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 우주가 존재하기 전에 말씀되시는 그리스도가 계셨다. 그분은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며 바로 그분이 하나님이셨다.

2 그리스도는 맨 처음부터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3 모든 것은 그분을 통해서 창조되었으며 그분 없이 만들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4 그리스도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이 생명은 인류의 빛이었다.

5 이 빛이 어두움 속에서 빛나고 있었으나 어두움이 이 빛을 깨닫지 못하였다.

6 하나님이 보내신 요한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7 그는 이 빛에 대해서 증거하여 사람들이 자기를 통해 믿도록 하기 위해서 왔다.

8 그는 빛이 아니었으며 다만 이 빛에 대하여 증거하러 온 것뿐이었다.

9 세상에 와서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 빛이 있었다.

10 그분이 세상에 계셨고 세상은 그분을 통해서 만들어졌는데도 세상이 그분을 알지 못했으며

11 자기 땅이 오셨으나 자기 백성들까지도 그분을 영접하지 않았다.

12 그러나 그분은 자기를 영접하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주셨다.

13 이 사람들이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은 핏줄이나 육체적 욕망이나 사람의 뜻으로 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의해서 된 것이다.

14 말씀되시는 그리스도께서 사람이 되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우리가 그분의 영광을 보니 하나님 아버지의 외아들의 영광이었고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였다.

15 요한은 그분에 대하여 이렇게 외치며 증거하였다. `내가 전에 내 뒤에 오시는 분이 나보다 위대한 것은 그분이 나보다 먼저 계셨기 때문이라고 말했는데 그가 바로 이분이시다.'

16 우리는 모두 그분의 넘치는 은혜를 한없이 받았다.

17 율법은 모세를 통해주신 것이지만 은혜와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왔다.

18 지금까지 하나님을 본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품안에 계시는 외아들이 그분을 알리셨다.

19 한번은 예루살렘의 유대인들이 요한에게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을 보내 `당신이 누구요?'하고 물어 보게 하였다.

20 그래서 요한이 조금도 숨기지 않고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다.' 하고 솔직하게 말하자 그들은 다시 물었다.

21 `그러면 당신은 누구요? 엘리야요?' `나는 엘리야가 아니다.' `그럼 우리가 기다리는 예언자인가요?' `나는 예언자도 아니다.'

22 `그렇다면 당신은 누구란 말이오? 우리를 보낸 사람들에게 대답할 수 있게 해 주시오. 당신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시오?'

23 `나는 예언자 이사야가 말한 것처럼 `주의 길을 곧게 하라.'고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이다.'

24 그때 바리새파 사람들이 보낸 자들이

25 요한에게 `당신이 그리스도도 아니고 엘리야도, 예언자도 아니라면 어째서 침례를 주시오?' 하고 물었다.

26 그래서 요한은 그들에게 `나는 너희에게 물로 침례를 주지만 너희 가운데는 너희가 알지 못하는 분이 서 계신다.

27 그분은 내 뒤에 오시는 분이시다. 나는 그분의 신발끈을 풀어 드릴 자격도 없다.' 하고 대답하였다.

28 이것은 요한이 침례를 주던 요단강 건너편 베다니에서 일어난 일이다.

29 이튿날 요한은 예수님이 자기에게 나오시는 것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보라! 세상 죄를 짊어지신 하나님의 어린 양이시다!

30 내가 전에 `내 뒤에 오시는 분이 계시는데 그분이 나보다 위대한 것은 나보다 먼저 계셨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분이 바로 이분이시다.

31 나도 이분을 몰랐으나 이분을 이스라엘 백성에게 알리려고 내가 와서 물로 침례를 준다.'

32 그리고서 요한은 이렇게 증거하였다. `나는 성령님이 하늘에서 비둘기처럼 내려와 이분 위에 머무시는 것을 보았다.

33 나도 전에는 이분을 몰랐다. 그러나 물로 침례를 주라고 나를 보내신 분이 나에게 `성령이 내려와서 어떤 사람 위에 머무는 것을 보거든 그가 곧 성령으로 침례를 주실 분인 줄 알아라.' 하고 일러 주셨다.

34 그래서 내가 그것을 보고 이분이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증거하는 것이다.'

35 이튿날 요한이 그의 두 제자와 함께 서 있다가

36 예수님이 지나가시는 것을 보고 `보라! 하나님의 어린 양이시다!' 하였다.

37 요한의 말을 듣고 두 제자가 예수님을 따라갔다.

38 예수님이 돌아서서 그들이 따라오는 것을 보시고 `무엇을 원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이 `선생님, 어디에 머물고 계십니까?' 하고 되물었다.

39 그때 예수님은 `따라오너라. 그러면 알게 될 것이다.'하고 대답하셨다. 그래서 그들은 가서 예수님이 계시는 곳을 보고 그 날 예수님과 함께 머물러 있었는데 때는 오후 4시쯤이었다.

40 요한의 말을 듣고 예수님을 따라간 두 사람 중에 하나는 시몬 베드로의 동생 안드레였다.

41 그는 먼저 자기 형 시몬을 찾아가 `형, 우리가 메시야(번역하면 그리스도)를 만났어!' 하고 말한 후에

42 그를 데리고 예수님에게 갔다. 예수님은 시몬을 보시고 `너는 요한의 아들 시몬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게바(번역하면 베드로)라고 부르겠다.' 하고 말씀하셨다.

43 이튿날 예수님은 갈릴리로 가시려다가 빌립을 보시고 `나를 따라오너라' 하고 말씀하셨다.

44 빌립은 안드레와 베드로와 같은 동네인 벳새다 사람이었다.

45 빌립이 나다나엘을 찾아가서 `모세의 율법책과 예언자들의 예언서에 기록된 분을 우리가 만났는데 그분은 나사렛 사람 요셉의 아들인 예수님이셨어' 하고 말하자

46 나다나엘이 빌립에게 `나사렛에서 무슨 훌륭한 인물이 나올 수 있겠느냐?' 하였다. 그래서 빌립은 `와서 보아라.' 하고 대답하였다.

47 예수님은 나다나엘이 자기에게 오는 것을 보시고 `이 사람이야말로 간사한 것이 없는 진짜 이스라엘 사람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48 나다나엘이 `어떻게 저를 아십니까?' 하고 묻자 `빌립이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 하고 예수님이 대답하셨다.

49 그때 나다나엘이 `선생님은 정말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이스라엘의 왕이십니다.' 하고 선언하였다.

50 그래서 예수님은 `내가 너를 무화과나무 아래서 보았다고 말한 것 때문에 네가 믿느냐? 너는 이보다 더 큰 일도 볼 것이다.' 하시고

51 덧붙여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분명히 말하지만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천사들이 내 위에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을 너희가 볼 것이다.'

2

1 이틀 후에 갈릴리 가나에 결혼식이 있었다. 예수님의 어머니도 거기 계시고

2 예수님과 제자들도 초대를 받아가셨다.

3 그런데 포도주가 떨어졌다. 그래서 예수님의 어머니가 예수님께 `이 집에 포도주가 떨어졌구나.' 하자

4 예수님은 `어머니, 나와 무슨 관계가 있다고 그러십니까? 아직 내 때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고 대답하셨다.

5 그러나 예수님의 어머니는 하인들에게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하고 일러 주었다.

6 거기에는 유대인의 정결 의식에 사용되는 돌항아리 여섯 개가 놓여 있었는데 각각 물 두세 통 드는 크기였다.

7 예수님이 하인들에게 `항아리마다 물을 가득 채워라.' 하시자 그들은 아구까지 물을 가득 채웠다.

8 그리고 예수님이 하인들에게 `이제 떠다가 잔치 책임자에게 갖다 주어라.' 하시자 하인들은 그대로 하였다.

9 잔치 책임자는 물로 된 포도주를 맛보고 어디서 났는지 몰랐으나 그것을 떠 온 하인들은 알고 있었다. 잔치 책임자는 신랑을 불러

10 `흔히 좋은 포도주를 먼저 내놓고 손님들이 취한 뒤에 그보다 못한 것을 내놓는데 당신은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남겨 두었군요' 하였다.

11 예수님이 갈릴리 가나에서 처음으로 이런 기적을 행하여 그의 영광을 나타내시자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12 그 후 예수님은 어머니와 형제들과 제자들과 함께 가버나움으로 내려가 거기서 며칠 동안 머무셨다.

13 유대인의 유월절이 다가오자 예수님은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셨다.

14 예수님은 성전 안에 소와 양과 비둘기 파는 장사꾼들과 돈 바꿔 주는 사람들이 앉아있는 것을 보시고

15 노끈으로 채찍을 만들어 양과 소를 모두 성전에서 몰아내시고 돈 바꿔 주는 사람들의 돈을 쏟아 버리시며 그들의 상을 둘러엎으셨다.

16 그리고서 비둘기 파는 사람들에게 `이것들을 당장 치우고 앞으로는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말아라.'하고 말씀하셨다.

17 그러자 제자들은 `주의 성전을 위하는 열심이 내 속에 불타오릅니다.'라고 쓰인 성경 말씀이 생각났다.

18 그때 유대인들이 나서서 예수님께 `당신은 무슨 권리로 이런 일을 하시오? 그만한 권리를 가졌다면 이것을 입증할 만한 기적을 우리에게 보여 주시오.' 하였다.

19 그래서 예수님은 그들에게 `이 성전을 헐어라. 내가 3일 안에 다시 세우겠다.' 하고 대답하셨다.

20 그러자 그들은 `46년이나 걸려 이 성전을 지었는데 당신이 3일 안에 세우겠다는 말씀이오?' 하고 따져 물었다.

21 그러나 예수님이 말씀하신 성전은 자신의 몸을 가리킨 것이었다.

22 제자들은 예수님이 죽으셨다가 부활하신 후에야 이 말씀을 기억하고 성경과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믿게 되었다.

23 예수님이 유월절 기간에 예루살렘에 계실 때 그분이 행하시는 기적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었다.

24 그러나 예수님은 모든 사람을 알고 계셨기 때문에 자신을 그들에게 맡기지 않으셨으며

25 사람의 속 뜻을 아셨기 때문에 어떤 사람에 대해서 누구의 설명을 들으실 필요도 없었다.

3

1 바리새파 사람 중에 니고데모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유대인의 의회 의원이었다.

2 그가 어느 날 밤 예수님께 와서 `선생님, 우리는 당신이 하나님께서 보내신 분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지 않으면 선생님이 베푸시는 기적을 아무도 행할 수 없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3 그래서 예수님은 니고데모에게 `내가 분명히 너에게 말하지만 누구든지 다시 나지 않으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 하고 대답하셨다.

4 니고데모가 예수님께 `사람이 늙으면 어떻게 다시 날 수 있겠습니까? 어머니 뱃속에 들어갔다가 다시 태어난다는 말씀입니까?' 하고 묻자

5 예수님은 이렇게 대답하셨다.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다시 나지 않으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가 없다.

6 육체에서 난 것은 육체이고 성령으로 난 것은 영이다.

7 너는 다시 나야 한다는 내 말을 이상히 여기지 말아라.

8 바람은 불고 싶은 대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서 불어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성령으로 난 사람도 다 이와 같다.'

9 그때 니고데모가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10 그래서 예수님이 그에게 대답하셨다. `너는 이스라엘의 선생이면서 이런 것도 모르느냐?

11 내가 사실대로 말하지만 우리가 아는 것을 말하고 본 것을 증거해도 너희는 우리 증거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12 내가 세상 일을 말해도 너희가 믿지 않는데 하늘의 일을 말한다면 어떻게 믿겠느냐?

13 하늘에서 내려온 나 외에는 아무도 하늘이 올라간 사람이 없다.

14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쳐든 것같이 나도 높이 들려야 한다.

15 이것은 나를 믿는 사람마다 영원한 생명을 얻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16 하나님이 세상을 무척 사랑하셔서 하나밖에 없는 외아들마저 보내 주셨으니 누구든지 그를 믿기만 하면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17 하나님은 세상을 심판하시려고 아들을 보내신 것이 아니라 그를 통해서 세상을 구원하시려고 보내셨다.

18 그를 믿는 사람은 심판을 받지 않지만 믿지 않는 사람은 하나님의 외아들의 이름을 믿지 않기 때문에 이미 심판을 받은 것이다.

19 심판의 근거는 빛이 세상에 왔으나 사람들이 자기들의 행위가 악하므로 빛보다 어두움을 더 사랑한 바로 그것이다.

20 악을 행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 행위가 드러날까 봐 빛을 미워하며 빛으로 나오지 않는다.

21 그러나 진리대로 사는 사람은 자기가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서 빛으로 나온다.'

22 그 후에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유대 지방으로 가셔서 얼마 동안 거기에 머물러 계시면서 침례를 주셨다.

23 요한도 물이 많은 살렘 부근의 애논에서 침례를 주자 사람들이 그에게 와서 침례를 받았다.

24 이때는 요한이 아직 감옥에 갇히기 전이었다.

25 그런데 요한의 제자들과 어떤 유대인 사이에 정결 의식에 대한 말다툼이 벌어졌다.

26 그래서 요한의 제자들이 요한에게 찾아가 `선생님, 선생님과 함께 요단강 저편에 있던 분, 곧 선생님이 말씀하시던 그분이 침례를 주므로 사람들이 모두 그분에게 몰려가고 있습니다.' 하고 말하자

27 요한이 이렇게 대답하였다. `하나님이 주시지 않으면 사람은 아무것도 받을 수 없다.

28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라 그분 앞에 보내심을 받은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너희는 그것을 직접 들은 증인이다.

29 신부를 맞이하는 것은 신랑이지만 신랑의 친구가 곁에 섰다가 그의 음성을 듣고 크게 기뻐한다. 마찬가지로 나에게도 이런 기쁨이 넘치고 있다.

30 그분은 점점 번영해야하고 나는 점점 쇠퇴해야 한다.

31 위에서 오시는 분은 그 무엇보다도 높은 분이시다. 땅에서 나는 사람은 땅에 속하여 세상 일을 말하지만 하늘에서 오시는 분은 그 무엇보다도 높은 분이시다.

32 그분이 보고 들은 것을 증거하여도 그분의 증거를 받아들이는 사람이 없다.

33 그분의 증거를 받아들인 사람은 하나님이 참되신 분이라는 것을 인정하였다.

34 하나님이 보내신 분은 하나님의 말씀을 하신다. 이것은 하나님이 그분에게 성령을 한없이 주시기 때문이다.

35 아버지께서는 아들을 사랑하셔서 모든 것을 그분의 손에 맡기셨다.

36 누구든지 아들을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소유하게 되지만 아들을 믿지 않고 거절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지 못하고 오히려 하나님의 형벌을 받게 된다.'

4

1 예수님이 제자를 삼고 침례를 주는 것이 요한보다 더 많다는 소문이 바리새파 사람들의 귀에 들어갔다.

2 (그러나 예수님이 직접 침례를 주신 것이 아니라 제자들이 준 것이었다.)

3 예수님은 이것을 아시고 유대를 떠나 다시 갈릴리로 향해 가셨는데

4 도중에 사마리아를 지나가셔야만 했다.

