은 모두 무사히 육지로 올라왔습니다.

28

1 [몰타 섬에 다다른 바울] 우리는 육지에 무사히 오른 뒤에야 그 섬이 몰타 섬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2 비가 오고 매우 추웠습니다. 섬 사람들은 우리에게 분에 넘치는 친절을 베풀며 불을 피워 놓고 우리를 맞아 주었습니다.

3 바울이 장작을 한 무더기 모아다가 불에 넣었는데, 뜨거운 불 때문에 독사가 튀어나와 바울의 손을 물었습니다.

4 섬 사람들은 독사가 바울의 손에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 “이 사람은 틀림없이 살인자다. 바다에서는 살아 나왔는지 모르지만 ‘정의의 신’이 그를 살려 두지 않을 것이다”라며 서로 수군거렸습니다.

5 그러나 바울은 그 뱀을 불 속에 떨어 버렸고, 아무런 해도 입지 않았습니다.

6 사람들은 바울의 몸이 부어 오르거나 그가 갑자기 땅바닥에 쓰러져 죽으리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바울에게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자, 그들은 바울을 달리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바울을 신이라고 불렀습니다.

7 그 근처에 그 섬의 추장인 보블리오가 땅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이 우리를 자기 집으로 초대해서 삼 일 동안, 친절하게 대접해 주었습니다.

8 때마침, 보블리오의 아버지가 열병과 이질에 걸려 자리에 누워 있었습니다. 바울이 그를 찾아가 기도하고 그 사람의 몸에 손을 얹어 그를 낫게 하였습니다.

9 이 일이 있은 뒤에, 그 섬에서 병을 앓고 있는 다른 사람들도 바울을 찾아와 고침을 받았습니다.

10 그 섬 사람들은 우리를 잘 대접해 주었습니다. 우리가 떠나려고 할 때, 그들은 필요한 물건들을 배에 실어 주었습니다.

11 [로마에 도착한 바울] 석 달이 지난 후, 우리는 그 섬에서 겨울을 보낸 알렉산드리아 배를 타고 뱃길에 올랐습니다. 그 배의 앞에는 쌍둥이 신 표시가 있었습니다.

12 우리는 수라구사 에 배를 대고 삼 일 동안을 지냈습니다.

13 그 곳을 떠나서는 레기온에 도착했습니다. 그 이튿날, 남풍이 불어 와서 그 곳을 쉽게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이틀만에 우리는 보디올에 닿았습니다.

14 거기서 우리는 신자들을 만나 그들의 초청을 받고 일 주일 동안, 그들과 함께 지냈습니다. 그런 뒤에 마침내 우리는 로마에 도착했습니다.

15 로마에 있는 형제들은 우리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압비오 광장’ 과 ‘세 여관’ 까지 우리를 마중하러 왔습니다. 바울은 그들을 보자, 용기를 얻었으며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16 [로마에서 전도하는 바울] 우리가 로마에 도착했을 때, 바울은 그를 지키는 군인 한 사람과 함께 혼자 지내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습니다.

17 삼 일 뒤에 바울은 그 곳의 유대인 지도자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그들이 모이자, 바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동포 여러분, 나는 우리 백성이나 우리 조상들의 관습을 거스르는 일을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나는 예루살렘에서 붙잡혀 로마 사람들의 손에 넘겨졌습니다.

18 로마 사람들이 나를 심문했으나 내게는 사형을 당할 만한 죄가 없다는 것을 알고, 나를 풀어 주려 했습니다.

19 그런데 그 곳의 유대인들이 반대해서 나는 로마에 와서 황제에게 상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내 백성을 고발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20 이런 이유로 여러분을 뵙고 말씀드리고자 오시라고 했던 것입니다. 내가 이렇게 사슬에 매인 것은 이스라엘의 소망 때문입니다.”

21 유대인들이 바울에게 대답했습니다. “우리는 아직 유대로부터 당신에 관한 어떤 편지도 받은 적이 없습니다. 또 유대로부터 온 우리 형제들 중에서 당신에 관한 나쁜 소문을 전하거나 당신을 나쁘게 말한 사람도 없습니다.

22 우리는 다만 당신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우리가 알기로는 어디를 가도 당신 종파에 대해서 반대하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23 바울과 유대인들은 만날 날짜를 정했습니다. 그 날이 되었을 때, 더 많은 유대인들이 바울이 지내고 있는 곳으로 모였습니다. 바울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들에게 하나님의 나라를 설명하고 선포했습니다. 또 모세와 예언자들의 글을 예로 들어서 그들이 예수에 관한 것을 믿게 하려 애썼습니다.

24 바울의 말을 믿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믿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25 그들이 이처럼 의견이 갈린 채 헤어질 때에 바울이 한 마디 말을 남겼습니다. “성령께서 예언자 이사야를 통해 여러분의 조상에게 말씀하신 것은 진리입니다.

26 ‘이 백성에게 가서 말하여라. 너희가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하고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할 것이다.

27 이 백성의 마음이 무디어졌고, 귀로는 듣지 못하며 눈은 감겼다. 이는 그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닫고 내게 돌아와 고침을 받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28 그러므로 여러분은 하나님의 이 구원이 이방인들에게도 전파되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들은 들을 것입니다.”

29 (없음)

30 바울은 자기 셋집에서 꼬박 이 년을 지내면서 자기를 찾아오는 사람들을 다 맞이하였습니다.

31 그는 담대하게, 그리고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하나님의 나라를 전하고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해 가르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