5 그래서 예수님은 수가라는 사마리아의 한 마을에 이르시게 되었다. 이 마을은 야곱이 그의 아들 요셉에게 준 땅에서 가깝고

6 또 야곱의 우물이 있는 곳이었다. 예수님은 여행에 피곤하여 우물가에 앉으셨다. 때는 낮 12시경이었다.

7 마침 사마리아 여자 하나가 물을 길으러 오자 예수님은 그녀에게 물을 좀 달라고 하셨다.

8 그때 제자들은 먹을 것을 사러 마을에 들어가고 없었다.

9 그 여자가 예수님께 `당신은 유대인인데 어떻게 사마리아 여자인 나에게 물을 달라고 하십니까?' 하였다. 이것은 유대인들과 사마리아인들이 서로 교제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10 그래서 예수님이 그 여자에게 대답하셨다. `네가 만일 하나님의 선물과 또 물을 좀 달라고 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았더라면 네가 그에게 생수를 달라고 했을 것이고 그는 너에게 생수를 주었을 것이다.'

11 `선생님, 물 길을 그릇도 없고 이 우물은 깊은데 어디서 그런 생수를 구한단 말씀입니까?

12 이 우물을 우리에게 준 우리 조상 야곱과 그의 아들들과 가축이 다 이 물을 마셨습니다. 선생님은 야곱보다도 위대하십니까?'

13 `이 물을 마시는 사람마다 다시 목마를 것이지만

14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절대로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참으로 내가 주는 물은 그에게 끊임없이 솟구쳐 나오는 영원한 생명의 샘물이 될 것이다.'

15 `선생님, 그런 물을 나에게 주십시오! 그러면 내가 다시는 목마르지도 않고 물을 길으러 여기까지 올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16 `가서 네 남편을 불러오너라.'

17 `나는 남편이 없습니다.' `남편이 없다는 네 말이 옳다.

18 너에게는 남편이 다섯 명이나 있었으나 지금 너와 함께 살고 있는 사람도 사실 네 남편이 아니고 보면 너는 바른 말을 한 것이다.'

19 `선생님, 내가 보니 선생님은 예언자이십니다.

20 우리 조상들은 이 산에서 예배를 드렸는데 유대인들은 예루살렘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21 `여자여, 내 말을 믿어라. 이 산이든 예루살렘이든 아버지께 예배드리는 장소가 문제되지 않을 때가 오고 있다.

22 너희 사마리아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것을 예배하고 우리는 아는 것을 예배한다. 이것은 구원이 유대인에게서 나오기 때문이다.

23 아버지께 진정으로 예배하는 사람들이 영적인 진실한 예배를 드릴 때가 오는데 바로 이때이다.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예배하는 사람을 찾으신다.

24 하나님은 영이시다. 그래서 예배하는 사람은 영적인 진실한 예배를 드려야 하는 것이다.'

25 `그리스도라는 메시야가 오실 줄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그분이 오시면 모든 것을 우리에게 설명해 주실 것입니다.'

26 그러자 예수님은 `너와 말하고 있는 내가 바로 그 메시야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27 바로 그때 제자들이 돌아와 예수님이 여자와 이야기하시는 것을 보고 이상히 여겼으나 예수님이 무엇을 원하시는지, 또 왜 그 여자와 말씀하시는지 아무도 묻지 않았다.

28 그 여자가 물통을 버려 두고 마을로 달려가서 사람들에게

29 `다들 와서 좀보세요! 나의 과거를 죄다 말해 준 사람이 있어요! 이분이 그리스도가 아닐까요?' 하자

30 사람들이 마을에서 나와 예수님께 모여들었다.

31 한편 제자들이 `선생님, 좀 잡수십시오.' 하고 권하자

32 예수님은 그들에게 `내게는 너희가 알지 못하는 양식이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33 이 말씀을 듣고 제자들은 `누가 잡수실 것을 갖다 드렸을까?' 하고 서로 의아스럽게 생각하였다.

34 그러자 예수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양식은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실천하고 그분의 일을 완성하는 것이다.

35 너희는 아직 넉달이 더 있어야 추수 때가 온다고 하지 않느냐?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눈을 떠서 들판을 바라보아라. 곡식이 다 익어 추수할 때가 되었다.

36 이미 추수하는 사람이 삯을 받고 영원한 생명을 위한 열매를 거둬들이고 있다. 이것은 씨 뿌리는 사람과 거둬들이는 사람이 함께 기뻐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37 그러므로 `한 사람은 심고 다른 사람은 거둔다.'는 말이 사실이다.

38 너희가 수고하지 않은 것을 거두라고 내가 너희를 보냈다. 다른 사람들은 수고하였고 너희는 그들이 수고한 결실을 거두고 있다.'

39 예수님이 자기 과거를 죄다 말씀하셨다고 증거한 그 여자의 말을 듣고 그 마을에 사는 많은 사마리아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었다.

40 사마리아 사람들이 예수님께 와서 그 곳에 머물러 달라고 하므로 예수님은 거기서 이틀을 머무셨다.

41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더 많은 사람이 믿게 되었다.

42 그들은 그 여자에게 `이제 우리가 믿는 것은 당신의 말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직접 이분의 말씀을 들었고 또 이분이야말로 정말 세상의 구주라는 것을 우리가 알게 되었기 때문이오.' 하였다.

43 이틀 후에 예수님은 그 곳을 떠나 갈릴리로 가시면서

44 `예언자가 자기 고향에서는 존경을 받지 못한다.' 하고 직접 말씀하셨다.

45 예수님이 갈릴리에 도착하시자 그 곳 사람들은 그분을 반갑게 맞아들였다. 이것은 그들이 명절이 예루살렘에 갔다가 거기서 예수님이 하신 모든 일을 직접 보았기 때문이다.

46 예수님은 전에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갈릴리 가나로 다시 오셨다. 그 곳에는 왕의 신하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아들이 가버나움에서 앓고 있었다.

47 그 신하는 예수님이 유대에서 갈릴리로 오셨다는 말을 듣고 예수님을 찾아가 가버나움으로 와서 다 죽게 된 자기 아들을 살려 달라고 애원하였다.

48 그때 예수님이 그에게 `너희가 기적과 신기한 일을 보지 않고는 쉽게 믿지 않을 것이다.' 하고 말씀하시자

49 그는 예수님께 `주님, 제 아이가 죽기 전에 어서 내려와 주십시오.' 하고 간청하였다.

50 그래서 예수님은 `돌아가거라. 네 아들은 살았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 사람은 예수님의 말씀을 믿고 떠났다.

51 그는 가는 도중에 종들을 만나 아이가 살았다는 말을 듣고

52 병이 낫기 시작한 때를 물었다. 그러자 종들은 어제 오후 1시경이 열이 떨어졌다고 대답하였다.

53 그래서 아이 아버지는 예수님이 `네 아들은 살았다.' 하고 말씀하신 바로 그때인 줄 알고 자기와 그의 집안이 다 예수님을 믿었다.

54 이것은 예수님이 유대에서 갈릴리로 오신 후 행하신 두 번째 기적이었다.

5

1 그 후 유대인의 명절이 되어 예수님은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셨다.

2 예루살렘 양문 곁에는 히브리말로 베데스다라는 못이 있고 그 둘레에는 행각 다섯채가 서 있었다.

3 이 행각에는 많은 환자, 소경, 절뚝발이, 손발이 마비된 사람들이 즐비하게 누워 (물이 움직이는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4 그 못에는 가끔 천사가 내려와 물을 휘저어 놓곤 하는데 물을 휘저어 놓은 다음에 제일 먼저 들어가는 사람은 무슨 병이든지 다 나았다.)

5 그런데 거기에 38년 동안 앓고 있는 환자가 있었다.

6 예수님은 그가 누워 있는 것을 보시자 병이 벌써 오래 된 줄 아시고 그에게 `네가 낫고 싶으냐?' 하고 물으셨다.

7 그러자 그 환자는 `선생님, 물이 움직일 때 나를 못에 넣어 주는 사람이 없어 내가 가는 동안에 다른 사람이 먼저 들어갑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8 그때 예수님이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거라.' 하시자

9 그는 곧 병이 나아 자리를 거둬 들고 걸어갔다. 그런데 그 날은 안식일이었다.

10 그래서 유대인들은 병이 나은 그 사람에게 `안식일인데 당신이 자리를 들고 가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오.' 하였다.

11 그가 `나를 고쳐 주신 분이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고 하던데요' 하자

12 `도대체 그런 말을 한 사람이 누구요?' 하고 그들이 물었다.

13 그러나 그 사람은 자기를 고쳐 주신 분이 누군지 알지 못하였다. 왜냐하면 그 곳에는 많은 사람이 있었고 예수님도 이미 자리를 뜨셨기 때문이었다.

14 그 후에 예수님은 성전에서 그 사람을 만나 `이제는 병이 깨끗이 나았으니 더 무서운 병에 걸리지 않도록 다시는 죄를 짓지 말아라.' 하고 말씀하셨다.

15 그 사람이 유대인들에게 가서 자기를 낫게 하신 분이 예수님이라고 말하자

16 유대인들은 안식일에 이런 일을 하다고 예수님을 핍박하기 시작했다.

17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에게 `내 아버지께서 지금까지 일하시므로 나도 일한다.' 하고 말씀하셨다.

18 유대인들은 예수님이 안식일을 범할 뿐만 아니라 자신을 하나님과 똑같은 자리에 올려 놓고 하나님을 친아버지라고 부른다는 이유로 더욱 예수님을 죽이려고 하였다.

19 그래서 예수님은 유대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분명히 너희에게 말한다. 아들은 아버지가 하시는 일을 보지 않으면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것은 아버지께서 무엇을 하시든지 아들은 그대로 따라 하기 때문이다.

20 아버지께서는 아들을 사랑하셔서 자기가 하시는 모든 일을 아들에게 다 보여 주신다. 그렇다. 아버지는 이보다 더 큰 일도 아들에게 보여 주셔서 너희를 깜짝 놀라게 하실 것이다.

21 아버지께서 죽은 사람들을 일으켜 살리시는 것처럼 아들도 자기가 원하는 사람들을 살린다.

22 아버지께서는 아무도 심판하시지 않고 심판하는 일을 모두 아들에게 맡겨

23 모든 사람이 아버지를 공경하듯이 아들도 공경하도록 하셨다. 아들을 공경하지 않는 사람은 아들을 보내신 아버지도 공경하지 않는다.

24 내가 분명히 너희에게 말한다. 내 말을 듣고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었으므로 심판을 받지 않을 것이다. 그는 이미 죽음에서 생명으로 옮겨 간 것이다.

25 내가 분명히 말한다. 죽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아들의 음성을 들을 때가 오는데 바로 이때이다. 듣는 사람은 살아날 것이다.

26 아버지에서는 자기 속에 생명을 가지신 것처럼 아들에게도 생명을 주어 그 속에 갖게 하셨다.

27 그리고 아버지는 아들이 그리스도이기 때문에 그에게 심판하는 권세를 주셨다.

28 내가 하는 말에 놀라지 말아라. 죽은 사람들이 모두 아들의 음성을 듣고

29 무덤에서 나올 때가 온다. 선한 일을 한 사람은 부활하여 영원한 생명을 얻고 악한 일을 한 사람은 부활하여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30 나는 아무것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나는 듣는 그대로 심판한다. 그래서 내 심판은 공정하다. 이것은 내가 원하는 대로 하려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이 원하는 대로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31 내가 만일 내 자신에 대해서 증거한다면 그것은 참된 증거가 될 수 없다.

32 그러나 나를 증거해 주시는 분이 따로 계신다. 나는 그분의 증거가 참된 것으로 안다

33 너희가 요한에게 사람을 보냈을 때 그는 진리에 대하여 증거하였다.

34 하지만 나는 사람의 증거를 받지 않는다. 내가 이 말을 하는 것은 너희가 구원을 얻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35 요한은 타면서 빛을 내는 등불이었다. 그래서 너희는 그 빛 가운데서 잠시 기뻐하려고 하였다.

36 그러나 내게는 요한의 증거보다 더 큰 증거가 있다. 아버지께서 완성하라고 나에게 맡기신 일, 곧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바로 그 일이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을 증거하고 있다.

37 그리고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도 직접 나를 증거하셨다. 너희는 그분의 음성을 들은 적도 없고 그분의 모습을 본 적도 없으며

38 또 그분의 말씀을 마음 속에 간직하지도 못한다. 이것은 그분이 보내신 자를 너희가 믿지 않기 때문이다.

39 너희는 성경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는 줄로 생각하고 성경을 부지런히 연구하고 있는데 바로 이 성경이 나를 증거하고 있다.

40 그런데도 너희는 나에게 와서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고 하지 않는구나.

41 나는 사람에게서 영광을 받지 않는다.

42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43 내가 내 아버지의 이름으로 왔어도 너희는 나를 맞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만일 다른 사람이 자기 이름으로 오면 너희가 그를 기꺼이 맞아들일 것이다.

44 너희가 사람에게서는 서로 칭찬을 받으려고 하면서도 한 분밖에 계시지 않는 하나님에게는 칭찬을 받으려고 하지 않으니 어떻게 나를 믿을 수 있겠느냐?

45 내가 너희를 아버지께 고소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아라. 오히려 너희를 고소할 사람은 너희가 희망을 걸고 있는 모세이다.

46 너희가 정말 모세를 믿었다면 나도 믿었을 것이다. 이것은 모세가 나에 관해서 기록했기 때문이다.

47 그러나 너희가 모세의 글도 믿지 않으면서 어떻게 내 말을 믿겠느냐?'

6

1 그 후 예수님은 디베랴 바다라고도 하는 갈릴리 바다 건너편으로 가셨다.

2 그러자 많은 군중이 병든 사람을 고치는 기적을 보고 예수님을 따랐다.

3 예수님은 산으로 올라가 제자들과 함께 앉으셨다.

4 마침 유대인의 명절인 유월절이 다가왔다.

5 예수님은 수많은 군중이 자기에게 몰려오는 것을 보시고 빌립에게 `이 사람들을 먹일 만한 빵을 우리가 어디서 살 수 있겠느냐?' 하고 물으셨다.

6 사실 예수님은 하실 일을 미리 다 알고 계시면서도 빌립의 마음을 떠보려고 이렇게 물으신 것이다.

7 빌립은 예수님께 `한 사람에게 조금씩 나누어 준다고 해도 200데나리온 어치의 빵으로도 부족할 것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8 이때 예수님의 제자인 시몬 베드로의 동생 안드레가 예수님께 이렇게 여쭈었다.

9 `여기에 보리빵 다섯 개와 작은 물고기 두마리를 가진 어린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가지고 어떻게 이 많은 사람을 먹일 수 있겠습니까?'

10 그러자 예수님이 그들에게 `사람들을 앉게 하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 곳에는 풀이 많아 사람들이 앉았는뎨 그 수는 약 5,000명쯤 되었다.

11 예수님은 그 빵을 받아 들고 감사기도를 드리신 다음 앉은 사람들에게 원하는 대로 나눠 주시고 또 물고기도 그렇게 하셨다.

12 사람들이 모두 실컷 먹었을 때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남은 조각을 거두고 버리는 것이 없게 하라.' 하고 말씀하셨다.

13 그래서 제자들이 남은 조각을 거둬 보니 보리빵 다섯 개로 먹고 남은 부스러기가 열 두 광주리나 되었다.

14 예수님이 베푸신 이 기적을 보고 사람들은 `이분이야말로 세상에 오실 바로 그 예언자이시다!' 하고 외쳤다.

15 예수님은 그들이 강제로 자기를 잡아 그들의 왕을 삼으려 한다는 것을 아시고 혼자서 다시 산으로 올라가셨다.

16 날이 저물자 제자들은 바닷가로 내려가

17 배를 타고 건너편 가버나움을 향해 떠났다. 날이 이미 어두워졌는데도 예수님은 아직 제자들에게 돌아오시지 않았다.

18 그때 강한 바람이 불어 파도가 일기 시작했다.

19 제자들이 배를 저어 4-5 킬로미터쯤 갔을 때 예수님이 바다위로 걸어오셨다. 배로 가까이 오시는 예수님을 보고 제자들이 무서워하자

20 예수님은 그들에게 `나다. 무서워하지 말아라.' 하고 말씀하셨다.

21 그래서 제자들은 기뻐하며 예수님을 배에 모셔들였다. 배는 곧 그들이 가려던 곳에 다다랐다.

22 이튿날 바다 건너편에 남아 있던 군중들은 한 척밖에 없던 배로 예수님은 타시지 않고 제자들만 타고 떠난 것을 알게 되었다.

23 그러나 디베랴에서 다른 배가 몇 척 왔는데 상륙 장소는 주님이 감사 기도를 드리신 후에 군중들이 빵을 먹던 곳에서 가까운 곳이었다.

24 군중들은 거기에 예수님도 제자들도 없는 것을 보고 배를 타고 예수님을 찾아 가버나움으로 떠났다.

25 그들은 바다 건너편에서 예수님을 만나 물었다. `선생님, 언제 이 곳에 오셨습니까?'

26 `내가 너희에게 분명히 말하지만 너희가 나를 찾아온 것은 기적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실컷 먹었기 때문이다.

27 썩어 없어지는 양식을 위해 일하지 말고 영원한 생명을 누릴 때까지 있는 양식을 위해 일하라. 이것이 내가 너희에게 줄 양식이다.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나를 인정한다는 도장을 나에게 찍어 주셨다.'

28 `우리가 하나님의 일을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29 `하나님이 보내신 자를 믿는 것이 하나님의 일이다.'

30 `그렇다면 우리가 보고 당신을 믿을 수 있도록 당신이 보여 줄 만한 기적이 무엇입니까? 당신이 무슨 일을 하겠느냐는 말씀입니다.

31 `모세가 하늘에서 양식을 내려 그들을 먹였다.'는 성경 말씀대로 우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었습니다.'

32 내가 분명히 말하지만 하늘에서 양식을 내려 너희에게 준 것은 모세가 아니다. 오직 너희에게 하늘의 참된 양식을 주시는 분은 내 아버지이시다.

33 하나님의 양식은 하늘에서 내려온 자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바로 그것이다.'

34 `주님, 그런 양식을 항상 우리에게 주십시오.'

35 그때 예수님은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바로 생명의 빵이다. 내게 오는 사람은 굶주리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절대로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36 그러나 내가 이미 말했듯이 너희는 나를 보고도 믿지 않는다.

37 아버지께서 내게 주시는 사람은 다 내게로 올 것이며 내게 오는 사람은 내가 절대로 쫓아내지 않을 것이다.

38 내가 하늘에서 내려온 것은 내 뜻을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이다.

39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은 그분이 내게 주신 모든 사람을 하나도 잃지 않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는 그것이다.

40 사실 내 아버지의 뜻은 아들을 보고 믿는 사람마다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마지막 날에 그들을 다시 살릴 것이다.'

41 예수님이 `내가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하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유대인들이 예수님에 대하여 수군거리며

42 `이 사람은 요셉의 아들 예수가 아니냐? 그의 부모를 우리가 다 아는데 어떻게 하늘에서 내려왔다고 하는가?'하였다.

43 그래서 예수님이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서로 수군거리지 말아라.

44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시지 않으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 그리고 오는 그 사람은 내가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릴 것이다.

45 예언서에는 `그들이 모두 하나님의 가르치심을 받을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배운 사람은 모두 나에게 온다.

46 이것은 아버지를 본 사람이 있다는 뜻이 아니다. 오직 하나님에게서 온 자만 아버지를 보았다.

47 내가 분명히 너희에게 말하지만 나를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가졌다.

48 나는 생명의 빵이다.

49 너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었으나 모두 죽고 말았다.

50 그러나 하늘에서 내리는 양식을 먹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

51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이 빵은 곧 세상의 생명을 위해 주는 내 살이다.'

52 그러자 유대인들은 `이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먹으라고 우리에게 줄 수 있겠는가?' 하고 서로 논쟁하기 시작하였다.

53 그래서 예수님은 그들에게 다시 말씀하셨다. `내가 분명히 너희에게 말하지만 나의 살을 먹지 않고 나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 안에 생명이 없다.

54 누구든지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가졌다. 그래서 나는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55 그것은 내 살이 참된 양식이며 내 피는 참된 음료이기 때문이다.

56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산다.

57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셔서 내가 아버지 때문에 사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를 먹는 사람도 나 때문에 살 것이다.

58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너희 조상들은 만나를 먹고도 죽었으나 이것은 그런 것과 같은 것이 아니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59 이것은 예수님이 가버나움 회당에서 가르치실 때 하신 말씀이다.

60 이 말씀을 듣고 여러 제자들이 `이것은 정말 어려운 말씀이다. 누가 알아 들을 수 있겠는가?' 하며 수군거렸다.

61 예수님은 제자들이 이 말씀에 대해서 수군거리는 것을 아시고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말이 너희 귀에 거슬리느냐?

62 만일 내가 전에 있던 곳으로 올라가는 것을 본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63 생명을 주는 것은 하나님의 영이며 인간의 육체는 아무 쓸모가 없다.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은 영적인 생명에 관한 것이다.

64 그러나 너희 중에는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예수님은 믿지 않는 사람이 누구며 자기를 팔아 넘길 사람이 누군지 처음부터 알고 계셨다.

65 그리고서 예수님은 덧붙여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아버지께서 오게 해주시지 않으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고 이미 말하였다.'

66 이 말씀을 듣고 많은 제자들이 예수님을 떠나고 다시는 그와 함께 다니지 않았다.

67 그래서 예수님이 열 두 제자에게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하고 물으시자

68 시몬 베드로가 이렇게 대답하였다. `주님, 우리가 누구에게로 가겠습니까? 주님에게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69 우리는 주님이 하나님의 거룩하신 아들이라는 것을 믿고 알게 되었습니다.'

70 그때 예수님은 `내가 너희 열 둘을 선택하지 않았느냐? 그러나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은 마귀다' 하고 말씀하셨다.

71 그것은 가룟 사람 시몬의 아들 유다를 가리켜 하신 말씀이었다. 그는 비록 열 두 제자 중 하나였으나 예수님을 팔아 넘길 사람이었다.

7

1 그 후 예수님은 갈릴리 지방에서만 다니시고 유대 지방에는 다니고 싶어하지 않으셨다. 이것은 유대인들이 자기를 죽이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2 마침 유대인들의 명절인 초막절이 가까와지자

3 예수님의 동생들이 예수님께 이렇게 말하였다. `여기를 떠나 유대로 가십시오. 그래서 형님이 하시는 일을 제자들도 보게 하십시오.

4 세상에 알려지기를 바라는 사람치고 자기가 하는 일을 숨기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왕 이런 일을 하실 바에는 형님 자신을 세상에 나타내십시오.'

5 그들이 이렇게 말한 것은 예수님의 친형제인 그들도 예수님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6 그래서 예수님이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때는 아직 오지 않았지만 너희 때는 언제든지 준비되어 있다.

7 세상이 너희는 미워할 수 없어도 나는 미워한다. 이것은 내가 세상의 일이 악하다고 증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8 너희는 어서 명절을 지키러 올라가거라. 나는 아직 때가 되지 않아서 지금 올라가지는 않겠다.'

9 예수님은 이 말씀을 하시고 계속 갈릴리에 머물러 계셨다.

10 동생들이 명절을 지키러 올라간 후에 예수님도 올라가셨으나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몰래 가셨다.

11 명절이 되자 유대인 지도자들은 예수님이 어디 있느냐고 물으며 찾아다녔다.

12 그리고 군중들 가운데서 숙덕거리는 소리가 많이 들렸다. 어떤 사람은 `그는 좋은 사람이다.' 하였고 또 어떤 사람은 `아니야, 그는 백성을 속이고 있어.' 하였다.

13 그러나 유대인 지도자들을 두려워하여 아무도 예수님에 대해서 터놓고 말하는 사람이 없었다.

14 명절 기간이 거의 절반쯤 지났을 때 예수님은 성전으로 올라가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15 그러자 유대인 지도자들은 `제대로 공부한 사람도 아닌데 어떻게 저렇게 많은 것을 알고 있을까?' 하고 말하며 신기하게 여겼다.

16 그때 예수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교훈은 내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것이다.

17 누구든지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고자 하면 내 교훈이 하나님에게서 온 것인지 내가 마음대로 말한 것인지 알게 될 것이다.

18 자기 마음대로 말하는 사람은 자신의 영광만을 추구하지만 자기를 보내신 분의 영광을 위해 일하는 사람은 진실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에게는 거짓이 있을 수 없다.

19 모세가 너희에게 율법을 주지 않았느냐? 너희는 한사람도 그 율법을 지키지 않으면서 왜 나를 죽이려 하느냐?'

20 이 말에 군중들이 `당신은 귀신이 들렸소. 누가 당신을 죽이려 한단 말이오?' 하고 대답하자

21 예수님이 다시 말씀하셨다. `내가 안식일에 한 가지 기적을 행했다고 너희는 모두 놀라고 있다.

22 모세가 너희에게 할례를 주었다는 이유로 (사실 할례는 모세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 너희 옛 조상들에게서 시작된 것이지만) 너희는 안식일에도 할례를 베풀고 있다.

23 모세의 율법을 어기지 않으려고 안식일에도 사람이 할례를 받는데 내가 안식일이 아픈 사람을 완전하게 고쳐 주었다고 너희가 내게 화를 내느냐?

24 겉모양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올바른 표준으로 판단하라.'

25 그때 어떤 예루살렘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였다. `이 사람은 당국에서 죽이려고 하는 사람이 아니냐?

26 이 사람이 터놓고 말해도 그들이 말 한 마디 못하는 것을 보니 지도자들도 이 사람을 진짜 그리스도로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

27 그러나 그리스도가 오실 때는 어디서 오실지 아무도 모른다고 했는데 우리는 이 사람이 난 곳을 알고 있지 않은가?'

28 그때 성전에서 가르치고 계시던 예수님이 큰 소리로 말씀하셨다. `그렇다. 너희는 나를 알고 또 내가 어디서 온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내 마음대로 온 것이 아니다. 나를 보내신 분이 따로 계신데 그분은 참되신 분이시다. 너희는 그분을 모르지만

29 나는 알고 있다. 이것은 내가 그분에게서 왔고 그분은 나를 보내셨기 때문이다.'

30 그 말을 듣고 유대인 지도자들이 예수님을 잡으려고 하였으나 한 사람도 그분에게 손을 대지 못할 것은 아직 그분의 때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31 군중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고 이렇게 말하였다. `그리스도께서 오신다고 해도 이분이 행하신 것만큼 많은 기적을 베푸실 수 있겠는가?'

32 바리새파 사람들은 군중들이 예수님에 대하여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그들과 대제사장들은 예수님을 잡아오라고 성전 경비병들을 보냈다.

33 그때 예수님은 `내가 조금만 더 너희와 함께 있다가 나를 보내신 분에게 돌아간다.

34 너희는 나를 찾아도 만나지 못할 것이며 내가 있는 곳에도 오지 못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35 그러자 유대인 지도자들이 서로 말하였다. `이 사람이 어디로 가기에 자기를 찾지 못할 것이라고 하는가? 그리이스에 흩어져 사는 유대인들에게 가서 그리이스 사람들을 가르치겠다는 건가?

36 우리가 찾아도 만나지 못하고 또 그가 있는 곳에는 우리가 갈 수도 없다니 도대체 그 말이 무슨 뜻일까?'

37 축제 분위기가 절정에 달한 명절 마지막 날에 예수님은 서서 이렇게 외치셨다. `누구든지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 와서 마셔라.

38 나를 믿는 사람은 성경 말씀대로 그 마음 속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 나올 것이다.'

39 이것은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이 앞으로 받을 성령에 대하여 하신 말씀이었다. 예수님이 아직 영광을 받으시지 않았기 때문에 성령께서 아직 사람들 가운데 계시지 않았다.

40 예수님의 이 말씀을 듣고 어떤 사람은 `이분이야말로 오실 바로 그 예언자이다!' 하고 말하기도 하고

41 또 `이분은 그리스도이다!' 하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으며 또 어떤 사람은 `그리스도가 어떻게 갈릴리에서 나올 수 있겠느냐?

42 성경에는 그리스도가 다윗의 후손 가운데서 다윗이 살던 베들레헴에서 나실 것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하고 말하기도 하였다.

43 이와 같이 사람들은 예수님에 대해서 서로 의견이 엇갈렸다.

44 그들 가운데는 예수님을 잡아가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었으나 예수님께 손을 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45 성전 경비병들이 그냥 돌아오자 대제사장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이 `왜 그를 잡아오지 않았느냐?' 하고 물었다.

46 그래서 그들은 `지금까지 이 사람처럼 말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47 그러자 바리새파 사람들이 말하였다. `너희도 꼬임에 빠졌느냐?

48 유대 당국자들과 바리새파 사람 중에 그를 믿는 사람이 있었느냐?

49 율법을 모르는 이 군중들은 저주받은 자들이다.'

50 그때 그 곳에 있던 한 바리새파 사람, 곧 전에 예수님께 찾아간 일이 있던 니고데모가

51 `우리 율법에는 사람을 판결하기 전에 먼저 그 사람의 말을 들어 보고 그가 할 일을 알아보도록 되어 있지 않소?' 하자

52 그들은 `당신도 갈릴리 사람이오? 성경을 찾아보시오. 갈릴리에서 예언자가 나온다는 말이 어디 있소?' 하고 쏘아붙였다.

53 그리고서 사람들은 모두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8

1 그러나 예수님은 감람산으로 가셨다.

2 다음 날 이른 아침에 예수님이 다시 성전으로 오시자 사람들이 예수님에게 몰려들었다. 그래서 예수님이 앉아 그들을 가르치고 계시는데

3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이 간음하다가 잡힌 한 여자를 끌고 와서 가운데 세우고

4 `선생님, 이 여자는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혔습니다.

5 모세의 법에는 이런 여자를 돌로 쳐죽이라고 했는데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하고 물었다.

6 그들이 이런 질문을 한 것은 예수님을 시험하여 고발할 구실을 찾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예수님은 몸을 굽혀 손가락으로 땅바닥에 무엇인가 쓰고 계셨다.

7 그래도 그들이 계속해서 질문을 하자 예수님은 일어나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사람이 먼저 그 여자를 돌로 쳐라.' 하시고

8 다시 몸을 굽혀 땅바닥에 무엇인가 계속 쓰셨다.

9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그들은 양심의 가책을 받아 나이 많은 사람으로부터 시작하여 하나씩 둘씩 모두 가 버리고 예수님과 거기에 서 있는 여자만 남았다.

10 예수님께서 일어나 그 여자에게 `그들이 어디 있느냐? 너를 죄인 취급한 사람은 없느냐?' 하고 물으시자

11 그녀는 `주님, 없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때 예수님은 `그렇다면 나도 너를 죄인 취급하지 않는다. 가서 다시는 죄를 짓지 말아라.' 하고 말씀하셨다.

12 후에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다시 말씀하셨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사람은 어두움에 다니지 않고 생명의 빛을 받을 것이다.'

13 그러자 바리새파 사람들이 예수님께 `당신이 자기를 증거하고 있으니 당신의 증거는 진실하지 못하오.' 하였다.

14 그래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내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알기 때문에 내가 나를 증거한다고 해도 내 증거는 참된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내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모른다.

15 너희는 사람의 표준대로 판단하지만 나는 아무도 판단하지 않는다.

16 내가 만일 판단하더라도 내 판단이 옳은 것은 내가 혼자 있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나와 함께 계시기 때문이다.

17 너희 율법에도 두 사람의 증거는 참된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18 내가 나를 증거하기도 하지만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도 나를 증거해 주신다.'

19 이 말씀을 듣고 그들이 `당신의 아버지가 어디 있소?' 하고 묻자 예수님은 그들에게 `너희는 나를 알지 못하고 내 아버지도 모른다. 만일 너희가 나를 알았다면 내 아버지도 알았을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20 예수님은 성전에서 가르치실 때 헌금함 앞에서 이 말씀을 하셨으나 아직 그분의 때가 되지 않았으므로 예수님을 잡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21 예수님은 그들에게 다시 말씀하셨다. `나는 떠나간다. 너희는 나를 찾다가 너희 죄 가운데서 죽을 것이다. 내가 가는 곳에는 너희가 올 수 없다.'

22 그때 유대인들이 `자기가 가는 곳에는 우리가 가지 못한다고 하니 이 사람이 자살이라도 하겠다는 건가?' 하자

23 예수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아래서 났고 나는 위에서 났으며 너희는 이 세상에 속하였고 나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았다.

24 그래서 내가 너희는 너희 죄 가운데서 죽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만일 너희가 나를 그리스도로 믿지 않으면 너희가 정말 너희 죄 가운데서 죽을 것이다.'

25 그때 그들이 `도대체 당신은 누구요?'하고 물었다. 그래서 예수님이 이렇게 대답하셨다. `내가 누군지 처음부터 너희에게 말하지 않았느냐?

26 내가 너희에 대해서 할 말도 많고 판단할 것도 많지만 나를 보내신 분이 참되시므로 나는 그분에게서 들은 것만 세상에 말한다.'

27 그들은 예수님이 하나님 아버지에 대해서 말씀하셨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였다.

28 그러므로 예수님이 다시 말씀하셨다. `너희가 나를 십자가에 못박아 죽인 다음에야 비로소 내가 그리스도라는 것과 또 내가 아무것도 스스로 말하지 않고 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 말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29 나를 보내신 분이 나와 함께 하신다. 내가 항상 그분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기 때문에 그분은 나를 혼자 버려 두지 않으셨다.'

30 이 말씀을 듣고 많은 사람이 예수님을 믿었다.

31 그래서 예수님이 자기를 믿는 유대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내 말대로 살면 참으로 내 제자가 되어

32 진리를 알게 될 것이며 그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33 `우리는 아브라함의 후손으로 남의 종이 된 적이 없는데 어째서 당신은 우리가 자유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하시오?'

34 `내가 분명히 너희에게 말한다. 죄를 짓는 사람은 누구나 다 죄의 종이다.

35 종은 주인 집에서 영구히 머물러 있을 수 없지만 아들은 그 집에서 영원히 산다.

36 그러므로 아들이 너희에게 자유를 주면 너희는 진정으로 자유로운 사람이 될 것이다.

37 너희가 아브라함의 후손이라는 것은 나도 알고 있다. 그러나 너희가 내 말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나를 죽이려고 한다.

38 나는 내 아버지 앞에서 본 것을 말하고 너희는 너희 아비에게 들은 것을 행한다.'

39 `우리 아버지는 아브라함이오.' `너희가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면 아브라함을 본받아야 하지 않느냐?

40 그러나 너희는 지금 하나님에게서 들은 진리를 말한 나를 죽이려 하고 있다. 아브라함은 이렇게 하지 않았다.

41 너희는 너희 아비가 하는 짓을 하고 있다.' `우리는 사생아가 아니오. 우리 아버지는 하나님 한 분뿐이오.'

42 그래서 예수님이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 아버지가 정말 하나님이시라면 너희가 나를 사랑했을 것이다. 이것은 내가 하나님에게서 나와 이곳에 왔기 때문이다. 나는 내 마음대로 온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

43 왜 너희는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느냐? 이것은 너희가 내 말을 알아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44 너희는 너희 아비인 마귀의 자식이므로 너희 아비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한다. 그는 처음부터 살인자였다. 그에게는 진리가 없으므로 그가 진리의 편에 서지 못한다. 그는 거짓말을 할 때마다 자기 본성을 드러낸다. 이것은 그가 거짓말장이며 거짓의 아비이기 때문이다.

45 너희는 내가 진리를 말하기 때문에 나를 믿지 않는다.

46 너희 중에 내게서 죄를 찾아낼 사람이 누구냐? 내가 진리를 말하는데도 왜 나를 믿지 않느냐?

47 하나님께 속한 사람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다. 그러나 너희가 듣지 않는 것은 하나님에게 속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48 그때 유대인들이 예수님께 `우리가 당신을 사마리아 사람이며 귀신 들린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 옳지 않소?' 하자

49 예수님이 이렇게 대답하셨다. `내가 귀신 들린 것이 아니라 내 아버지를 공경하는데도 너희는 나를 멸시하고 있다.

50 나는 내 자신의 영광을 구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을 구하고 판단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51 내가 분명히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내 말을 지키면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52 그러자 유대인들이 대꾸하였다. `이제 보니 당신은 귀신이 들려도 단단히 들렸소. 아브라함도 예언자들도 다 죽었는데 당신의 말을 지키면 영원히 죽지 않는다니

53 그렇다면 당신이 죽은 우리 조상 아브라함보다 위대하단 말이오? 예언자들도 죽었는데 도대체 당신은 누구란 말이오?'

54 그래서 예수님이 다시 말씀하셨다. `내가 네 자신에게 영광을 돌리면 그것은 아무 가치도 없다. 나를 영광스럽게 하시는 분은 바로 너희가 너희 하나님이라고 부르는 내 아버지이시다.

55 너희는 그분을 모르지만 나는 알고 있다. 만일 내가 그분을 모른다고 하면 나도 너희처럼 거짓말장이가 되고 말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분을 알고 그분의 말씀을 지키고 있다.

56 너희 조상 아브라함은 내 날을 보리라는 생각에 즐거워하다가 마침내 보고 기뻐하였다.'

57 이때 유대인들이 `당신은 아직 쉰 살도 못되었는데 아브라함을 보았단 말이오?' 하고 묻자

58 예수님은 `내가 분명히 너희에게 말하지만 나는 아브라함이 나기 전부터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59 그러자 그들이 돌을 들어 예수님을 치려고 하였다. 그러나 예수님은 몸을 피해 성전 밖으로 나가셨다.

9

1 예수님은 길을 가시다가 날 때부터 소경 된 사람을 보셨다.

2 제자들이 예수님께 `선생님, 누구의 죄로 이 사람이 소경으로 태어났습니까? 자기 죄입니까, 아니면 부모의 죄입니까?' 하고 묻자

3 예수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사람의 죄도 부모의 죄도 아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 것은 이 사람에게서 하나님의 일이 나타나기 위해서이다.

4 우리는 낮 동안에 나를 보내신 분의 일을 해야 한다. 밤이 오면 그 때는 아무도 일할 수 없다.

5 내가 세상에 있는 동안 나는 세상의 빛이다.'

6 이 말씀을 하시고 예수님은 땅에 침을 뱉어 진흙을 이겨 소경의 눈에 바르시고

7 그에게 `실로암(번역하면 보냄을 받았다는 뜻)못에 가서 씻어라.' 하셨다. 그래서 소경은 가서 씻고 눈을 뜨고 돌아왔다.

8 그때 이웃 사람들과 전에 그가 구걸하던 것을 본 사람들이 `이 사람은 앉아서 구걸하던 거지가 아니냐?' 하자

9 어떤 사람은 `그래, 바로 그 거지야' 하였고 또 어떤 사람은 `아니야, 그 거지와 닮은 사람이야' 하였다. 그러나 본인은 `내가 바로 그 사람이오.' 하고 대답하였다.

10 그러자 사람들이 그에게 물었다. `그러면 네가 어떻게 눈을 떴느냐?'

11 `예수라는 사람이 진흙을 이겨 내 눈에 바르고 실로암 못에 가서 씻으라고 하시기에 가서 씻었더니 보게 되었습니다.'

12 `그 사람이 어디 있느냐?' `모르겠습니다.'

13 사람들은 그를 바리새파 사람들에게 데리고 갔다.

14 예수님이 진흙을 이겨 소경의 눈을 뜨게 하신 날은 바로 안식일이었다.

15 그러므로 바리새파 사람들도 그에게 어떻게 눈을 뜨게 되었는지 묻자 `그분이 내 눈에 진흙을 발라 주시기에 씻었더니 이렇게 보게 되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6 바리새파 사람 중에 어떤 사람은 `이 사람이 안식일을 지키지 않는 것으로 보아 하나님이 보내서 온 사람은 아니오.' 하였고 또 어떤 사람은 `죄인이 어떻게 이런 기적을 행할 수 있겠는가?' 하였다. 이렇게 서로 의견이 엇갈리자

17 그들은 소경 되었던 사람에게 다시 물었다. `그 사람이 네 눈을 뜨게 했으니 너는 그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그때 그는 `예언자라고 생각합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8 유대인들은 그가 소경으로 있다가 눈을 뜨게 된 것을 믿지 않고 그의 부모를 불러

19 `이 사람이 날 때부터 소경이었다는 당신 아들이오? 그러면 어떻게 지금 보게 되었소?'하고 물었다.

20 그래서 그의 부모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이 아이가 우리 아들이라는 것과 날 때부터 소경이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만

21 어떻게 해서 지금 눈을 뜨게 되었는지 또 누가 눈을 뜨게 해주었는지는 모릅니다. 이 아이도 다 컸으니 직접 물어 보십시오. 대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22 그 때는 이미 유대인 지도자들이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인정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회당에서 쫓아내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그의 부모는 그들을 두려워하여

23 `이 아이도 다 컸으니 직접 물어 보십시오.' 하고 말한 것이다.

24 그들은 소경 되었던 사람을 두 번째 불러 말하였다. `너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라. 우리는 이 사람을 죄인으로 알고 있다.'

25 `그 분이 죄인인지 아닌지 나는 모릅니다. 그러나 내가 한 가지 알고 있는 것은 소경이었던 내가 지금 보게 되었다는 이것입니다.'

26 `그 사람이 너에게 무슨 짓을 했으며 어떻게 네 눈을 뜨게 했느냐?'

27 `내가 이미 말했는데도 듣지 않고 왜 다시 묻습니까? 당신들도 그분의 제자가 되고 싶습니까?'

28 그러자 그들은 그에게 욕을 하며 말하였다. `너는 그 사람의 제자이지만 우리는 모세의 제자이다.

29 하나님이 모세에게 말씀하셨다는 것은 알지만 우리는 이 사람이 어디서 왔는지조차 모른다.'

30 `정말 이상한 일입니다. 그분이 내 눈을 뜨게 해 주셨는데도 당신들은 그분이 어디서 오셨는지 모르신단 말씀입니까?

31 우리는 하나님이 죄인의 말은 듣지 않으시지만 그분의 뜻대로 사는 경건한 사람의 말은 들으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32 세상이 생긴 이후로 지금까지 소경으로 태어난 사람의 눈을 뜨게 했다는 말은 들어 보지 못했습니다.

33 이분이 만일 하나님이 보내서 오신 분이 아니라면 도저히 이런 일을 하실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34 그들은 이 말을 듣고 `네가 죄 가운데서 태어난 주제에 우리를 가르치려고 하느냐?' 하고 그를 쫓아내 버렸다.

35 예수님은 바리새파 사람들이 그를 쫓아냈다는 말을 듣고 그 사람을 만나 물었다. `네가 하나님의 아들을 믿느냐?'

36 `선생님, 누가 그분이십니까? 말씀해 주십시오. 내가 믿겠습니다.'

37 `너는 이미 그를 보았다. 지금 너와 말하는 내가 바로 그 사람이다.'

38 그러자 그는 `주님, 내가 믿습니다.' 하며 예수님께 경배하였다.

39 그때 예수님은 그에게 `내가 심판하러 이 세상에 왔으니 보지 못하는 사람은 보게 하고 보는 사람은 소경이 되게 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40 예수님과 함께 있던 몇몇 바리새파 사람이 이 말씀을 듣고 `그러면 우리도 소경이란 말이오?' 하고 묻자

41 예수님은 그들에게 `너희가 소경이었다면 죄가 없었을 것이나 지금 본다고 하니 너희 죄가 그대로 남아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10

1 예수님은 계속해서 말씀하셨다. `내가 분명히 너희에게 말한다. 문으로 양의 우리에 들어가지 않고 다른데로 넘어가는 사람은 도둑이며 강도이다.

2 문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양의 목자이다.

3 문지기는 그에게 문을 열어 주고 양들은 목자의 음성을 알아듣는다. 그리고 목자는 자기 양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서 데리고 나간다.

4 양떼를 다 불러낸 후에 목자가 앞서 가면 양들은 그의 음성을 알고 뒤따라간다.

5 그러나 양들은 낯선 사람의 음성은 모르기 때문에 따라가지 않고 피해서 달아난다.'

6 예수님은 그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해 주셨으나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7 그래서 예수님은 다시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분명히 말한다. 나는 양의 문이다.

8 나보다 먼저 온 사람은 모두 도둑이며 강도이다. 그러므로 양들이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9 나는 문이다. 누구든지 나를 통해 들어가면 구원을 받고 마음대로 드나들며 꼴을 얻을 것이다.

10 도둑이 오는 것은 양을 훔쳐다가 죽여 없애려는 것뿐이다. 그러나 내가 온 것은 양들이 생명을 얻되 더욱 풍성히 얻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11 나는 선한 목자이다. 선한 목자는 양을 위해 자기 생명을 바친다.

12 삯꾼은 목자가 아니고 양도 자기 양이 아니므로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을 버리고 달아난다. 그래서 이리가 양들을 물어가고 양떼를 흩어 버린다.

13 그가 달아나는 것은 삯꾼이므로 양들에게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14 나는 선한 목자이다. 나는 내 양을 알고 내 양도 나를 안다.

15 이것은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과 같다. 그래서 나는 양들을 위해 내 생명을 버린다.

16 또 내게는 우리 안에 들어 있지 않은 다른 양들도 있다. 나는 그들을 데려와야 한다. 그 양들도 내 음성을 듣고 한 목자 아래서 한 무리가 될 것이다.

17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시는 이유는 내가 생명을 다시 얻으려고 내 생명을 버리기 때문이다.

18 이 생명을 내게서 빼앗아 갈 자는 없지만 내가 스스로 버린다. 나에게는 생명을 버릴 권한도 있고 다시 가질 권한도 있다. 이것은 내 아버지에게서 받은 특권이다.'

19 이 말씀 때문에 유대인들 사이에 또 의견이 엇갈렸다.

20 그들 중에 많은 사람이 `그는 귀선 들려 미쳤는데 어째서 그 사람의 말을 듣고 있소?' 하였고

21 또 어떤 사람들은 `이것은 귀신 들린 사람의 말이 아니오. 귀신이 어떻게 소경의 눈을 뜨게 할 수 있겠소?' 하였다.

22 예루살렘에 수전절이 되었는데 때는 겨울이었다.

23 예수님은 성전 구내에 있는 솔로몬 행각을 거닐고 계셨다.

24 그러자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둘러싸고 `당신은 언제까지 우리를 궁금하게 할 셈이오? 당신이 그리스도라면 분명히 말해 주시오.' 하였다.

25 그래서 예수님은 그들에게 이렇게 대답하셨다. `내가 이미 말했어도 너희는 믿지 않고 있다. 내가 아버지의 이름으로 하고 있는 이 일들이 나를 증거하고 있다.

26 그러나 너희는 내 양이 아니므로 나를 믿지 않는다.

27 내 양은 내 음성을 알아듣고 나는 그들을 알며 그들은 나를 따른다.

28 내가 그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준다. 그래서 그들은 영원히 멸망하지 않을 것이며 아무도 그들을 내 손에서 빼앗아 갈 수 없을 것이다.

29 그들을 나에게 주신 아버지는 그 무엇보다도 위대하신 분이시므로 아버지의 손에서 그들을 빼앗아 갈 자가 없다.

30 나와 아버지는 하나이다.'

31 그러자 유대인들이 다시 돌을 들어 예수님을 치려고 하였다.

32 그때 예수님이 그들에게 `내가 아버지의 지시에 따라 여러 가지 좋은 일을 너희에게 많이 했는데 무엇 때문에 나를 돌로 치려고 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33 유대인들이 예수님께 `그런 일 때문에 우리가 당신을 돌로 치려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하나님을 모독하기 때문이오. 당신은 사람이면서도 하나님인 체한단 말씀이오!' 하고 대답하자

34 예수님이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율법이 나는 너희가 신들이라고 말하였다 라고 기록되어 있지 않느냐?

35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사람들을 신이라고 하였으니 성경 말씀은 없앨 수 없다.

36 아버지께서 거룩하게 하여 세상에 보내신 내가 나는 하나님의 아들이다 하고 말했다고 해서 어떻게 너희가 `당신은 하나님을 모독하고 있소.'라고 말할 수 있느냐?

37 내가 만일 아버지의 일을 하지 않으면 나를 믿지 말아라.

38 그러나 내가 아버지의 일을 하거든 나는 믿지 않더라도 그 일만은 믿어라. 그러면 너희가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될 것이다.'

39 유대인들이 또다시 예수님을 잡으려고 하였으나 예수님은 그들의 손에서 벗어나 피하셨다.

40 예수님은 요한이 처음 침례를 주던 요단강 건너편으로 다시 가서 거기에 머무르셨다.

41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에게 모여들었다. 그들은 `요한이 아무 기적도 행하지 않았지만 그가 이분에 대하여 말한 것은 모두 사실이었어.'하고 말했으며

42 많은 사람들이 그 곳에서 예수님을 믿었다.

11

1 마리아와 마르다 두 자매가 사는 베다니에 나사로라는 사람이 병들어 있었다.

2 그는 마리아의 오빠였으며 마리아는 주님께 값비싼 향유를 붓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주님의 발을 닦아드린 여자였다.

3 두 자매는 예수님께 사람을 보내 `주님, 주님이 사랑하시는 사람이 병들었습니다.'라는 말을 전하게 하였다.

4 예수님은 이 말을 들으시고 `이 병은 죽을 병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며 이것을 통해서 하나님의 아들이 영광을 받게 하려는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5 예수님은 두 자매와 나사로를 사랑하고 계셨다.

6 그래서 예수님은 나사로가 병들었다는 말을 들으시고 계시던 곳에서 이틀을 더 머무시다가

7 제자들에게 `다시 유대로 가자.' 하고 말씀하셨다.

8 제자들이 예수님께 `선생님, 얼마 전에도 유대인들이 선생님을 돌로 치려고 했는데 또 그리로 가려고 하십니까?' 하자

9 예수님이 대답하셨다. `낮은 열 두시간이 아니냐? 누구든지 낮에 다니는 사람은 이 세상 빛을 보기 때문에 걸려 넘어지지 않지만

10 밤에 다니면 그 사람에게 빛이 없으므로 걸려 넘어진다.'

11 예수님은 이 말씀을 하신 후 그들에게 `우리 친구 나사로가 잠들었다. 그러나 내가 그를 깨우러 간다.' 하고 말씀하셨다.

12 그때 제자들이 `주님, 그가 잠들었으면 나을 것입니다.' 하였다.

13 예수님은 나사로가 죽은 것을 가리켜 말씀하셨으나 제자들은 그저 잠들어 쉬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14 그래서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분명하게 말씀해 주셨다. `나사로는 죽었다.

15 너희를 위해 내가 거기 없었던 것을 나는 기뻐한다. 이것은 너희가 믿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이제 그에게로 가자.'

16 그때 디두모라는 도마가 다른 제자들에게 `우리도 예수님과 함께 죽으러 가자.' 하였다.

17 예수님이 그 곳에 도착해서 보니 나사로가 무덤에 묻힌 지 이미 4일이나 되었다.

18 베다니는 예루살렘에서 3킬로미터 조금 못되는 가까운 곳이었다.

19 많은 유대인들이 오빠의 죽음을 슬퍼하는, 마르다와 마리아를 위로하러 와 있었다.

20 마르다는 예수님이 오신다는 말을 듣고 마중을 나갔으나 마리아는 집에 있었다.

21 마르다는 예수님께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께서 여기 계셨더라면 제 오빠가 죽지 않았을 거예요.

22 그러나 저는 지금이라도 주님이 구하시는 것은 무엇이든지 하나님이 주실 것으로 압니다.'

23 `네 오빠가 다시 살아날 것이다.'

24 `마지막 날 부활 때에 오빠가 다시 살아나리라는 것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25 `나는 부활이며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어도 살 것이며

26 누구든지 살아서 나를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네가 이것을 믿느냐?'

27 `예, 주님. 저는 주님이 세상에 오실 그리스도시며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습니다.'

28 이 말을 하고서 마르다는 집으로 돌아가 동생 마리아를 조용히 불러 `선생님이 오셔서 너를 찾으신다.' 하고 일러 주었다.

29 마리아는 이 말을 듣고 급히 일어나 예수님에게로 갔다.

30 예수님은 아직 마을에 들어오시지 않고 마르다가 마중 나갔던 곳에 그대로 계셨다.

31 집에서 마리아를 위로하던 유대인들은 마리아가 급히 일어나 나가는 것을 보고 울려고 무덤으로 가는 줄 알고 뒤따라 나갔다.

32 마리아는 예수님이 계신 곳에 이르러 예수님을 뵙고 그 앞에 엎드려 `주님이 여기 계셨더라면 제 오빠가 죽지 않았을 거예요.' 하고 말하였다.

33 예수님은 마리아가 울고 또 그녀와 함께 온 유대인들까지 우는 것을 보시고 몹시 안타까와하시며

34 `그를 어디 두었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주님, 와서 보십시오.' 하자

35 예수님은 눈물을 흘리셨다.

36 그때 유대인들은 `저것 보시오. 나사로를 무척이나 사랑했던 모양이오.' 하였고

37 그들 중에 어떤 사람은 `소경의 눈을 뜨게 한 그가 이 사람은 죽지 않게 할 수 없었던가?' 하였다.

38 예수님은 다시 탄식하시며 무덤으로 가셨다. 무덤은 동굴이었으며 입구는 돌로 막혀 있었다.

39 예수님이 `돌을 옮겨 놓아라.' 하시자 죽은 사람의 누이 마르다가 `주님, 죽은 지가 4일이나 되었으니 냄새가 날 것입니다.' 하였다.

40 그래서 예수님은 마르다에게 `네가 믿기만 하면 하나님의 영광을 보게 될 것이라고 내가 말하지 않았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41 사람들이 돌을 옮겨 놓자 예수님은 하늘을 우러러보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버지, 내 말을 들어주신 것을 감사합니다.

42 나는 아버지께서 항상 내 말을 들어주시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나는 둘러선 이들이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려고 이 말씀을 드립니다.'

43 예수님이 이 말씀을 하시고 `나사로야, 나오너라.' 하고 크게 외치시자

44 죽었던 그가 손발이 베에 묶인 채 나왔다. 그의 얼굴은 수건으로 싸여 있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풀어서 다니게 하라.' 하고 말씀하셨다.

45 마리아를 위로하러 왔다가 이 광경을 본 많은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46 그러나 그들 가운데 몇 사람은 바리새파 사람들에게 가서 예수님이 하신 일을 보고하였다.

47 그래서 대제사장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은 의회를 소집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그 사람이 많은 기적을 행하고 있으니 어떻게 하면 좋겠소?

48 이대로 내버려 두면 모두 그를 믿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로마 사람들이 와서 우리 성전을 파괴하고 우리 민족을 짓밟을 것이오.'

49 그러자 그들 중의 한 사람인 그 해의 대제사장 가야바가 이렇게 말하였다. `여러분은 그렇게도 모르시오?

50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해 죽는 것이 민족 전체가 망하는 것보다 여러분에게 유익이 된다는 것을 생각지 못하시오?'

51 가야바는 이 말을 스스로 한 것이 아니라 그 해의 대제사장으로서 예수님이 유대 민족을 위해,

52 그리고 유대 민족뿐만 아니라 흩어진 하나님의 자녀들을 모아 하나 되게 하기 위해 죽으실 것을 예언한 것이었다.

53 그 날부터 그들은 예수님을 죽일 음모를 꾸미기 시작했다.

54 그래서 예수님은 유대인 가운데 더 이상 드러나게 다니지 않으시고 그곳을 떠나 광야 가까이에 있는 에브라임이라는 마을로 가셔서 제자들과 함께 거기에 머물러 계셨다.

55 유대인의 유월절이 다가오자 많은 사람들이 명절 전에 자기를 정결하게 하려고 미리 시골에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갔다.

56 사람들은 예수님을 찾아다니다가 성전에 서서 `어떻게 생각하시오? 그분이 명절에 오시지 않을까요?' 하고 서로 물었다.

57 그러나 대제사장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은 예수님을 붙잡으려고 누구든지 예수님이 계신 곳을 알면 반드시 알려야 한다는 명령을 내렸다.

12

1 유월절 엿새 전에 죽은 나사로를 살리신 베다니로 가셨다.

2 그 곳 사람들은 예수님을 위해 잔치를 베풀었는데 마르다는 시중을 들고 나사로는 예수님과 함께 식탁에 앉은 손님들과 자리를 같이하였다.

3 그때 마리아가 아주 값진 나아드 향유 약 300그램을 가지고 와서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닦아 드리자 온 집 안이 향유 냄새로 가득 찼다.

4 그러나 제자 중 하나이며 예수님을 팔아 넘길 가룟 유다가 이것을 보고

5 `왜 이 향유를 300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지 않았소?' 하였다.

6 그가 이렇게 말한 것은 가난한 사람들을 생각해서가 아니라 그는 돈궤를 맡고 있으면서 거기 있는 돈을 자주 훔쳐내는 도둑이었기 때문이다.

7 그때 예수님이 말씀하셨다. `내버려 두어라. 그녀가 이 향유를 간직해 둔 것은 내 장례를 위한 것이었다.

8 가난한 사람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으나 나는 너희와 항상 함께 있는 것이 아니다.'

9 수많은 유대인들이 예수님께서 거기에 계신다는 말을 듣고 몰려들었다. 그들은 예수님뿐만 아니라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나사로도 보려고 온 것이다.

10 그러나 대제사장들은 나사로까지 죽일 계획을 세웠다.

11 이것은 나사로 때문에 많은 유대인들이 그들을 떠나 예수님을 믿기 때문이었다.

12 이튿날에는 명절을 지키러 온 많은 군중들이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오신다는 말을 듣고

13 종려나무 가지를 꺾어 가지고 예수님을 맞으러 나가서 `호산나!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이스라엘의 왕에게 찬양을!'하고 외쳤다.

14 예수님은 어린 나귀를 타셨는데 이것은 성경에

15 `시온 사람들아, 두려워하지 말아라. 너희 왕이 나귀 새끼를 타고 오신다.'라고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16 처음에는 제자들이 이 일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이 영광을 받으신 후에서야 이 말씀이 예수님께 대한 것이며 또 사람들이 예수님께 그 말씀대로 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17 예수님이 죽은 나사로를 무덤에서 불러내어 다시 살리시는 것을 본 사람들이 계속 그 일을 증거하였다.

18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께서 기적을 행하셨다는 말을 듣고 나와서 예수님을 맞아들였다.

19 그러자 바리새파 사람들이 `저것 보시오. 세상이 모두 저 사람을 따르고 있으니 이제는 다 틀렸소'하고 서로 말하였다.

20 명절에 예배드리러 올라왔던 사람들 중에 그리이스 사람들도 몇 명 있었다.

21 그들은 갈릴리 벳새다 사람 빌립에게 가서 예수님을 뵙게 해 달라고 간청하였다.

22 그래서 빌립이 안드레에게 가서 말하여 안드레와 빌립이 예수님께 그 말을 전하였다.

23 그러자 예수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영광을 받을 때가 왔다.

24 내가 분명히 너희에게 말한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있지만 그것이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25 자기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 생명을 잃을 것이며 이 세상에서 자기 생명을 미워하는 사람은 그 생명을 영원히 보존할 것이다.

26 누구든지 나를 섬기고자 하면 나를 따라야 한다. 내가 있는 곳에 내 종도 있을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귀하게 여기실 것이다.

27 지금 내 마음이 몹시 괴로우니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아버지, 나를 구원하여 이때를 피하게 해 주소서. 그러나 나는 이 일 때문에 이 때에 왔습니다.

28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영광스럽게 하소서.' 바로 그때 하늘에서 이런 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이미 영광스럽게 하였고 다시 영광스럽게 할 것이다.'

29 그러자 곁에 서서 그 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그것이 천둥 소리라고도 하였다. 또 어떤 사람들은 천사가 예수님께 말한 것이라고도 하였다.

30 그래서 예수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소리가 난 것은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너희를 위해서이다.

31 지금은 이 세상이 심판받을 때이다. 이제 이 세상 임금인 사탄은 쫓겨날 것이다.

32 내가 땅에서 들리면 모든 사람을 이끌어 나에게 오게 하겠다.'

33 예수님은 자기가 어떤 죽음을 당할 것인가를 보여주시기 위해서 이 말씀을 하셨다.

34 그때 군중들이 예수님께 `우리는 율법에서 그리스도가 영원히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선생님은 자신이 죽을 것이라고 하십니까? 그리스도란 도대체 누굽니까?' 하고 묻자

35 예수님이 이렇게 대답하셨다. `아직 얼마동안은 빛이 너희 가운데 있을 것이다. 어두움이 덮치기 전 아직 빛이 있을 동안에 빛 가운데 걸어라. 어둠 속을 걷는 사람은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다.

36 너희에게 아직 빛이 있을 동안에 그 빛을 믿어라. 그러면 빛의 자녀가 될 것이다.' 예수님은 이 말씀을 하시고 그들을 떠나 몸을 숨기셨다.

37 예수님이 그렇게 많은 기적을 사람들 앞에서 베푸셨으나 그들은 예수님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38 그래서 `주여, 우리가 전한 것을 누가 믿었으며 주의 능력이 누구에게 나타났습니까?' 라고 한 예언자 이사야의 예언이 이루어졌다.

39 그들이 믿을 수 없었던 이유를 이사야는 또 이렇게 말하였다.

40 `주께서 그들의 눈을 멀게 하시고 그들의 마음을 무감각하게 하셨으니 이것은 그들이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깨닫고 돌아와서 고침을 받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41 이사야는 주님의 영광을 보았기 때문에 예수님을 가리켜 그렇게 말하였다.

42 유대인 지도자들 가운데도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바리새파 사람들이 회당에서 쫓아낼까 두려워 믿는다는 말을 못하고 있었다.

43 그들은 하나님이 주시는 영광보다 세상의 영광을 더 사랑했던 것이다.

44 예수님은 큰 소리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나를 믿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것이며

45 나를 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보는 것이다.

46 나는 빛으로 세상에 왔기 때문에 나를 믿는 사람은 어둠 속에서 살지 않을 것이다.

47 누가 내 말을 듣고 지키지 않아도 나는 그를 심판하지 않는다. 나는 세상을 심판하려고 온 것이 아니라 세상을 구원하러 왔다.

48 나를 저버리고 내 말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내가 한 바로 그 말에 의해서 마지막 날에 심판을 받을 것이다.

49 나는 내 생각대로 말하지 않고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나에게 직접 명령하신 대로 말하였다.

50 나는 아버지의 명령이 영원한 생명임을 안다. 내가 하는 말은 아버지께서 나에게 말하라고 일러 주신 그대로이다.'

13

1 유월절 전날이었다. 예수님은 이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가실 때가 된 것을 아시고 이 세상에서 사랑하시던 제자들을 끝까지 사랑해 주셨다.

2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실 때 이미 마귀가 시몬의 아들 가룟 유다의 마음 속에 예수님을 팔아 넘길 생각을 넣었다.

3 예수님은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자기에게 맡기신 것과 또 자기가 하나님에게서 왔다가 다시 그분에게 돌아가실 것을 아셨다.

4 그래서 예수님은 식탁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수건을 가져다가 허리에 두르시고

5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고 허리에 두른 수건으로 닦기 시작하셨다.

6 시몬 베드로의 차례가 되자 그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주님께서 제 발을 씻어 주시렵니까?'

7 `내가 하는 일을 네가 지금은 몰라도 후에는 알게 될 것이다.'

8 `안 됩니다. 제 발은 절대로 씻지 못합니다.'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아무 상관이 없다.'

9 `주님, 그러면 제 발뿐만 아니라 손과 머리까지도 씻어 주십시오.'

10 `목욕한 사람은 온 몸이 깨끗하므로 발만 씻으면 된다. 너희도 이와 같이 깨끗하나 다 그런 것은 아니다.'

11 예수님은 자기를 팔 사람이 누군지 알고 계셨다. 그래서 다 깨끗한 것은 아니라고 말씀하셨다.

12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후에 옷을 입으시고 다시 자리에 앉아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너희에게 한 일을 이해하겠느냐?

13 너희는 나를 `선생' 또는 `주'라고 부르는데 너희 말이 옳다. 나는 그런 사람이다.

14 내가 너희 주와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어 주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15 내가 너희에게 한 일을 너희도 실천하게 하려고 내가 모범을 보였다.

16 내가 분명히 너희에게 말한다. 종이 주인보다 높지 못하고 보냄을 받은 사람이 보낸 사람보다 높을 수 없다.

17 너희가 이것을 알고 실천하면 행복할 것이다.

18 나는 이 말을 너희 모두에게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내가 선택한 너희 하나하나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내 빵을 먹는 사람이 나를 배반하였다.'는 성경 말씀이 이루어질 것이다.

19 내가 이 일을 미리 너희에게 일러 주는 것은 그 일이 일어날 때 내가 바로 그 사람이라는 것을 너희가 믿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20 내가 분명히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내가 보내는 사람을 영접하는 사람은 나를 영접하는 자이며 나를 영접하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영접하는 자이다.'

21 예수님은 이 말씀을 하신 후 몹시 괴로와하시며 `내가 분명히 말해 두지만 너희 중에 하나가 나를 팔아 넘길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22 제자들은 누구를 가리켜 하신 말씀인지 몰라 서로 쳐다보고만 있었다.

23 그때 예수님의 사랑을 받던 제자가 예수님 품에 기대 누웠는데

24 시몬 베드로가 그에게 눈짓을 하여 누구를 가리켜 하신 말씀인지 물어 보라고 하였다.

25 그래서 그가 예수님의 품에 기댄 채로 `주님, 그가 누구입니까?' 하고 물었다.

26 그러자 예수님은 `내가 빵 한 조각을 찍어서 주는 바로 그 사람이다.' 하시고 빵 한 조각을 찍어다가 가룟 사람 시몬의 아들 유다에게 주셨다.

27 유다가 그 빵 조각을 받는 순간 사탄이 그에게 들어갔다. 그때 예수님이 유다에게 `네가 하고자 하는 일을 속히 하라.' 하고 말씀하셨다.

28 그러나 식탁에 앉은 사람들 중에는 왜 예수님이 그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는지 그 이유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29 그들은 유다가 돈궤를 맡고 있었으므로 예수님이 명절에 쓸 것을 사라고 하셨거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엇을 주라고 하신 줄로만 생각하였다.

30 유다는 빵 조각을 받자 즉시 밖으로 나갔는데 때는 밤이었다.

31 유다가 나간 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제 내가 영광을 받게 되었고 하나님께서도 나를 통하여 영광을 받으시게 되었다.

32 하나님께서 나를 통해 영광을 받으시면 하나님도 나에게 자기 영광을 곧 주실 것이다.

33 내 자녀들아, 내가 너희와 함께 잠시만 더 있겠다. 너희가 나를 찾겠지만 이미 내가 유대인들에게 말한 대로 내가 가는 곳에는 너희가 올 수 없다.

34 이제 내가 새로운 계명을 너희에게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35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36 시몬 베드로가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 하고 묻자 예수님은 `내가 가는 곳에 네가 지금은 따라올 수 없으나 후에는 따라올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37 그때 베드로가 `주님, 지금은 왜 따라갈 수 없습니까? 주님을 위해서라면 제 목숨도 버리겠습니다.' 하고 큰소리 쳤다.

38 그래서 예수님이 그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정말 나를 위해 네 목숨을 버리겠느냐? 내가 분명히 너에게 말하지만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말할 것이다.'

14

1 예수님은 다시 말씀하셨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아라. 하나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2 내 아버지의 집에는 있을 곳이 많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너희에게 말해 주었을 것이다. 나는 너희가 있을 곳을 마련하러 간다.

3 내가 가서 너희를 위해 있을 곳을 마련하면 다시 돌아와 너희를 데리고 가서 내가 있는 곳에 너희도 함께 있게 하겠다.

4 너희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 그 길을 알고 있다.'

5 그때 도마가 예수님께 `주님, 저희는 주님이 어디로 가시는지도 모르고 있는데 어떻게 그 길을 알겠습니까?' 하였다.

6 그래서 예수님이 그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는 아무도 아버지께로 가지 못한다.

7 너희가 나를 알았더라면 내 아버지도 알았을 것이다. 이제는 너희가 내 아버지를 알고 또 보았다.'

8 빌립이 예수님께 `주님, 아버지를 우리에게 보여 주십시오. 그러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하자

9 예수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빌립아, 내가 이렇게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있었는데도 네가 나를 모르느냐? 나를 본 사람은 아버지를 본 것인데 어째서 아버지를 보여 달라고 하느냐?

10 너는 내가 아버지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신 것을 믿지 않느냐? 내가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내 마음대로 하는 말이 아니라 내안에 계시는 아버지께서 그의 일을 하시는 것이다.

11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신다고 말하는 나를 믿어라. 나를 믿지 못하겠거든 내가 하는 일을 보고 나를 믿어라.

12 내가 분명히 너희에게 말한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이보다 더 큰 일도 할 것이다. 이것은 내가 아버지께로 가기 때문이다.

13 너희가 내 이름으로 무엇이든지 아버지께 구하면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 이것은 아버지께서 아들을 통해 영광을 받으시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14 너희가 내 이름으로 무엇이든지 구하면 내가 이루어 주겠다.'

15 `너희가 나를 사랑한다면 내 계명을 지킬 것이다.

16 내가 아버지께 구하면 아버지께서 다른 보호자를 너희에게 보내 영원히 너희와 함께 있게 하실 것이다.

17 그분은 진리의 성령이시다. 세상은 그분을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기 때문에 그분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그러나 너희는 그분을 안다. 이것은 그분이 너희와 함께 계시고 또 너희 안에 계실 분이기 때문이다.

18 나는 너희를 고아처럼 버려 두지 않고 너희에게 다시 돌아오겠다.

19 조금만 있으면 세상은 나를 다시 보지 못하겠지만 너희는 나를 볼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살아 있고 너희도 살 것이기 때문이다.

20 그 날에는 내가 아버지 안에, 너희는 내 안에, 나는 너희 안에 있다는 것을 너희가 알게 될 것이다.

21 내 계명을 간직하여 지키는 사람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에게 사랑을 받을 것이며 나도 그를 사랑하여 그에게 나를 나타낼 것이다.'

22 그때 가룟 사람이 아닌 다른 유다가 `주님, 주님이 우리에게는 자신을 나타내 보이려고 하시면서도 어째서 세상에는 자신을 나타내려고 하시지 않습니까?' 하고 물었다.

23 그래서 예수님이 이렇게 대답하셨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리고 내 아버지께서도 그를 사랑하실 것이며 아버지와 내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

24 그러나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키지 않는다. 너희가 듣는 이 말은 내 말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말씀이다.

25 내가 아직 너희와 함께 있는 동안에 이 말을 너희에게 하였다.

26 그러나 보호자,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실 것이다.

27 나는 너희에게 평안을 주고 간다. 이것은 내가 너희에게 주는 내 평안이다. 내가 주는 평안은 세상이 주는 것과는 다르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아라.

28 너희는 내가 갔다가 너희에게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만일 너희가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아버지께로 가는 것을 기뻐할 것이다. 이것은 아버지께서 나보다 위대하신 분이기 때문이다.

29 내가 이 일을 미리 너희에게 말해주는 것은 그 일이 일어날 때 너희가 믿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30 이 세상의 임금인 사탄이 접근해 오고 있으므로 내가 너희와 더 이상 말할 시간이 없다. 그러나 그는 내게서 얻을 것이 아무것도 없다.

31 세상은 내가 아버지를 사랑한다는 것과 아버지께서 명령하신 것을 내가 그대로 수행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 일어나라. 여기를 떠나자.'

15

1 `나는 참 포도나무이고 내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2 나에게 붙어있으면서 열매를 맺지 못하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모두 잘라내시고 열매 맺는 가지는 열매를 더 많이 맺게 하려고 깨끗이 손질하신다.

3 너희는 내가 너희에게 일러 준 말로 이미 깨끗해졌으니

4 내 안에서 살아라. 나도 너희 안에서 살겠다.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않고서는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듯이 너희도 내 안에 있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할 것이다.

5 나는 포도나무이고 너희는 가지다. 사람이 내 안에 살고 내가 그 사람안에 살면 그는 많은 열매를 맺는다.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6 누구든지 내 안에 머물러 있지 않으면 가지처럼 밖에 버려져 말라 버린다. 사람들은 그런 것을 주워다가 불에 던져 태운다.

7 만일 너희가 내 안에 살면서 내 말을 지키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러면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8 너희가 많은 열매를 맺어 내 제자라는 것을 보여 주면 내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신다.

9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으니 내 사랑 안에서 살아라.

10 내가 아버지의 계명을 지키고 그분의 사랑 안에 있는 것과 같이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안에서 살게 될 것이다.

11 내가 이 말을 너희에게 한 것은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게 하고 너희 기쁨이 넘치게 하기 위해서이다.

12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이것이 내 계명이다.

13 친구를 위해 자기 목숨을 버린다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14 내가 명령하는 것을 너희가 실천하면 너희는 바로 내 친구이다.

15 이제부터는 내가 너희를 종이라고 부르지 않겠다. 종은 주인이 하는 일을 모른다. 오히려 내가 너희를 친구라고 부른 것은 내가 아버지께 들은 것을 모두 너희에게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

16 너희가 나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선택하여 세웠다. 이것은 너희가 세상에 나가 열매를 맺게 하고 그 열매가 항상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그렇게 되면 너희가 내 이름으로 무엇을 구하든지 아버지께서 너희에게 다 주실 것이다.

17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것이 바로 이것이다.

18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했다는 것을 알아라.

19 너희가 세상에 속하였다면 세상은 너희를 자기 것이라고 사랑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세상에 속하지 않았고 오히려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아내었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한다.

20 너희는 종이 주인보다 높지 못하다고 한 내 말을 기억하라. 사람들이 나를 핍박하였으니 너희도 핍박할 것이다. 만일 그들이 내 말을 지켰다면 너희 말도 지킬 것이다.

21 그들은 너희가 나에게 속해 있다는 이유로 너희를 그처럼 괴롭힐 것이다. 이것은 그들이 나를 보내신 분을 모르기 때문이다.

22 내가 그들에게 와서 말하지 않았더라면 그들에게는 죄가 없었을 것이나 이제는 그들이 자기들의 죄에 대하여 변명할 수 없게 되었다.

23 나를 미워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도 미워한다.

24 아무도 하지 못한 일을 내가 그들 가운데서 하지 않았더라면 그들에게 죄가 없었을 것이지만 이제 그들은 네가 할 일을 보고서도 나와 아버지를 미워한다.

25 그러나 그들이 이렇게 하는 것은 `그들이 이유 없이 나를 미워하였다.' 라고 기록된 성경 말씀을 이루기 위해서이다.

26 내가 너희에게 보낼 보호자는 아버지에게서 오는 진리의 성령님이시다. 그분이 오시면 나를 증거하시겠지만

27 너희도 처음부터 나와 함께 있었으니 나를 증거해야 한다.'

16

1 `너희가 믿음에서 넘어지지 않게 하려고 내가 이 말을 너희에게 하였다.

2 사람들이 너희를 회당에서 쫓아낼 것이다. 사실 너희를 속이는 사람이 자기는 그렇게 하는 것이 하나님을 섬기는 일이라고 생각할 때가 올 것이다.

3 그들은 아버지와 나를 모르기 때문에 그런 짓을 할 것이다.

4 내가 이 말을 너희에게 미리 해 두는 것은 그런 때가 오면 너희가 내 경고를 기억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내가 처음부터 이 말을 너희에게 하지 않은 것은 너희가 나와 함께 있었기 때문이다.

5 이제 내가 나를 보내신 분에게로 가는데도 너희는 내게 어디로 가느냐고 묻지도 않고

6 오히려 내가 이런 말을 한다고 슬픔에 잠겨 있다.

7 그러나 사실은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하다. 내가 떠나가지 않으면 보호자가 너희에게 오시지 않을 것이다. 내가 가면 그분을 너희에게 보내겠다.

8 그분이 오시면 죄와 의와 심판에 대하여 세상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점을 깨우쳐 주실 것이다.

9 죄에 대하여라고 한 것은 사람들이 나를 믿지 않기 때문이며

10 의에 대하여라고 한 것은 내가 아버지께로 가므로 너희가 다시는 나를 볼 수 없기 때문이요

11 심판에 대하여라고 한 것은 이 세상 임금인 사탄이 이미 심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12 내가 아직도 너희에게 할 말이 많지만 지금은 너희가 알아듣지 못할 것이다.

13 그러나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분이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실 것이다. 그분은 자기 생각대로 말씀하시지 않고 들은 것만 말씀하실 것이며 앞으로 일어날 일도 너희에게 말씀해 주실 것이다.

14 그분은 내가 말하는 것을 받아 너희에게 알려 줌으로써 나를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

15 아버지께서 가지신 모든 것은 다 내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분이 내 말을 받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라고 하였다.

16 조금 있으면 너희가 나를 보지 못할 것이며 그러다가 조금 있으면 다시 나를 보게 될 것이다.'

17 그러자 제자 중에 몇 사람이 서로 말하였다. `조금 있으면 보지 못하고 그러다가 조금 있으면 다시 보게 될 것이라는 말씀과 또 아버지께로 가기 때문이라는 말씀은 무슨 뜻일까?

18 더우기 조금 있으면이란 말씀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19 예수님은 제자들이 묻고자 하는 뜻을 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조금 있으면 나를 보지 못하고 그러다가 조금 있으면 다시 나를 보게 될 것이라는 말 때문에 너희가 서로 문의하느냐?

20 내가 분명히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울고 슬퍼할 것이나 세상은 기뻐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 슬픔은 오히려 기쁨이 될 것이다.

21 해산할 날이 가까와진 여자는 겪어야 할 진통 때문에 근심한다. 그러나 아기를 낳으면 세상에 사람이 태어났다는 기쁨에 그 고통을 잊게 된다.

22 이와 같이 너희도 지금 다 슬퍼하지만 내가 다시 너희를 보게 될 때는 너희에게 기쁨이 넘칠 것이며 아무도 너희 기쁨을 빼앗아 가지 못할 것이다.

23 그 날에는 너희가 내게 아무것도 구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분명히 너희에게 말하지만 너희가 내 이름으로 무엇을 구하든지 아버지께서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24 이제까지는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무것도 구하지 않았으나 구하여라. 그러면 받을 것이며 너희 기쁨이 넘칠 것이다.

25 지금까지는 내가 비유로 말했으나 때가 되면 너희에게 비유로 말하지 않고 아버지에 대한 것을 분명하게 말해 주겠다.

26 그 날에는 너희가 내 이름으로 직접 구할 것이며 내가 너희를 대신하여 아버지께 구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27 너희가 나를 사랑하고 또 내가 하나님에게서 온 것을 믿기 때문에 아버지께서 몸소 너희를 사랑하신다.

28 나는 아버지에게서 나와 세상에 왔다가 다시 세상을 떠나 아버지에게로 간다.'

29 그때 제자들이 이렇게 말하였다. `지금은 주님이 분명하게 말씀하시고 비유로 하지 않으시니

30 이제 우리는 더 묻지 않아도 주님께서 모든 것을 다 아시는 분이라는 것을 알겠습니다. 이것으로 우리는 주님이 하나님에게서 오신 분이라고 믿습니다.'

31 그래서 예수님이 대답하셨다. `이제는 믿느냐?

32 너희가 다 흩어져서 각자 제 갈 길을 가고 나를 혼자 버려 둘 때가 오는데 그 때가 벌써 왔다. 그러나 아버지께서 나와 함께 계시므로 나는 혼자 있는 것이 아니다.

33 너희가 내 안에서 평안을 얻게 하려고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하였다. 이 세상에서는 너희가 고난을 당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17

1 예수님은 이 말씀을 하시고 하늘을 우러러보시며 이렇게 기도하셨다. `아버지, 때가 왔습니다. 아들이 아버지께 영광을 돌릴 수 있도록 이 아들을 영광스럽게 하소서.

2 아버지께서는 아들에게 주신 모든 사람에게 아들이 영원한 생명을 주게 하시려고 온 인류를 다스리는 권한을 아들에게 주셨습니다.

3 영원한 생명은 한 분밖에 없는 참된 하나님이신 아버지와 그리고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을 말합니다.

4 나는 아버지께서 맡겨 주신 일을 다 완성하여 세상에서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였습니다.

5 아버지, 세상이 있기 전에 내가 아버지와 함께 누렸던 그 영광으로 지금 아버지 앞에서 나를 영광스럽게 하소서.

6 세상에서 이끌어내어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사람들에게 나는 아버지를 알게 해 주었습니다. 그들은 아버지의 사람들이었는데 아버지께서 내게 주셨습니다. 그들은 아버지의 말씀에 순종하였으며

7 지금은 그들이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모든 것이 아버지에게서 온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8 나는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말씀을 그들에게 주었으며 그들은 이 말씀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내가 아버지에게서 나온 것을 확실히 알고 또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었습니다.

9 내가 그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내가 기도하는 것은 세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사람들을 위해서입니다. 그들은 아버지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10 내 것은 모두 아버지의 것이며 아버지의 것도 다 내 것입니다. 나는 그들을 통해 영광을 받았습니다.

11 나는 이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가지만 그들은 세상에 남아 있습니다. 거룩하신 아버지, 내게 주신 아버지의 이름으로 그들을 지켜 주시고 아버지와 내가 하나인 것처럼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소서.

12 내가 그들과 함께 있는 동안 내게 주신 아버지의 이름으로 나는 그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지켰습니다. 그들 가운데 멸망의 자식 외에는 하나도 잃어버린 사람이 없으니 이것은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기 위한 것입니다.

13 이제 나는 아버지께로 갑니다. 그러나 내가 세상에서 이 말씀을 드리는 것은 그들이 내 기쁨을 마음껏 누리게 하려는 것입니다.

14 내가 아버지의 말씀을 그들에게 전했는데 세상은 그들을 미워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세상이 속하지 않은 것처럼 그들도 세상에 속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5 나의 기도는 그들을 세상에서 데려가 달라는 것이 아니라 악한 자에게서 지켜 달라는 것입니다.

16 내가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처럼 그들도 세상에 속하지 않았습니다.

17 그들을 진리로 거룩하게 하소서. 아버지의 말씀은 진리입니다.

18 아버지께서 나를 세상에 보내신 것처럼 나도 그들을 세상에 보냈습니다.

19 그들을 위해 내가 나를 거룩하게 합니다. 이것은 그들도 진리로 거룩해지기 위해서입니다.

20 나는 그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말을 듣고 나를 믿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기도합니다.

21 아버지,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소서. 그래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세상이 믿게 하소서.

22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영광을 내가 그들에게 준 것은 아버지와 내가 하나인 것처럼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23 나는 그들 안에 있고 아버지는 내 안에 계십니다. 그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하셔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과 또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아버지께서 그들도 사랑하신 것을 세상이 알게 하소서.

24 아버지,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사람들이 내가 있는 곳에 나와 함께 있게 하소서. 그래서 세상이 생기기 전부터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셨기 때문에 내게 주신 내 영광을 그들이 보게 하소서.

25 의로우신 아버지, 세상은 아버지를 모르지만 나는 알고 있으며 그들도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알고 있습니다.

26 내가 아버지를 그들에게 알게 했으니 앞으로도 계속 아버지를 알게 하여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그 사랑이 그들 안에 있고 나도 그들 안에 있도록 하겠습니다.'

18

1 예수님은 기도를 마치시고 제자들과 함께 기드론 골짜기를 건너 맞은편에 있는 동산으로 들어가셨다.

2 거기는 예수님이 제자들과 가끔 모이던 곳이어서 그분을 팔아 넘기려는 유다도 알고 있었다.

3 유다가 한 떼의 로마 군인들과 그리고 대제사장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이 보낸 성전 경비병들을 데리고 그곳에 왔는데 그들은 등과 횃불과 무기를 가지고 있었다.

4 예수님은 자기가 당할 모든 일을 아시고 앞으로 나오시며 `너희가 누구를 찾느냐?' 하고 물으셨다.

5 그들이 `나사렛 예수를 찾고 있소'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은 `내가 바로 그 사람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때 예수님을 팔아 넘기려는 유다도 그들과 함께 서있었다.

6 그들은 `내가 바로 그 사람이다.'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에 놀라 뒷걸음을 치다가 땅바닥에 넘어졌다.

7 예수님이 다시 그들에게 `너희가 누구를 찾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은 `나사렛 예수요' 하고 대답하였다.

8 그래서 예수님이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너희에게 내가 바로 그 사람이라고 말하였다. 너희가 나를 찾는다면 이 사람들은 가게 하라.'

9 예수님이 이렇게 말씀하신 것은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사람은 내가 하나도 잃지 않았습니다.'라는 말씀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10 이때 시몬 베드로가 칼을 뽑아 대제사장의 종, 말고의 오른쪽 귀를 쳐서 잘라 버렸다.

11 그러자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네 칼을 도로 칼집에 꽂아라.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고난의 잔을 내가 마시지 않겠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12 그래서 로마 군인들과 그들의 지휘관과 유대인의 성전 경비병들이 예수님을 잡아 묶어서

13 먼저 안나스에게 끌고 갔다. 안나스는 그 해의 대제사장인 가야바의 장인이었으며

14 가야바는 유대인들에게 한 사람이 죽어 온 백성을 살리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조언해 준 사람이었다.

15 시몬 베드로와 다른 제자 하나가 예수님을 뒤따랐다. 그 제자는 대제사장과 잘 아는 사이였으므로 예수님과 함께 그 집 안뜰까지 들어갔으나

16 베드로는 혼자 대문 밖에 서 있었다. 대제사장과 잘 아는 그 제자는 다시 나와 문지기 여자에게 말하여 베드로를 데리고 들어갔다.

17 이 문지기 여종이 베드로에게 `당신도 이 사람의 제자가 아니오?' 하고 묻자 `나는 아니오.' 하고 베드로가 대답하였다.

18 날이 추워 종들과 경비병들이 불을 피우고 둘러서서 쬐고 있었다. 그래서 베드로도 그들과 함께 서서 불을 쬐었다.

19 대제사장이 예수님께 제자들과 그의 가르침에 대해 묻자

20 예수님은 이렇게 대답하셨다. `나는 터놓고 세상에 말하였다. 내가 언제나 유대인들이 다 모이는 회당과 성전에서 가르치고 비밀리에 말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21 어째서 나에게 묻느냐?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들은 사람들에게 물어 보아라. 그들은 내가 한 말을 알고 있다.'

22 그러자 곁에 섰던 한 경비병이 예수님의 뺨을 치며 `대제사장에게 대답하는 태도가 그게 뭐냐?' 하였다.

23 예수님은 그에게 `내가 말을 잘못했다.면 잘못한 증거를 대라. 그렇지 않고 내가 바른 말을 했다.면 어째서 네가 나를 치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24 안나스는 예수님을 묶은 그대로 대제사장 가야바에게 보냈다.

25 시몬 베드로가 서서 불을 쬐고 있는데 사람들이 그에게 `당신도 저 사람의 제자가 아니오?' 하고 물었다. 그래서 베드로는 `나는 아니오.' 하고 딱 잡아떼었다.

26 이때 베드로에게 귀를 잘린 종의 친척 되는 대제사장의 다른 종이 `당신이 그 사람과 함께 동산에 있는 것을 내가 보았는데도 아니라고 우길 셈이오?' 하였다.

27 베드로가 다시 모르는 일이라고 시치미를 떼자 곧 닭이 울었다.

28 이른 아침 유대인 지도자들은 가야바의 집에서 예수님을 끌고 총독의 관저로 갔다. 그러나 그들은 더럽혀지지 않고 유월절 음식을 먹으려고 총독의 관저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29 그래서 빌라도가 밖으로 나와 그들에게 `무슨 일로 이 사람을 고소하시오?' 하고 물었다.

30 그러자 그들은 `이 사람이 악한 일을 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당신에게 넘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31 그때 빌라도가 `그를 데리고 가서 당신들의 법대로 재판하시오.' 하자 유대인들이 `우리에게는 사람을 죽이는 권한이 없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32 일이 이렇게 될 것은 예수님이 자기가 당하실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하신 그 말씀이 이루어지기 위해서였다.

33 그래서 빌라도는 다시 관저로 들어가서 예수님을 불러 물었다.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34 `그것이 네 생각이냐,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너에게 한 말이냐?'

35 `너는 내가 유대인이라고 생각하느냐? 네 동족과 대제사장들이 너를 나에게 넘겼다. 도대체 네가 무슨 짓을 했느냐?'

36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았다. 만일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했다.면 내 종들이 싸워 내가 유대인들에게 넘어가지 않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다.'

37 `그렇다면 네가 왕이란 말이냐?' `그렇다. 네 말대로 나는 왕이다. 사실 나는 진리를 증거하려고 났으며 이것을 위해 세상에 왔다. 누구든지 진리의 편에 선 사람은 내 말을 듣는다.'

38 그때 빌라도는 `진리가 무엇이냐?' 하였다. 그리고서 그는 다시 밖으로 나가서 유대인들에게 말하였다. `나는 그에게서 아무 죄도 찾지 못하였소.

39 유월절이 되면 내가 여러분에게 죄수 하나를 석방하는 전례가 있는데 여러분은 내가 유대인의 왕을 놓아 주기를 원하시오?'

40 그러자 그들은 큰 소리로 `그 사람이 아닙니다. 바라바를 놓아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바라바는 강도였다.

19

1 그래서 빌라도는 예수님을 데려가 채찍질하였다.

2 그리고 군인들은 가시관을 엮어서 예수님의 머리에 씌우고 자주색 옷을 입힌 다음

3 예수님께 바싹 다가서서 `유대인의 왕 만세!' 하고 조롱하며 예수님의 뺨을 후려쳤다.

4 빌라도는 다시 밖으로 나와 유대인들에게 `내가 그 사람을 여러분 앞에 데려오겠소. 여러분은 내가 그에게서 죄를 찾지 못한 것을 알게 될 것이오.' 하였다.

5 예수님이 가시관을 쓰고 자주색 옷을 입은 채로 나오시자 빌라도가 그들에게 `보시오! 이 사람이오!' 하였다.

6 대제사장들과 성전 경비병들은 예수님을 보고 큰 소리로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하고 외쳤다. 그러나 빌라도는 `당신들이 데려가서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나는 그에게서 죄를 찾지 못하였소.' 하고 대답하였다.

7 그래도 유대인들은 `우리에게도 법이 있습니다. 저 사람이 자기가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하였으니 우리 법대로 하면 마땅히 처형되어야 합니다.' 하고 우겨댔다.

8 빌라도는 이 말을 듣고 더욱 두려워서

9 다시 관저로 들어가 예수님께 `너는 어디서 왔느냐?' 하고 물었다. 그러나 예수님이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시자

10 빌라도가 `나에게 말하지 않을 셈이냐? 내게는 너를 놓아 줄 권한도 있고 십자가에 못박을 권한도 있다는 것을 모르느냐?' 하였다.

11 그때 예수님이 이렇게 대답하셨다. `하나님이 주시지 않았다면 나를 해할 권한이 너에게 없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를 너에게 넘겨 준 자의 죄는 더 크다.'

12 그때부터 빌라도가 예수님을 놓아주려고 애썼으나 유대인들이 계속 소리를 질렀다. `이 사람을 놓아 주면 로마 황제의 충신이 아닙니다. 누구든지 자기를 왕이라고 하는 사람은 황제를 반역하는 자입니다.'

13 빌라도는 이 말을 듣고 예수님을 밖으로 끌고 나와서 넓적한 돌이 깔린 곳에 마련된 재판석에 앉았는데 넓적한 돌이 깔린 그 곳은 히브리말로 `가바다'라고 하였다.

14 그 날은 유월절 전날이었으며 때는 정오쯤 되었다. 빌라도가 유대인들에게 `여러분의 왕이 여기 있소.' 하자

15 그들은 큰 소리로 `죽여 버리시오!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하며 외쳤다. 빌라도가 그들에게 `당신들의 왕을 십자가에 못박으란 말이오?' 하자 대제사장들이 `로마 황제 외에는 우리에게 왕이 없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6 그래서 빌라도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그들에게 넘겨 주었다.

17 그들의 손에 넘어간 예수님은 자기 십자가를 지시고 `해골터'라는 곳으로 나가셨다. (히브리말로 해골터는 `골고다'이다.)

18 거기서 그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고 다른 두 사람도 예수님의 양쪽에 각각 하나씩 못박았다.

19 빌라도는 `유대인의 왕, 나사렛 예수'라는 죄패를 써서 십자가 위에 붙였다.

20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히신 곳이 예루살렘성에서 가까왔기 때문에 많은 유대인들이 와서 죄패를 읽었는데 그 죄패는 히브리어와 라틴어와 헬라어로 기록되어 있었다.

21 대제사장들이 빌라도에게 `유대인의 왕'이라 쓰지 말고 `자칭 유대인의 왕' 이라 쓰라고 하였으나

22 빌라도는 쓸 것을 다 썼다고 대답하였다.

23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은 군인들은 그의 옷을 가져다 네 조각으로 나눠 각각 하나씩 가졌다. 그러나 속옷은 이어 붙이지 않고 위에서부터 통으로 짠것이어서

24 군인들은 `이것을 찢지 말고 제비를 뽑아 갖기로 하자' 하고 서로 말하였다. 이것은 `그들이 내 겉옷을 서로 나누고 속옷은 제비를 뽑습니다.' 라는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군인들이 이런 짓을 했던 것이다.

25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예수님의 어머니와 이모, 글로바의 아내 마리아, 그리고 막달라 마리아가 서 있었다.

26 예수님은 자기 어머니와 사랑하는 제자가 곁에 선 것을 보시고 어머니에게 `그가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하시고

27 또 그 제자에게 `보라, 네 어머니시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때부터 그 제자가 예수님의 어머니를 자기 집에 모셨다.

28 예수님은 이제 모든 일이 다 완성된 것을 아시고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게 하시려고 `내가 목마르다.' 하고 말씀하셨다.

29 마침 거기에 신 포도주가 가득 담긴 그릇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 포도주에 해면을 적셔 그것을 우슬초 가지에 매달아 예수님의 입에 갖다 대었다.

30 예수님은 신 포도주를 받으신 다음 `다 이루었다.' 하시고 머리를 숙이시며 숨을 거두셨다.

31 그 날은 안식일을 준비하는 날이었고 다음날은 특별히 중요하게 여기는 안식일이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안식일에 시체를 십자가에 그대로 두고 싶지 않아서 빌라도에게 그들의 다리를 꺾어 시체를 치워 달라고 하였다.

32 그러므로 군인들이 와서 먼저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못박힌 두 사람의 다리를 꺾었다.

33 그러나 예수님께 와서는 이미 죽은 것을 보고 다리를 꺾지 않고

34 한 군인이 창으로 예수님의 옆구리를 찔렀다. 그러자 곧 피와 물이 쏟아져 나왔다.

35 이것을 직접 본 사람이 증거하였으니 그의 증거는 참된 것이다. 그는 자기가 진실을 말하고 있음을 알고 여러분이 믿도록 하려고 증거한다.

36 이 일이 일어나게 된 것은 `그의 뼈가 하나도 꺾이지 않을 것이다.'라는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기 위해서이다.

37 또 다른 성경에는 이런 말씀도 있다. `그들은 자기들이 찌른 자를 바라 볼 것이다.'

38 그 후에 아리마대 사람 요셉이 빌라도에게 예수님의 시체를 가져가게 해달라고 요구하였다. 요셉은 예수님의 제자이면서도 유대인 지도자들이 두려워서 자기가 제자라는 것을 숨기고 있었다. 빌라도가 허락하자 그는 가서 예수님의 시체를 내렸다.

39 그리고 밤에 예수님을 찾아온 일이 있던 니고데모도 몰약에 침향을 섞은 것을 33킬로그램 정도 가지고 왔다.

40 그 두 사람은 예수님의 시체를 가져다가 유대인의 장례법대로 향료를 바르고 모시 천으로 쌌다.

41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히신 곳에는 동산이 있고 동산안에는 아직 사람을 매장한 일이 없는 새 무덤 하나가 있었다.

42 그 날은 유대인이 유월절을 준비하는 날인 데다가 무덤도 가까이 있었으므로 그들은 예수님의 시체를 거기에 모셨다.

20

1 안식일 다음 날 이른 새벽, 아직 어두울 때에 막달라 마리아가 무덤에 가서 보니 무덤을 막았던 돌이 옮겨져 있었다.

2 마리아는 시몬 베드로와 예수님이 사랑하시던 제자에게 달려가 `누가 주님을 무덤에서 가져갔는데 어디에 두었는지 모르겠어요.' 하였다.

3 그래서 베드로와 다른 제자가 무덤을 향해 떠났다.

4 두 사람이 함께 달려갔으나 베드로보다 다른 제자가 먼저 무덤에 도착하였다.

5 그는 구푸려 모시 천만 있는 것을 보고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6 그때 뒤따라온 시몬 베드로가 무덤에 들어가 보니 모시 천이 놓여 있었고

7 예수님의 머리를 쌌던 수건은 모시 천과 함께 놓이지 않고 따로 개켜져 있었다.

8 그제서야 먼저 무덤에 왔던 다른 제자도 들어가 보고 믿었다.

9 그들은 아직도 예수님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야 한다는 성경 말씀을 깨닫지 못한 채

10 집으로 돌아갔다.

11 그러나 마리아는 무덤 밖에 서서 울고 있었다. 울다가 몸을 구푸려 무덤속을 들여다보니

12 흰 옷 입은 두 천사가 예수님의 시체를 두었던 곳에 하나는 머리맡에, 하나는 발치에 앉아 있지 않겠는가!

13 천사들이 마리아에게 `여자여, 왜 우느냐?' 하고 물었다. 그래서 마리아는 `누가 내 주님을 가져갔는데 어디에 두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4 이 말을 하고 뒤를 돌아보았을 때 예수님이 거기 서 계셨으나 마리아는 그분이 예수님인 것을 몰랐다.

15 예수님은 마리아에게 `여자여,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 하고 물으셨다. 마리아는 그분이 동산 관리인인 줄 알고 `여보세요 당신이 그분을 가져갔으면 어디에 두었는지 말씀해 주세요. 내가 모셔 가겠습니다.' 하였다.

16 그때 예수님이 `마리아야!' 하시자 마리아는 돌아서며 `선생님!' 하였다.

17 예수님은 마리아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를 만지지 말아라. 내가 아직 아버지께 올라가지 않았다. 너는 내 형제들에게 가서 내 아버지도 되고 그들의 아버지도 되시며 내 하나님도 되고 그들의 하나님도 되시는 분에게로 내가 올라간다고 전하여라.'

18 그래서 막달라 마리아는 제자들에게 가서 `내가 주님을 보았어요!' 하며 예수님이 자기에게 하신 말씀도 일러 주었다.

19 그 날 저녁, 곧 안식일 다음 날인 일요일 저녁에 제자들은 유대인 지도자들이 무서워 문들을 걸어 잠그고 모여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예수님이 나타나 그들 가운데 서서 `다들 잘 있었느냐?' 하셨다.

20 예수님이 이 말씀을 하시고 그들에게 양손과 옆구리를 보이시자 제자들은 주님을 보고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

21 예수님은 다시 제자들에게 `너희가 평안하기를 바란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하고 말씀하셨다.

22 그리고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숨을 내쉬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23 너희가 누구 죄든지 용서하면 그들이 용서를 받을 것이며 너희가 용서하지 않으면 그들의 죄가 그대로 있을 것이다.'

24 열 두 제자 중 디두모라는 도마는 예수님이 오셨을 때 그들과 함께 있지 않았다.

25 다른 제자들이 도마에게 주님을 보았다고 했을 때 그는 예수님의 손바닥에 있는 못자국을 보고 또 그 못자국에 손가락을 넣어 보며 예수님의 옆구리에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믿지 않겠다고 말하였다.

26 8일 후에 제자들은 다시 집 안에 모여 있었고 거기에는 도마도 함께 있었다. 그때도 문이 잠겼는데 예수님이 나타나 그들 가운데 서서 `다들 잘 있었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27 그리고서 도마에게 `네 손가락을 내밀어 내 손바닥에 넣어 보고 네 손을 내밀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어라.' 하셨다.

28 그러자 도마는 `나의 주님이시며 나의 하나님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9 그때 예수님이 도마에게 `너는 나를 보고서 믿느냐? 보지 않고 믿는 자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30 예수님은 이 책에 기록되지 않은 다른 기적도 제자들 앞에서 많이 행하셨다.

31 그러나 이것을 기록한 목적은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라는 것을 여러분이 믿게 하고 또 여러분이 믿고 그분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21

1 그 후 예수님은 디베랴 바닷가에서 제자들에게 다시 자기를 나타내셨는데 그 일의 경위는 이렇다.

2 시몬 베드로와 디두모라는 도마와 갈릴리 가나 사람 나다나엘과 세베대의 아들들과 그 밖의 두 제자가 함께 있었다.

3 그때 시몬 베드로가 물고기를 잡으러 간다고 나서자 나머지 사람들도 함께 가겠다고 따라 나섰다. 그들은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으나 그 날 밤 아무것도 잡지 못하였다.

4 날이 밝아 올 무렵, 예수님이 바닷가에 서 계셨으나 제자들은 그분이 예수님인 줄 알아보지 못했다.

5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얘들아, 고기를 좀 잡았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은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6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배 오른편에 그물을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제자들이 말씀대로 했더니 고기가 너무 많이 잡혀 그물을 끌어올릴 수가 없었다.

7 그때 예수님이 사랑하시던 제자가 베드로에게 `주님이시다!' 하고 말하자 옷을 벗고 있던 베드로는 주님이라는 말을 듣고 겉옷을 두르고 물에 뛰어들었다.

8 그러나 다른 제자들은 고기가 든 그물을 끌면서 배를 저어 육지로 나왔다. 그들이 나갔던 곳은 육지에서 133미 터도 안되는 곳이었다.

9 제자들이 육지에 올라와 보니 숯불 위에 생선이 놓여 있었고 빵도 준비되어 있었다.

10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지금 잡아 온 고기를 좀 가져오너라.' 하고 말씀하셨다.

11 시몬 베드로가 배에 올라가 그물을 육지로 끌어올려 놓고 보니 그물에는 큼직큼직한 고기가 153마리나 가득 들어 있었다. 이와 같이 고기가 많아도 그물이 찢어지지 않았다.

12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자, 와서 아침을 먹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제자들은 그분이 주님이신 것을 알았기 때문에 `누구십니까?' 하고 묻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13 예수님은 빵을 집어 제자들에게 나눠주시고 생선도 그렇게 하셨다.

14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것은 이것이 세번째였다.

15 식사가 끝난 후 예수님은 시몬 베드로에게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베드로가 `그렇습니다. 주님.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것을 주님이 아십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이 `내 어린 양들을 먹여라.' 하고 말씀하셨다.

16 예수님은 두 번째로 베드로에게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베드로가 `그렇습니다. 주님.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것을 주님이 아십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이 `내 양을 쳐라.' 하고 말씀하셨다.

17 예수님은 세 번째로 베드로에게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베드로는 예수님이 세번이나 물으시므로 슬픈 표정을 지으면서 `주님, 주님은 모든 것을 아십니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것을 주님이 아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내 양을 먹여라.

18 내가 분명히 너에게 말해 둔다. 네가 젊었을 때는 스스로 네 옷을 차려 입고 원하는 곳에 마음대로 다녔으나 네가 늙으면 너는 팔을 벌리고 다른 사람이 네 옷을 입혀 네가 원하지 않는 곳으로 너를 데려갈 것이다.'

19 예수님이 이 말씀을 하신 것은 베드로가 어떤 죽음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것인가를 알리시기 위해서였다. 그리고서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나를 따르라.' 하고 말씀하셨다.

20 베드로가 돌아다보니 예수님이 사랑하시던 제자가 뒤따라오고 있었다. 그는 최후의 만찬 때 예수님의 품에 기대 누워 `주님, 주님을 파는 자가 누굽니까?' 하고 묻던 제자였다.

21 베드로는 그를 보고 예수님께 `주님, 이 사람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22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내가 다시 올 때까지 그가 살아 있기를 내가 바란다고 해도 그것이 네게 무슨 상관이냐? 너는 나를 따르라.' 하고 말씀하셨다.

23 이 말씀때문에 그 제자는 죽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이 제자들 사이에 퍼졌다. 그러나 예수님의 말씀은 그가 죽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다시 올 때까지 그가 살아 있기를 내가 바란다고 해도 그것이 네게 무슨 상관이냐?' 하고 말씀하신 것뿐이었다.

24 이 일을 증거하고 기록한 사람이 바로 그 제자이다. 우리는 그의 증거가 참된 것임을 안다.

25 예수님이 하신 일들이 이 밖에도 많이 있으나 그것을 낱낱이 기록한다면 이 세상에 그 책을 다 둘 곳이 없을 것이다.